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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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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09 21:20:30

대학교때부터 불면증이 있어서 술을 먹고 나서야 잠을 자곤 했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0년가까이 된 지금까지 그 버릇이 그대로 남아서, 술마시고 잠자는 생활을 자주 해왔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S그룹에 공채로 합격되고, 5년반이 지난 후 이재용의 권력승계 문제로 정리해고에 처하게 되었고, 그 이후 IT쪽 교육도 받아보고 아버지 밑에서 일도 해보고, 스타트업쪽에서 일도 해보았습니다. 올해 7월까지 일하다가 다시 쉬게 되었는데, 마지막 스타트업쪽에서 일하고 나오는 과정에서 공동 창업주인 친구에게 너무 큰 실망을 했고, 그런 스트레스가 커서 지난 2개월정도 항상 소주 2병은 마셔야 잠을 자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알콜 중독이 아니다. 알콜 중독은 나와 멀리 있는 이야기다 라고 생각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술을 줄일 수 있고, 끊을 수 있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도 집에서 홀로 게임을 하다가 소주 2병과 맥주 페트를 사서 폭탄주를 만들어서 마시며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목이 너무 아팠습니다. 바보같이, 병원에 안가도 몸은 자연치유가 되게 되어있다는 사상이 강해서 병원에 가지않고, 약도 먹지않고 화요일까지 버텼습니다. 화요일에도 너무 아파서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편도선염이라고 합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니 좀 나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술을 마신 이후로 화요일까지 아파서 전혀 술을 마시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편도선염때문인지 꼬박 3박 4일 동안 4시간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병원은 매일갔지만, 이 증상에 대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뇌쪽이 계속 지끈지끈 거리고, 입에서 침이 고여서 계속 뱉어내야만 했습니다.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으면 계속 체한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신경 정신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게 맞을까요?)

 

편도선염은 1주일째인 어제 거의다 나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입에 침이 계속 고이는 현상과 머리가 지끈거리는 현상, 음식을 먹으면 체한기분이 드는것 (식사할때는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차가워 집니다.) 그리고 고질적인 불면증 (침이 고여서 잠을 오래 잘수가 없습니다...) 이런 증상들과 오늘까지 싸우고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하는 것도 안좋은 영향이 있을것 같아서 오프라인으로 할수 있는 슬램덩크 전집을 사서 1권부터 읽고 있습니다.

 

너무 잠을 잘 수 가 없어서,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사서 약을 먹고 잠을 청했습니다. 하필 태풍이 온날에 잠을 청해서 그런지, 잠을 깊게 자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는 동안 엄청 불안하고 무서웠습니다. 잠을 이루기 전에 실제로 벌레를 본 것인지 없는 벌레를 본 것인지, 벌레 한마리에 엄청 흥분해서 벌레를 잡기도 하고,  이러다가 정말 사람이 미쳐버리는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 까지 드는 와중에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정말 알콜중독이 아닐거라고 생각 했었는데, 알콜 의존이 심했었나 봅니다. 뇌가 알콜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 까지는 42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제 8일이 지났네요. 앞으로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합니다.

매니아 형제자매님들께 제 증상을 알리고 제 결의를 지키려고 부끄럽지만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매니아 분들은 혼술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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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9-09 01:36:02

의지를 다지세요

WR
2019-09-09 01:38:06

감사합니다. 

2019-09-09 01:41:48

진짜 마음 변치 마시고 금주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 중요하죠.

WR
2019-09-09 01:44:23

응원 감사합니다. 무서운 경험을 하고나니 의지가 강해지네요.

2019-09-09 01:47:59

술은 사실 담배와 같이 실제로 중'독'이 되는 합법적인 마약이기에 그걸 끊어낸다는건 생각보다 더 힘든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만큼 생각보다 의미가 큰 일이기도 하니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이라 생각하시고 버텨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한동안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술을 달고 살다가 어느날 아침에 몸이 굳은 것처럼 움직일수가 없고 정말 이곳이 지옥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심각한 숙취를 겪고 상당히 많이 개선했습니다.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중독증상이란 것이 지금 이걸 안마시면 미칠것같고 몸이 달달 떨리고 그런 것이 아니라 마치 악마가 유혹하듯 한잔은 괜찮잖아 오늘 기분에는 익스큐즈해줘야지 이런식으로 나타나기에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걸 부끄러워하시지도 마시고요

WR
2019-09-09 02:50:42

저랑 비슷한 경험이신것 같습니다. 정말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뇌가 통제하는 수만가지의 일들 중 2가지 정도만 비정상 적인데도 삶의 행복이 바닥이 되버리더라구요.

