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의 성매매에 대한 대화.
-친구 중에 성매매한 친구 있어?
편한 답은, 없다고 그런 애들이랑은
친구 안한다는 대답이겠고.
진실한 답은 친한 친구 중에 두명정도,
주변엔 드문드문 있는거 같다는 대답.
적합한 대답만을 하며 유들유들하게 살던 나였지만
지난 새벽 자신에게 진실되었으면 좋겠다던,
선택은 자기 몫이 아니냐던 그녀의 말이 생각났다.
그녀와의 관계도 중요한 것이겠지만
일찍 결혼을 하고싶다던 그녀가 더 중요하지 않나.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사라져 주는 것도 좋은 것이겠다.
라고 변명했지만. 사실은,
내 진부한 대답들을 통해 그녀는
한걸음씩 멀어지고 있었기에
그걸 보는것이 너무 아파서
진실을 택하기로 했다.
-있어. 친한 애 중에. 옆집 사는 친구.
-그럼 너도?
이주일 전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엔 고민이 필요치 않았다.
나는 자는 것은 사랑과 연결점이 있어야 한다고.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잔 후에
함께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저번에도 말했잖아. 난 그런거 안해.
-아니, 근묵자흑이라잖아. 내 주변에 친구가 하는데
그 주변애가 안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그럼 너는 그거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어?
난 솔직히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불법으로서의 이질감은 있지만
그렇다고 살인, 강간, 폭력 등의 행위처럼
그 사건에 대해 어떤 감정이 차오르진 않는다.
자기들끼리 돈 주고 사고 팔겠다는데 어쩌겠는가.
몇년 전 수원역 병무청을 향하다 보게 된
떡하고 자리잡은 집창촌은 이게 불법이 맞기는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뭐. 군대나 가야지 생각했다.
-난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도 솔직히 없고.
그녀는 생각에 빠졌다. 그러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과는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고
너와 너 친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싫다고 말했다.
-너도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있었음 할 거 아니야?
-아니. 기회가 왜 없어? 갈려면 가는거지.
-누가 가자고 한 적은 없었잖아?
-있었어. 군대에서. 근데 안갔지. 일단 불법이잖아.
-그럼 불법이 아니었으면 할거야? 원나잇은?
-아니. 아까 이유도 말했잖아. 안한다고.
미래의 여자친구나 와이프가 싫어할거란 이유도 잇어.
거짓말 할 과거를 늘리는 건 싫으니깐.
이후부턴 여자친구가 나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도 어쩔 수 없이 그런거고. 너는 마음이 따뜻해서 그런거라고.
사실이 아니었고. 그녀도 알고있다. 단지 자리를 모면하고, 마음이 멀어지는 과정이었다.
가치관의 차이가 있으면 마음의 거리가 생긴다던 그녀였기에
그녀를 좋아하는 나에겐 꽤나 잔혹한 시간이었다.
나는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
-갑자기 포장한다고? 친구가 모르고 갔겠어? 너가 생각하는 성매매의 문제점은 뭔데?
그녀는 그냥 싫다 답했다.
자신 주변엔 성매매에 분노하는 남자들도 많다 했다.
굳이 성매매 하는 남자를 만나야 하냐했다.
그리곤 말하진 않았지만 굳이 성매매 할 가능성이 있는 남자를
나를 만나야 하냐는 말이 상상되었다.
나의 말들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 아니면
상황에 닥쳐보지 않아 하는 그런 말로 받아들여졌을까.
아니면 그것과는 관계없이 성매매를 미워했어야 했나.
여자친구는 가야겠다고 했다.
연락은 오지 않고 있다. 나도 연락을 하고있지 않다.
몇가지 이유들로 성매매를 하지 않았고 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그것 자체를 미워하지 않기에 아직 연락을 할 수 없다.
1
2019-08-21 00:11:35
글세요. 저의 대답은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했는지 누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할것 같습니다. 3
2019-08-21 00:28:19
정말 공감이 많이가는데 특히 도입부, 편한대답과 솔직한 대답 사이의 갈등부분입니다. 11
Updated at 2019-08-21 00:45:15
그냥 싫대요. 그녀들은 피해자래요. 불쌍한 사람들이래요. 재활이 필요하대요. 성은 성스러운 거래요. 성이 가장 존엄한 거래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자신의 노동력과 감정을 파는 건 당연한거지만, 성을 파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거래요. 성구매자들은 판매자를 착취하는 거래요. 수요가 있으니까 성매매가 존재하는 거래요. 몸은 사는 사람들이 벌 받아야 한대요. 근데 마약은 파는 사람들이 벌 받아야 한대요. 1
Updated at 2019-08-21 04:44:12
성매매 반대론자의 논리를 길고 탄탄하게 나열하고 그 반박을 짧고 빈약하게 제시하셨네요. 오히려 성매매 반대 논리를 잘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남성이자 성매매 반대론자로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7
2019-08-21 06:48:44
상류층은 성매매뿐 아니라 일용직 등 블루워커 일도 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주위 평판 때문이 아니라 굳이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합니다.
