미국에서 군인으로 대접받은 이야기
군무새나 신세타령하는 것은 아니고 NBA 매니아에 군대 관련 게시물 있어서 그냥 옛날 생각나서 올립니다.
전 한국인이고 당연히 한국에서 군대 전역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실제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때는 2015년 10월. 당시 저는 군대 전역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복학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가족이 그냥 해외 여행이라도 갔다 오라고 해서 이 기간에 미국 여행을 떠났습니다. 왜냐하면, 친척이 미국 샌레안드로에 살고 계시는데, 그쪽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이고 또 개인적으로 그쪽을 여행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어쨌든 샌레안드로에 갔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사시는 친척 분 중 한 분이 시내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파웰 스트리트로 나오라고 하시더군요. 이쪽 길 잘 아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샌레안드로에서 거기로 가려면 차 타거나, 바트(지하철)를 타야만 합니다. 하필이면 그때 샌레안드로에 사시는 친척 모두 생업 때문에 바빠서 저를 파웰스트리트까지 데려다줄 수 없고 바트를 타고 가야만 한다고 하더군요.
근데 진짜 농담하는 게 아니라 저는 바트 타러 갔는데, 표 구입하는 법도 몰랐습니다. 한국 지하철과 달리 미국 지하철은 표를 구매하는 게 진짜 어렵더군요. 어쨌든 한 10분 정도 당황했는데, 마침 주변에 계신 흑인 여성분이 "혹시 여기 처음이세요? 제가 도와드릴까요?"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도움을 받아서 표를 구입했습니다. 그 분이 "마침 제가 그쪽 가는 방향으로 가니까 어떻게 타는지 알려줄게요"라고 하셔서 따라갔습니다. 정말 친절하시더군요.
그런데 둘이서 얘기를 하다가 그 분이 "제 이름은 켈리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뭐죠? 옷차림이나 머리 스타일을 보니 이쪽에 사시는 분은 아닌 것 같네요"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 이름을 말하고 저는 한국인이고, 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군인으로 복무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니 그 분이 "와, 정말 당신은 대단한 일을 하셨군요. 당신의 나라를 위해서 당신의 젊음을 바치시다니. 주의 축복이 당신에게 함께 하기를 바랄게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이런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정작 한국과 관련없는 미국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뭔가 울컥하더군요. 정말 짧은 말이었지만, 참 힘이 되던 말이었습니다.
그 여성분 뿐만 아니라 미국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분이 제게 같은 말을 해주더군요. 그 분들의 말이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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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험이네요.
모병제 국가에서 저런 대우를 해주는데
억지로 끌려갔다온 사람들은 개차반 대접이라는게 아이러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