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한달반 더 살면서 느낀점
지난번 글을 쓴지 벌써 한달 반 정도가 지났네요.
1. 휴가 기간이 시작됐습니다.
프랑스 대학들도 우리나라처럼 1년에 2학기이며 각각 3월과 9월에 학기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6월말~7월초에 석사, 박사 디펜스들이 몰려 있었는데, 그 시즌이 끝나고 나니 본격적으로 휴가 기간에 들어갔네요. 7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슬슬 조짐이 보이더니, 7월 중순이 넘어가니 체감상 사람이 절반 넘게 빠진 것 같습니다. 8월엔 더하다고 하는데 정작 저도 8월에는 휴가를 갈 예정이라 확인은 못할 것 같네요 (...)
2. 지하철이 공사도 잦고 고장도 잦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인데, 지하철 특정 구간을 한 일주일동안 아예 닫아놓고 공사하는 일이 매우 잦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 샹젤리제 거리 구간 3~4개 역을 아예 문을 닫고 공사를 해서 열차가 서질 않는다던가... 8월 중순에 프랑스의 인천공항이라고 할 수 있는 샤를 드골 공항에서 파리 시내로 연결되는 지하철 구간을 전부 닫는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이건 진짜니까, 혹시 다가오는 8월에 프랑스 방문 예정이신 분들은 일정 확인해보시고 버스를 이용하시거나 하셔야 합니다.)
고장도 잦은데, 열차가 중간에 한 10~20분 그냥 서있는건 예사고, 한번은 아예 30분 정도 서있더니 내리라는 방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환승역이었어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고 출근했는데, 원래 30분 정도 걸리던 출근길이 1시간 반으로 늘어났었습니다.
3. 프랑스 혁명기념일에는 에펠탑 근처에서 에어쇼와 불꽃놀이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이 프랑스 혁명기념일이었는데, 이 날 밤 11시에 에펠탑 쪽에서 에어쇼와 불꽃놀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듣기로는 파리 안에서 1년 중 유일하게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는 날이라던데, 관광 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은 구경이 될 것 같습니다.
4. 그런데 하필 그날이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4강전, 글을 쓰는 오늘이 결승전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프랑스는 제국주의가 유행하던 시절에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을 식민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식민지 출신 아프리칸들이 많이 이민자로 넘어와있는데요. 이 사람들의 축구 열기가 아주 대단합니다. 저 혁명기념일에도 나이지리아와 알제리의 4강전이 있었는데, 알제리가 경기 막판 맨시티에서 뛰는 리아드 마레즈의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이기는 바람에... 아주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흥분한 알제리 출신 이민자들이 길거리에 서있던 차를 불태우는 등 (!?) 사건 사고들이 있었고 매우 소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제 어제가 됐네요) 결승에서 알제리가 세네갈을 누르고 우승했는데, 지금이 새벽 1시반인데 아직까지도 밖에 차들이 경적을 계속 울리면서 도로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제 숙소 창문이 하필 큰 도로를 바로 바라보고 있고 날이 더워 창문을 열어야 잠을 잘 수 있는데, 닫자니 더워서 잠을 못자고 열자니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내일이 주말인게 참 다행이네요. 작년에 프랑스가 월드컵에 우승했을 때는 전국민이 다 저런 식이었다던데... 없었던게 다행이였구나 싶습니다.
이제 저도 휴가로 한국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4달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 마음껏 먹고 8월 말에 파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매니아 분들도 휴가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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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불꽃축제는 여의도 불꽃축제보다 인파규모가 훨씬 크더군요.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