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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일본의 불신. - 책 "아베는 누구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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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00:47:08

 

 

 일본에 대해 가지는 한국의 불만이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죠. 그렇다면 일본이 가지는 한국에 대한 불만은 무엇일까요? 예전에 제가 한 책을 보고 인상적이었던 구절을 블로그에 적어 놓은게 있어서 가져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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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길윤형이 쓴 "아베란 누구인가"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아베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신 분들, 그리고 현대 일본 정치 판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강추합니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이야기는 다 담고 있죠.



 책의 내용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구요. 책의 말미에 현대 일본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불안감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일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의 역사를 "중화질서"의 일부로써 보는 듯합니다. 사실 19세기까지 실제로 그랬구요. 한국은 과연 미국에서 중국으로 갈아타고 다시금 중화질서로 편입될 것인가? 사실 한국사람들끼리는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물론 명청교체기(정묘, 병자 호란)를 들먹이며 미국(명)에만 관성적으로 매달리지 말고 빨리 새로 떠오른 중국(청)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마치 역사의 교훈이라도 된다는 양 이야기하는 분들은 꽤 많이 봤습니다만요. 김용옥처럼 친중을 부르짓는 분들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등한 외교관계? 아니면 중화질서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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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일본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일본의 보수 주류는 한국에 대한 깊은 '전략적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2017년 1월 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카야마 도시히로(1967 ~ ) 게이오대 교수(미국정치)는 한국정세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박근혜 정권이 남긴 '부의 영향'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붕괴로] 한국보수가 후퇴하고 리버럴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면 중국과 거리두기 방식에서 일본과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미중의 힘의 균형 속에서 최소한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을 전제로, 지역 안보 문제를 보는 부분이 있다. 향후 이 지역에 [예전의] 중화질서 같은 게 생겨난다면, 한국은 그 안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일본은 중화질서가 이 지역에 좋지 않다고 본다. 일본이 중국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전후 이 지역의 번영을 지탱해온 [미국 중심의] 질서가 이 지역에 가장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에 명확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아마 일본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지역에서 일본에 유일하고 불가결한 파트너가 누구냐고 한다면, 결국 미국이다."




 아베는 2017년 1월 정기국회의 문을 여는 시정방침 연설에서 "미일동맹은 일본의 외교, 안전보장 정책의 기축"이라고 말했고,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이 견해를 지지했다. 이러한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 미중 사이에서 늘 균형을 추구하려는 한국은 신뢰하기 힘든 이질적인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다. 아베가 한일 간 군사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늘 미일동맹 쪽에 붙잡아두려는 것도 이런 불안감의 또다른 표현일 수 있다.



 나카야마의 말대로 일본의 주류는 한국이 언젠가는 일본을 버리고 중국이 주도하는 중화질서에 적응하는 길을 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영향에서 떨어져 나가면 일본의 방위선은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처음으로 한일해협으로 후퇴하고 만다. 이는 19세기 말 이후 일본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한반도 정책이 150여 년의 세월을 거쳐 거대한 실패로 끝나게 됨을 뜻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본인들의 초조감은 한국인들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필자가 도쿄에서 일본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과 만날 때마다 귀에 못 박히게 듣는 질문은 "한국은 중국과 일본 중 어느 편이냐"는 것이었다. 지난 역사를 사죄하지 않으면서 슬금슬금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본. 그리고 힘의 균형이 바뀌면 언제든 중국편에 붙을 수 있는 한국. 한일 간의 갈등과 상호 불신은 앞으로도 증폭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권이 이 같은 양국 간의 불화에 대해 세밀하고 따뜻한 관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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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7-21 00:49:45

근데 사실 명청교체기에 명나라 편드는 것 너무 당연했던거라 봅니다.
정말로 우연에 우연이 겹친게 컸죠.

글의 큰 내용과는 별개로 눈에 띄는 내용인지라 몇 자 써봤습니다.

2019-07-21 00:58:29

근데 이마저도 어찌 보면 일본 극우파의 자국민 선동 일환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우리가 중국에 잘 보이려는 이유야 경제적으로 워낙 의존도가 높아서지만
정치 경제 문화 안보 등등 모든 분야에서 제일가는 우방이 미국이라는 건 너무나 명백하니까요.

WR
2019-07-21 01:00:05

 참고로 길윤형씨는 한겨레21 편집자이십니다. 당연하게도 아베에 대해 광장히 부정적으로 쓰고 계시죠. 그런데 그런 분이봐도 저 이야기는 꼭 해야 했던 듯합니다. 

2019-07-21 01:00:56

정말 일본은 이해할 수가 없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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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01:17:31

근데 애초에 한국이 일본을 선택할 일은 일어날 수가 없겠죠.

별개로 중국은 최대 무역시장인지라 경제적으로 친밀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중국에 친화적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는 모든 면에서 친미국가입니다.

