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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스트코에서 본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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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17:10

 

코스트코 시저 샐러드를 참 좋아합니다. 가성비가 쩌는거 같아서요. 샐러드 먹고 배부르기 힘든데, 배가 불러요.

동네에 코스트코가 생긴 이후로 멀리까지 안가도 돼서, 붐비지 않는 시간대에 후딱 가서 사오는 편입니다.

어제도 일하다 중간에 30분정도 여유가 생겨서 그리 길지 않은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줄 서 있다가 주문할때 소프트 아이스크림 세개 달라고 말해~ 알았지? 소프트 아이스크림 세개 주세요! 해"

 

 옆에서 아이들 엄마가 아이 셋에게 주문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이후에 살짝 뒤돌아 가시더니 멀찍이 떨어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으시더군요. 누가봐도 아이들 교육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직원분이 아이들 셋의 주문을 받으려고 하고있는데, 갑자기 한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이거랑 저거 주세요." 하시더군요. 아이들은 입을 다물었고, 직원분은 아이들이 먼저 왔다는걸 알고 아이들이 먼저 줄 서있었던 것 같은데.. 하며 조금 말을 흐리니, 그 아저씨가 당당하게 

 

 "무슨 줄? 애들이 줄 서있는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먼저왔지" 

 

하면서 당당하게 계산을 하더군요.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쳤습니다. 이걸 그렇다고 치는 제가 이상해진건지 싶지만 뭐 저런 진상이 하나 둘도 아니고요. 일일이 시간낭비 감정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방관했어요.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이들 엄마가 와서 항의를 합니다. 

 

 "아저씨, 지금 저희 아이들이 줄 서있었는데 무슨일이시죠?" 하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무슨 줄? 애들이 줄 서있는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먼저왔지" 라고 똑같이 이야기 합니다.

 

 "아니, 애들이 지금 딱 서 있었는데 무슨소리 하시는거예요? 가서 CCTV 확인해볼까요?"

 

 "가서 혼자 확인하던지 마음대로해! ㅎ(진짜 피식하면서 이야기함)"

 

 "뭐 이런 경우없는 사람이 다 있어? 아이들한테 이러시면 안되죠."

 

 "줄 서는법부터 다시 가르쳐야겠네."

 

여기까지 듣고 저도 모르게 제가 빡이 쳤습니다.

 

"아저씨, 제가 옆에서 보고 들었어요. 아이들이 먼저 와 있던거 맞고 줄 세우시고 옆에서 다 보셨을텐데 뭘 우기십니까. 아이들도 듣고 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 나 정말!"

 

이미 이 빌런 이벤트는 모두의 시선이 집중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본인도 상황과 내용이 불리한 줄 아는지 사과한마디 했으면 끝났을것을 그 한마디가 하기 싫어 혼자 얼굴이 뻘개지고서는 남탓을 시작합니다.

 

 "아니! 그럼 당신이 나한테 이야기를 해줬어야 될 것 아니야!"

*(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실제로 소리를 지르며 한 말)*

 

ㅎ툭ㅎ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

 

 "내가 당신한테 왜 그걸 알려줘 미쳤어? 어디서 삿대질이야!!!!!!!!!!!!!!!" 

제가 목청이 좀 큽니다. 샤우팅 하니 정말 다 쳐다보면서 아저씨와 함께 매장이 조용해지더라고요. 

 

 아저씨는 나보다 목소리가 더 클 줄 몰랐다는 듯 움찔 하더니 혼자 분을 못이겨 삭히면서 "아 나 정말!!!" 을 외치고, 아이들 엄마는 저한테 미안했는지 "아저씨 괜찮아요 저사람 신경쓰지마세요. 고맙습니다. 아주 혼자 잘났네요. 드럽게 잘나셨어." 하며 뒤를 돌았더니, 이제 타겟이 직원으로 옮겨갑니다.

 

 "그..그럼! 아니 그럼 직원 당신이 아이들이 먼저 왔다고 얘기를 해줬어야지!"

 

 "아까 제가 말씀드리니까 아저씨가 먼저 왔다고 우기셨잖아요. 무슨말씀이세요?"

 

 뒤에서 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시선으로 질타를 시작합니다. 직원도 이 진상은 감정소모를 안해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저에게 눈 인사 하시고 웃으며 응대하셨습니다. 프로정신...

 

 줄 서 계신분이 한분 오시더니 속삭이듯 저에게 말씀하시더군요.

 "고생하셨어요. 정말 말도 안통하네요. 수고하십니다."

 

 아 내가 뭘 했나.. 싶은데 빌런을 물리친 것 같은 느낌으로 샐러드를 챙겨오며 마지막으로 그 아저씨 들으라고 이야기하고 왔습니다.

 

 "정말 수고하시네요!! 화이팅입니다!! 힘내세요!!" 하니, 직원분들이 전부 웃더군요.


아저씨는 제가 자리를 떠날때까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남탓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상황도 시간도 사과하기에는 너무 지났기 때문에 자존심상 미안하다는 소리를 못하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참 이렇게 대놓고 빌런이 될만한 상황도 또 없는데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살면서 사과하는걸 어려워하는 사람을 봤을때 높은확률로 고마워 할 줄 모르는 사람에 가깝더군요. 진짜 나이 먹고 이렇게 되면 안되겠다 하며 고개를 저으며 홀가분하게 나와서 어제 사온 그 샐러드를 먹고있습니다.

 

샐러드가 맛있네요.