2019-08-21 11:44:31
의견 감사합니다. 이런 반박을 예상하긴 했으나 저 댓글에 담기에는 너무 양이 많은 것 같아 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1. 저도 극한의 육체/정신/감정노동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한다고 봅니다. 말씀해주신 콜센터직원/청소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저 댓글에 적으면 논지가 흔들릴 것 같아서 써두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극한의 노동이 아닌 경우에는요? 대부분의 상류층도 육체/정신/감정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일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인 회사에 다니며 상사 불평하는 금은수저들도 주위에 많습니다. 그러나 성노동은 하지 않지요.
2. 언어를 교묘하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명품으로 휘감은 성매매 여성은 거리에서 명품으로 휘감은 (성매매) 여성으로 보이죠. 그러니 당연히 혐오적인 시선을 받지 않지요. 그러나 청소부와 성매매 종사자를 비교하려면 당연히 직업을 공개하고 비교해야겠죠.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30대 초반의 청소부 남성과 20대 후반의 성매매 여성이 상견례를 합니다. 둘의 직업을 안다고 가정했을 때, 어느 집안의 반대가 더 심할까요? 십중팔구, 손가락은 성매매 여성으로 향합니다. 댓글 쓰신 분은 본인이, 또는 본인의 절친이, 또는 본인의 자식이 성매매 남성/여성과 결혼하는 현실을 상상하실 수 있으신가요? 또는 고액의 연봉이 보장된다면 당장 현재의 직업을 버리고 성 판매를 할 용의가 있으신가요? 성매매가 합법화된 경우에 말이죠. 3. 존엄성을 계량화하는 뉘앙스의 의견은 드렸지만, 단계별로 구분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노동의 존엄성은 조작적 정의를 통해 충분히 계량화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노동의 존엄성을 여러 하위 차원으로 나누어 계량적으로 측정합니다. 예컨대 직장에서 폭력이나 모욕을 당하는지, 고용 기회는 안정적으로 보장받는지, 직장에서 보건과 안전을 보장받는지 등의 하위 차원이 있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보통 '그러니 성매매 합법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날아옵니다. 그러나 LSE 연구자들에 따르면 성매매가 합법화된 국가에서 오히려 인신매매가 증가합니다. 또한 성매매 합법화 국가인 네덜란드에서 아동 성매매는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즉, 성매매 합법화/불법화의 문제가 아니라 성매매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http://eprints.lse.ac.uk/45198/1/Neumayer_Legalized_Prostitution_Increase_2012.pdf http://www.prostitutionresearch.com/Child%20prostitution%20in%20the%20Netherlands.pdf
4. 과소비에 따른 지출을 충당하려는 목적으로 성을 판다 ㅡ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전형적인 편견에 기반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그런 사치형 성매매가 많을까요, 생계형 성매매가 많을까요? 통계자료가 없어서 명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생계형이 많을 거라 자연스레 짐작됩니다. 혹시 단순 인터뷰 자료 외에 통계 자료가 있으면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2019-08-21 20: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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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 주의를 요청하는 코멘트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제 답변 중 다소 과감한 답변이 있을 수도 있어 경고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2019-08-22 12:56:09
넵, 의견 교환 감사합니다. 2
2019-08-21 07:03:05
취약계층이 성매매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으니 오히려 합법화해서 양지화하는게 옳지않나요? 성매매 자체를 근절시키는게 불가능하다는건 우리나라 사례나 해외사례를 봐도 명백한데 도의적으로 옳지않다는 이유로 음지화 시켜버릴수록 오히려 취약계층이 더 고통받는 환경이 될것같은데요
2019-08-21 11:48:14
의견 감사합니다. 윗 댓글의 3. 항목으로 답변을 갈음하겠습니다.