2019-07-21 01:28:38

당장 우리나라가 6.25때 치고박고 싸운 나라 중 하나가 중국이고 일본은 그때 우리에게 팔은 무기로 경제를 일으킨 나라라 모를 수가 없을텐데 미 중 사이에서 중국에 옮겨 탈것 같다는건 일본 주류 사회도 역사교육은 안받는건가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베정권은 그걸 이용하는거 같다란 생각이 드는건 제가 너무 그들한테 감정적인 걸까요.

19
2019-07-21 01:34:22

우리가 중화사상을 잘 알고 그 아래에서 수 천년 동안을 오랑캐, 열등한 민족으로 불리며 살아왔기 때문에 중국의 G2 부상을 자연스러운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국왕이 황제 앞에서 삼배고두를 하며 신하로 충성을 맹세해야 자치적 통치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불평등하고 고압적인 조공제도를 수천 년 겪었기에 우리 국민들은 그 폐단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가장 끔찍한 일로 여길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민주화 붐이 일어나고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다음 해에 미국에 공부하러 갔는데, 아이러니칼 하게도 민주화 바람이 불던 그 시절이 6.25 이후 우리나라에서 반미감정이 가장 높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가서 새로운 사실들을 접했을 때 저는 부정적이던 레이건 정부에 대해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사실은 레이건과 당시 국무장관을 맡았던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조지 슐츠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썼는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면 우리가 민주화를 이룬 가장 큰 이유는 레이건 행정부가 5공 정부에게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민주화를 요구하며 평화적 정권교체를 약속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건 국내에 있으면 잘 알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이렇듯 미국의 패권시대에는 우방국에게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긍정적인 요인들을 잘 활용한 것이 우리 국민의 능력이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우리가 미국을 버리고 중국편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수천년 겪어봤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일본이 알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 것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근래에 아프리카의 몇 나라들이 친근하게 다가온 중국과 멋도 모르고 가까워졌다가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지금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예전에 말하기를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첫 번째는 일본, 두 번째는 중국,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러시아와 미국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이 동맹인척 하면서 뒤에서 거짓말을 하고 광물 자원을 염가에 빼가고 등쳐먹는 행태를 벌이는 것에 북한이 질려버렸기 때문입니다.

2019-07-21 09:06:52

반일 감정만큼 반중감정도 큰데 누가 미국 대신 중국에 붙으려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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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12:25:02

 우리 입장에선 북한과 협력해서 일본,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예전에 대학원 다닐때 학회 나가면, 중국 학자들은 우릴 자기 세력으로 편입하려 애쓰고, 

 

일본 학자들도 자기 세력으로 포섭하려고 계속 노력하는데, 

 

한국 학자들은 일단 남한이 북한이랑 사이 좋게 지내는데 둘 다 협조해라.

 

그러고 나서 우리에게 잘해주는 애들이랑 잘지낼꺼다. 이런 입장이었죠. 

 

이게 우리 입장에선 제일 이익이 되는 방향은 맞다고 보는데, 중국과 일본학자들은 둘 다 싫어 하더군요. 

 

왜나면 지금보다 남한의 발언권과 영향력이 강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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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7-21 19:13:58

전 솔직히 변명거리로밖에 보이지 않네요. 적반하장이기도 하고요. 직접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거리적, 지형적으로 중국과 훨씬 가까운 한국. 그리고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한국이 느끼는 위협이 클까요, 일본이 느끼는 위협이 클까요? 비극적인 한국전쟁 중 이념전쟁의 최전방에서 피를 흘린건 누구인가요? 가장 이득을 본 국가는? 그보다 좀 더 전인 세계대전때는요?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였죠? 웃기지도 않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였던 사무엘 헌팅턴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제시한 시각과 매우 흡사한데, 세계 각 국가들을 문명권별로 분류해 이 문명권들간의 충돌이 앞으로의 갈등이 될것이다고 했죠. 거기서 한국, 베트남 등을 중화권 문명으로 분류했고, 이슬람권은 전부 퉁쳐서 이슬람권, 서구권 뭐 기타등등. 역사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깊이가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그것때문에 대차게 까인 시각이기도 하고요.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국가들이 중화권에 속해있으니 친중을 할것이고 그것때문에 불안하다'라는 불안감 보다는 '역사적으로 왜구의 침략이 수백번이 넘으니 일본은 한국을 재침략할것이고 그것에 대비해야한다'는 시각이 더 현실적이죠.
그리고 저 시각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게 만약 한국이 친중적인 스탠스를 가지는게 불안하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에 구애를 해야지요. 일본이 제대로 과거반성, 배상, 사과하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지속적으로 한국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는데도 한국이 친중으로 기울었다면 조금 이해를 하겠지만 그딴건 없었죠. 오히려 일본의 불안한 속내는 초강대국인 미국을 등에 업고 이념전쟁에 편승해 한번도 제대로 청산을 안한 과거사 문제를 한국, 북한, 중국이 공동으로 제기하고, 미국이 외교적으로 일본편을 들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동북아에서 완전히 고립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 고립은 자신들의 과오 때문이지 한국의 중화권으로의 편입 때문이 아닙니다.
지들이 잘못한 점은 죽어도 인정을 안하고 다른 분석만 내놓는게 참,, 기가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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