 

매니아 형들도 코스트코 시저샐러드 드세요. 6천원입니다. 양송이스프도 같이 드시면 더 좋음. (코스트코 관계자 아님)

 

즐거운 점심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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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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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0:16

세넓병많은 진짜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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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0:34

왜 그렇게 살까요?? 진짜 답답하게

끝나나 했더니 사이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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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3:32
욕보셨네요.
빌런이 참교육을 당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런 모습을 봤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안좋은 기억으로 오랫동안 각인될텐데 그게 참 걱정이네요.

꼭 자기가 일하는 곳이나 가정이나 자신의 '주 무대'에서 대접 못받고 인정 못받는 사람들이 남이 영업하는 영업장에 와서 어깨 힘주고 갑질하려고 들더라구요.

예의와 교양이라는것을 먼저 갖추어야 '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참 이래저래 많이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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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5:12

좋은일하셨네요ㅎ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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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6:07

 아아앗......코스트코 시저샐러드에 영업 당해버렸!!!!!!

 

 

용기, 목청, 필력 모두 리스펙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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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26:33

혹시 아저씨 신장이 3미터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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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30:47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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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31:10

좋은 일 하셨네요

님같은 분들이 많아져야 선진국이 되는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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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35:40

참교육하셨네요! 세상에 정말 또라이가 많은 건 알지만 아이들한테까지 그러고 싶을까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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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0:21

 정말 정말 큰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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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2:18

크 읽는 제가 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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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4:06

 

진상 또라이에겐 참교육만이 진리죠. 

도대체 뭘 처먹으면 저런 진상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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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13:00

글 읽자마자 바로 이 사진이 생각났어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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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7:07

'그치만...!' 나올까봐 긴장하면서 봤네요

좋은일하셨으니까 좋은일로 돌아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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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7:53

자존감 낮은 진상 또라이에게 참교육시전하셨네요. 자기를 인정받고싶어하는 그릇된 마음이 저렇게라도 발현되는것 같아 좀 불쌍하다는 마음까지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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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8:28

기승전 샐러드라... 광고글 아니죠?

보고 듣는거에 큰 영향을 받는게 아이들이다보니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는데, 아파트 단지 안에서 담배를 피며 놀이터를 지나간다든가 주변에 어린 친구들이 있는데도 욕을 섞어가면서 대화하는 경우들은 좀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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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49:54

브링미 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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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8-23 13:57:05

애들이 줄서있는걸 내가 어떻게알아 내가 먼저왔지x2

애들이 줄서있는걸 자기가 모르면서 애들이 먼저 온건지 자기가 먼저 온건지 어떻게 안다는건지 무식함이 뚝뚝 흘러넘치는 말투라 글만봐도 그 사람을 직접 알게된것 같아 짜증나네요. 무식함으로 이겨가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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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54:32

크으 ~ 주모!! 여기 사이다가 무룐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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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3:56:43

금요일 오후에 사이다 한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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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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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04:45

그 아저씨분은 나이를 어디로 쳐드셨는지 애들보기 부끄럽지도 않았나 보군요. 정말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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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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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14:08

잘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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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23:20

나이 처 먹고 진짜 머하는 건지 우리 마누라 한테 걸렸음 영혼까지 털어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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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28:12

샤우팅하실 때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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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31:51

부디 그것의 자식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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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32:58

나서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일텐데 멋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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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37:05

어느 순간부터 저는 사람을 볼때 일단 다른거 다 제외하고 고맙다, 미안하다 두가지 말 잘 할수 있는 사람인지부터 봅니다.
저 두가지 말 잘하는 분들과는 생각이 다르더라도 거의 100% 확률로 충돌이 크게 생기지 않고 서로 존중할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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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44:03

요즘 세상에 불의에 맞서는게 망설여질때가 있는데, 이글보고 다시금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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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48:13

고도의 영업글이네요. 코스트코 가입신청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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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49:49

ㅋㅋㅋㅋ 굳굳 이런 오지랖 환영
1일용 스파이더맨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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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56:28

빌런에게 인유어페이스 샤우팅 먹이신 부분에서 병이 나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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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02:15

새치기 빌런이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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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08:03

한국에서 목소리 높은놈이 이긴다는게 괜히 나오는말이 아닌거 같습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글쓴분이 옳으셨지만, 이런 당연한 상황을 타개할때조차 논리적인 전개보다, 목소리가 누가 더크냐 혹은 누가 더 쎄보이냐.. 이런것들이 중요한 요소라는게 씁쓸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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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10:23

멋지십니다 네블님 사업도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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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13:17

미안이라고 말하면 누가 와서 싸대기라도 날리나보네요

욕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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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31:18

저도 지하철에서 한 아저씨와 다툰 적이 있는데, 말씀해주신 그대로 그냥 미안하다거나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면 끝날 상황을 자존심 때문인지 이상하게 끌고가더라구요. 얼굴 붉히며 나이도 어린 게 어쩌고 어른이 뭐라하면 그냥 넘어갈 것이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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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38:03

어벤져스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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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5:42:52

근데 진짜 코스트코 시저샐러드 양이 장난아니에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나는 느낌..?

양송이스프와 함께 푸드코트 양대산맥이라 감히 말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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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6:24:13

자존심만남아있는 양반이셨군요.

사과를 끝끝내 안하셨으니 본인 스스로는 자존심을 챙겼다고 생각하겠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걍 양심없는 거짓말쟁이 진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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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6:51:37

와우 네블님 멋집니다

인스타도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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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7:20:26

추천하려고 로긴합니다. 정말 멋진 어른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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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9:16:04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다섯 글자지만
듣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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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9:43:45

사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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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9:49:31

사이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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