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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기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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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20 14:11:02


뉴욕여행 2번째 날의 가장 큰 이벤트는 마돈나 콘서트입니다. 한 번 취소했다가 '에이, 그래도 언제 보겠냐?’싶어서 다시 예매했습니다. 처음에 구매했던 자리보다는 저렴한 자리로요.

콘서트는 8시 반이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생활습관이란 것이 쉽게 안 바뀌는 것인지라 항상 6시면 눈이 떠집니다. 제츠 경기 보고 늦게 들어와서 엄청 피곤한데도 눈은 떠집니다. 밍기적대다가 7시 반쯤 호텔을 나와서 동네 산책을 합니다. 이센스 에넥독트를 뉴욕에서 들으면 진짜 좋습니다. 제일 많이 듣고 있는듯 합니다. 한시간 이십분쯤 걷고 나서 어제 갔던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한잔 산 후 숙소로 발을 돌립니다. 12시에 예약했으니 시간이 남아서 한국에서 짐싸다가 빠뜨린 것들을 사러 파머시로 향합니다. 솔직히 빠뜨렸다는 표현보다는 아무것도 안 갖고왔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듯 합니다.

칫솔, 치약, 손톱깎이, 코털가위, 면도기, 양말, 물티슈, 폼클렌징.

너무 무신경했습니다. 파머시 사장님은 너무나도 친절하셔서 하나 하나 다 찾아주십니다. 내가 물건을 훔칠 것 같이 생겼나? 스스로 움찔해봅니다. 친절했던 것으로 결론 짓습니다.

스테이크를 먹으러 갑니다. 두껍고 크고 맛있습니다. 감자는 짱바삭하고, 어니언숲은 정말 일품입니다. 기분좋게 나와서 일단 숙소로 갑니다. 물건을 정리해놓고 미술관이나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잠들었습니다.

일어나니 20시 17분. 마돈나 콘서트는 20시 30분. 와. 늦었네. 급히 준비한 후 리프트를 이용해 브루클린으로 갔는데 아직 시작도 안했습니다. 현지 형께 물어보니 텐써리쯤 시작할걸? 이래서 커피마시며 동네 한바퀴 했습니다. 바클레이 센터가 보입니다. 내년에는 시즌 맞춰서 와봐야지 다짐합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오고싶긴 해요.

아무튼 콘서트는 11시쯤 시작했습니다. 아직 전세계 최고 비아치는 자기라는걸 강렬히 증명하는 돈나 이모십니다. 특이한 것이 이 투어는 휴대폰을 아예 용기에 넣은 후 잠군후 줍니다. 끝나면 열어주더라고요(4번째 사진에서 진행됨). 즉, 콘서트 동안은 전화를 못쓴다 이말입니다. 요즘에는 다들 모바일티켓을 쓰기 때문에 휴대폰 안 갖고왔다고 구라치기 어렵습니다. 토익볼때 전화기 끄고 안내던 기억 떠오릅니다.
아무튼 전 이게 나은 듯 합니다. 아티스트를 내 눈과 귀로 가슴에 저장하는게 휴대폰 파일로 저장하는 것보다 낫다고 봐서요. "힘들게 티켓팅 해서 공연 왔는데 왜 휴대폰 화면으로 공연을 보고 있어?"라고 말했다가 개꼰대 취급 당했던 그 날이 생각나네요.
물론 마돈나는 아 생각으로 못 갖고오게 하는 것이 아니겠지요. 그냥 공연관련영상 및 음원 팔아먹으려는 목적이지. 근데 그게 대중음악 하는 사람으로서는 당연한 것이니, 뭐 욕먹을 짓은 아닙니다.

잡소리가 길었는데 공연은 2시간 살짝 넘게 한 듯 하고요, 정말정말정말 좋았습니다. 마돈나 노래 별로 관심없는 제가 봐도 이리 좋았는데 팬분들은 정말 행복했을 것 같아요. 공연을 다니다 보면 성의있는 공연이 있고 성의없는 공연이 있는데, 이 공연은 성의가 넘쳤어요. 무대부터 크루의 동선, 공연구성, 조명, 영상 등등등 모든게 완벽. 헤이, 머다나. 플리즈 컴 투 코리아 라고 외쳤는데 당연히 못들었겠지요. 그리고 게이, 레즈비언 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이성애자보다 더 많은 느낌이었어요. 형들이랑 담배피면서 얘기 나누는데 친절하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겪은 어메리카는 왜이리 다들 친절한걸까요? 의문입니다.

그래도 이제 이틀째라고, 새벽2시에도 이센스 앨범 들으며 숙소로 안전하게 돌아왔습니다. 지하철카에 저랑 아프리칸어메리칸 형 둘이 있었는데 형은 피곤한지 좌석에 누워서 자길래 별로 무서울 건 없었어요. 피곤해서 바로 잠들듯 해요.

-일부러 현재형 문장으로 쓴 것은 아니고, 메모장에 적은글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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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9-19 02:21:46

글을 참 맛있게 쓰시네요. 저도 미국여행 계획중에 있어서 보게 됐는데 볼때마다 다음 글이 기대가 됩니다 ㅎㅎ

WR
2019-09-19 17:37:29

미국.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좋습니다ㅎㅎ

2019-09-19 06:56:40

뉴욕 저도 돈만 많으면 가서 살고싶은 동네였어요

WR
2019-09-19 17:38:14

뭔가 풍성해서 좋은 곳.같습니다.

2019-09-19 07:33:10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WR
2019-09-19 17:38:30

감사감사맨입니다.

2019-09-19 09:41:38

요즘이야 게이와 양성애자들의 여신이 레이디 가가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원조는 마더나 이모죠

아직 마돈나 건재한 거 같아 기분좋고 콘서트가 20:30인데 왜 11시에 시작하는 지는 미스터리 

시간을 잘 못 알고 가신건가요?  

WR
2019-09-19 17:39:01

아니요. 원래 두시간 늦는게 정상이래요ㅋㅋ
비아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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