2019-09-09 01:48:31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금주 격하게 응원하겠습니다!
그보다 먼저 오늘은 조금이라도 숙면을 취하시고, 꼭 큰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건강검진과 증상에 대한 진료 꼭 받아 보시길 적극 강추 합니다.

큰 병은 대게가 한번에 크게 오는 것 보다 나의 무지함과 잘못된 습관으로 인헤 서서히 커간다고 생각 합니다.

앞으로의 인생 화이팅 입니다!!!

WR
2019-09-09 02:51:34

큰 병원에 꼭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병원을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침이 계속 나와서 혐오감을 조성해서 사실 좀 꺼려지기는 하지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09-09 02:11:20

본인의 각오도 다질겸 남은 34일간 매일매일 금주일지를 작성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WR
2019-09-09 02:52:01

매일매일 작성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간간히 소식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09-09 02:35:47

저희 어머니도 젊을때 고생많으셔서 스트레스성 불면증으로 정신과에서 약처방받고 약없으면 잠을 못잡니다.차라리 이게낫죠 술먹어서 사회생활망치고 인간성더러워질빠엔 이게훨나은거같습니다

WR
2019-09-09 02:53:03

맞습니다... 결국 모든 원인이 정서적인 불안감 때문에 발생한거같아요. 알콜에 의존하는 것도 그렇고...

Updated at 2019-09-09 02:56:18

그동안 너무 앞만 보며 달려오셔서 몸을 돌볼 시간이 없으셨나봅니다.
이번 기회에 차분히 돌아보면서 회복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불면증과 알코올문제는 꼭 전문기관에 가셔서 검진 받으시고 치료하세요~
잘 이겨내시고 나중에 건강한 소식 전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WR
2019-09-09 02:53:23

감사합니다.

내일은 꼭 가보겠습니다!

2019-09-09 03:09:35

내면에 강함이 분명이 존재하는 분이시네요.
본인이 강함을 믿으시고 이겨내세요.
지지마세요.

2019-09-09 04:07:22

불면증에는 의료대마가 그렇게 좋다던데 한번 처방 받아보세요.

2019-09-09 08:49:53

우리 나라에서는 불법입니다.
미국에서도 몇개 주에서만 허가 되어 있구요

2019-09-09 14:27:52

올해부터 허용 된다고 들었는데 아직 허가가 안났나보네요

2019-09-09 07:31:26

응윈할게요

2019-09-09 07:33:36

자각과 의지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꼭 좋은 결과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Updated at 2019-09-09 07:35:20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힘들지만 노력하는 모습에 저도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 같아서 힘이 나네요

2019-09-09 07:55:36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2019-09-09 08:59:18

음 8일이나 잘 참고 계시고 잘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자의로 수면 유도제 등을 드시는건 옳지 않고 환시 등 섬망 의심 증상이 있었던 것도 조금 우려가 되네요.
만성 알콜 중독에서 thiamine등 비타민 결핍이 매우 흔하고 경우에 따라서 벤조다이아제핀 등 경구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에 근처 정신과 의원은 방문해 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2019-09-09 09:28:24

불면증을 겪던 제 지인들은 산책을 통해 극복했습니다. 하루 2~3시간씩 '걷기'만 해도 상당부분 증상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밖에 나가서 햇빛도 쬐시면서 간단히 운동하면서, 제철과일 매일 잘 챙겨드셔보세요.

2019-09-09 09:33:30

간때문에 병원입원한적 있습니다. 술이 원인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술은 마시면 안되는 몸이 되었죠(매일 캔맥주 1~2개 마셨습니다)

그런데 술이란게 알콜중독이란건 극복할 수 없는거였습니다. 

그냥 매일 참는거죠, 매일매일... 

지금 4년째 금주중이고 일년에 서너잔 제사때 음복주로 마시는데 지금도 술생각이 가끔 납니다. 

영화, 드라마에서 술마시는 장면을 보면 입에 침이고이고 힘들때마다 술생각 납니다. 

힘내시라는 말밖에 못하겠습니다. 

2019-09-09 09:37:43

말씀하신 것처럼 저녁에 입이 심심할 때가 고비인데

저는 맥주 대신 탄산수를 먹으며 효과를 봤습니다.

심심할 때는 탄산수에 자몽청, 딸기청 같은 과일 액기스 넣어먹으면 맛도 있고요

 

잘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2019-09-09 10:38:25

빙님
시간여유 되시면 신경과 꼭 가보셔요
머리가 지끈거리고 하신다고 하시고 벌레 얘기 하셨는데
신경과 진료가 필요한게 아닌가싶습니다.
요즘 뇌mri 도 건강보험 적영되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진료보실수 있습니다.
꼭 진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쾌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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