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특별한 음식
어릴때는 백인만 보면 미국인, 외국인은 다 미국인인지 알고지내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백인은 다 영어를 잘 할거라는 이상한 선입견도 있었지요. 생각해보면 한국은 미국문화의 영향을 유난히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굉장히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그 중 뉴욕은 아주 뒤죽박죽 되어있는 재미있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세계의 왠만한것이 다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하였는데 그 중 재미있는 음식들도 많습니다.
1.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의 햄버거 입니다. 보통 뉴욕 하시면 쉑쉑버거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쉑쉑버거가 프렌차이즈로써 인지도가 높다면 피터루거는 드라이 에이징한 소고기로 만드는 햄버거와 티본스테이크로 유명세를 떨치는 집입니다.
유럽에서 맛있다는 버거집들도 꽤 가봤습니다만 이 집은 조금 특별합니다. 미디움레어로 주문해도 질퍽하지 않으며 소스가 전혀 없이 고기,치즈,양파만으로 구성되는데도 맛의 빈틈이 없이 꽉찬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고기맛 만으로 만드는 햄버거는 흔치 않은데(여기밖에 못 봄) 고기맛으로만으로도 햄버거가 이렇게 맛있구나 하는 신세계를 알게해 준 버거입니다.
2.합키의 상하이 크랩입니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이 식당은 한국인 사이에서는 워낙 유명한지라 가보신분들도 많으실겁니다. 특이한건 이름은 상하이 크랩인데 실제는 상하이 크랩이 아니라는거. 실제 상하이 크랩은 중국에서도 굉장히 고가입니다. 조리법은 오로지 스팀으로만 조리하며 보통 샤오싱와인과 곁들입니다.
사진은 마늘에 볶은 게다리입니다. 저는 게요리라고 하면 데쳐내거나 찐것 또는 탕으로만 먹을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마늘 기름과 강력한 불에 볶아내는 조리법이 존재할거라 생각도 못 해봤지요. 왠지 게 고유의 맛을 해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고소한 마늘향과 짭짤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아주 중독성 있는 맛을 냅니다. 한 접시면 앉은자리에서 와인 한두병은 게눈 감추듯 사라집니다.
이 집은 술을 가져가도 콜키지를 따로 청구하지 않는데 이 지역의 대부분 식당이 그런것 같았습니다.
3.성게 크로스티니
여긴 아쉽게도 식당이름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크로스티니는 빵위에 뭔가를 얹어서 먹는 이탈리아 요리인데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보통 살라미, 프로슈토 같은 염장육이나 치즈 또는 바질페스토 등을 올려먹는게 흔합니다. 해산물 계열은 기껏해야 청어절임이나 연어, 데친 새우 정도인데 뉴욕에서는 무려 성게소를 올린 크로스티니가 있습니다. 이 성게소에 돼지기름(라드)을 올려서 한번 구워내거나 달팽이를 볶아 올린 크로스티니도 있지요.
성게와 빵 이 생각치도 못한 조합은 의외로 상당한 궁합을 자랑하는데 성게의 부드러움이 먼저 들어가고 뒤에 폭신함과 바삭함이 느껴지는 빵으로 마무리 됩니다.
뉴욕에 갔다온지는 꽤 됐는데 이 세가지 음식은 꽤나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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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생활 4년 간 1번 피터 루거말고는 둘다 본 적이 없네요 ㅠㅜ 언젠가 다시가서 먹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