요컨대 합법화 = 양지화가 아닙니다. 성매매가 합법화되면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낙인과 멸시는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확대되어, 오히려 더 많은 범죄와 인권유린이 횡행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말씀하신대로 성매매 자체를 근절하려고 노력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인간의 역사에서 성매매가 사라진 적이 없다고 해서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인간 사회의 진보는 변화에 대한 믿음과 실천으로 이루어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2019-08-21 14:08:12
성매매가 합법화가 되는데 왜 범죄와 인권유린이 확대가 되나요? 성매매 불법을 추진했던 여자경찰분이 나오셔서 말씀하신걸 들은 기억으론 불법화하여서 더욱 유사성행위업소 및 성매매업소가 수배는 증가했다고 합니다. 개인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통해 직업활동을 하는게 왜 근절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구요
2019-08-22 12:55:07
"윗 댓글의 3. 항목으로 답변을 갈음하겠습니다." 라는 코멘트를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1
2019-08-21 20:11:42
저 개인적으로도 성매매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마치 사채업, 도박업 같은 부류라고 생각되거든요. 만약 제가 결혼할 상대가 성판매자다? 솔직히 결혼 못 하겠죠. 제 개인적인 호불호는 그렇습니다.
2019-08-22 12:52:19
네, 답변 감사합니다.
2019-08-21 00:49:46
이거 리얼인가요? 좀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서. 어쨌거나 모르겠네요. 여자분의 저런 접근이 대체 뭘 말하는 건지. WR
2019-08-21 01:14:58
있었던 일입니다. 여자친구는 성매매에 대한
2019-08-21 01:15:49
글 잘 쓰시네요. 저는 실력들에 대해 노력이 대부분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글쓰기에 투자한 정도가 궁금합니다. 독서도 도움이 되겠죠? 글쓰기와 독서에서 큰 달성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궁금하네요. 글쓰기와 독서를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하셨나요? 문장들이 딱딱하네요. 궁금하고 부탁 입니다. ^^;
2019-08-21 01:33:07
답변 감사합니다, 두 달에 한번이면 꽤나 뜸하게 쓰는군요. 무언가 디테일들이 있겠죠. 이루고 싶은 바 꼭 이루길 바랍니다. 또 뵙겠습니다. ^^ 1
2019-08-21 01:23:44
약간 답답하지만 그건 글을 잘 쓰셔서 그런듯하네요. 솔직함이란건 상대방에 맞춘 솔직함만을 이야기합니다 전... 그럼 합법인 나라는...합법으로 하는데
2019-08-21 01:25:58
저와는 정 반대 여자분이시네요 1
2019-08-21 02:04:36
저라면 너는 성매매해봤어? 라고 되물었을거 같아요. 돈 많이 버는것 같던데 주위에 성매매하는 친구들 없냐고 똑같이 물었을거 같습니다. 2
2019-08-21 02:17:21
이런거 보면 지금 여자친구가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에 타당함이 있다면 이해해주고 자기 기분에 따른 의견에 대한 고집이 정말 없거든요.
Updated at 2019-08-21 04:06:44
전 작성자님 솔직한 것에 충실한 자세가 좋네요. 단기적인 관계라면 선의의 거짓말이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인 관계라면 그게 언제까지나 그럴 수 있는건 아니죠. 사실 성매매를 하지 않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작성자님과 같이 생각하지만 연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는 않거든요. 최소한 대답해야될 말을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분이 아니라 항상 디테일하게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걸 여자친구분이 보지 못하신다는게 아쉽기만 하네요. 7
2019-08-21 07:04:42
헤어질려고 시비거는 느낌이에요.
2019-08-21 07:27:28
여자분은 답정너인가요??
2019-08-21 07:34:32
답정너 스타일의 면접형 대화네요.
2019-08-21 07:47:01
여성분에 종교적 가치관이 투철하신분이 아닐까 추측되는데, 이런부분은 개인의 가치관문제라서 쉽게 이해가 안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두분이 서로 잘 화해(?)했으면 하네요. 단어가 마땅한게 생각나지 않네요
2019-08-21 08:56:22
이런 류의 생각차이는 함께하는시간이 길어지고 서로 편해지면 언젠가 튀어나오더군요.
2019-08-21 09:07:59
이런 글들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을 접할 수 있는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2019-08-21 09:17:28
관계가 지속 되려면 둘 중 하난 가치관을 포기해야 하고, 아니면 이별이 답인것 같아요. 전 결국 제 가치관을 포기하지 못해서 이별했습니다. 2
2019-08-21 1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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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범죄자가 여기서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