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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Toms는 왜 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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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26 20:50:04

2010년 초반때쯤 한창 유명세를 타고 글로벌하게 유행을 탓던 Toms 슈즈를 기억하시나요?

제가 늘 생각했던 사업에 대한 생각은 결국 사업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실용성이나 상품 자체의 가치가 비슷한 상품과 비교했을때 약간 떨어지더라도 결국 사람 마음을 끄는 긍정적 감정 마케팅과 영업을 한다면 그게 시장이 반응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Toms는 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한때 성공을 이룩했던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핫했던 Toms 슈즈는 제 기억으로는 한국에 상륙하고 1~2년만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수요가 가파르게 줄어들었죠.

 

그 이유에 관하여 설명하는 글을 요약해보자면 

1. 상품성 부족 - 첫번째 나온 히트모델 이후로 전혀 히트상품이 없음.

2. CEO의 경영자 마인드 부재 - CEO는 회사 경영인으로서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고 최고 신발 기부자로 생각한다.

3. 사모펀드 - 사모펀드 운영 실패로 인한 부채 증가 및 카피캣의 등장

라고 나와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 네가지가 나오지 않았기에 약간 곁들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는 가격입니다. 2012년 Toms슈즈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알았을때 Toms슈즈의 가격을 $8.99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49.95로 7년동안 5배의 가격증가를 보인는 미친 가격인상을 보여줍니다. 사실 Toms슈즈는 신발로서의 실용성을 따지자면 매우 취약한 신발입니다. 제3세계에 다량 보급이 쉽게 이루어지기 위하여 무게를 줄이는건 필수였기에 어쩔수 없이 아웃솔은 매우 얇은 내구성, 그 위를 뒤덮는 외피는 여성용 두꺼운 원피스 정도의 뚜껍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추운날에 신는다는건 발가락을 얼리겠다는 생각이고 계단을 걷다가 턱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발톱이 부러질수도 있는 정도의 신발이죠. 마케팅이 성공하고 물건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도 물품 자체에 어떠한 메리트도 없이 가격만 늘어나는건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좋은 이유죠. $8.99가 아니라 $18.99였더라도 쪼리정도로서의 메리트는 있으니 적당한 가격책정으로 볼 수 있으나 (특히나 한개의 신발을 샀을때 한개의 신발이 기부된다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때는요) $49.95는 소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책정이죠.

 

두번째는 경영철학입니다. Toms슈즈는 비영리단체의 철학을 가지고 시작된 사업입니다. 한개의 신발을 살때마다 다른 한개의 신발이 기부된다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로 시작된 사업이죠. 보통 회사의 경영철학은 일관성이 있을때 긍정적인 이미지를 발휘하고 충성도가 높은 고정 소비자층을 만듭니다. 링크의 글에도 나와있지만 2015년 Toms의 CEO는 전문 경영인을 물러나고 스타벅스 사장 출신의 경영인으로 교체합니다. 그 전에도 이윤을 내려는 징조는 있었지만 이윤내는 기업으로 이름높은 스타벅스 출신의 경영인이 왔는데 회사의 철학이 그대로일리가 없지요.(스타벅스는 자사의 직원에 대한 복지로는 이름이 높으나 실제 커피농장에서 수입하는데 계약을 맺고 딜을 하는 방식은 결코 착하지 않습니다.) 하나사면 하나는 기부라는 착한 이유는 명분뿐이고 실제로는 이윤을 내기 위한 회사로 탈바꿈 해버립니다.

 

세번째 이유는 마케팅의 실패입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로 Toms의 광고를 본적이 마지막으로 언제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알려 소비자를 끌어내야 하는데 광고 자체가 안보이죠. 그 다음으로는 발전된 디자인의 스토리텔링의 부재입니다. Toms의 말도 안되는 성장의 원동력이 첫번째 모델의 디자인의 훌륭함이냐고 묻는다면 전 절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Toms의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감성마케팅입니다. 나의 소비행위가 사실은 기부행위다라는 아직도 기독교적 사회분위기가 남아있고 검소한 삶을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미국인 및 많은 비슷한 문화권에 소비행위 자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소비 자체도 큰 지출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매우 쉽게 접근하고 폭발적인 매출을 이루어냈습니다. 실제로도 크리스챤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간 경우도 많구요. 그렇다면 그 이미지를 쭉 유지했어야 합니다. 새로운 신발의 모델들을 보니 확실히 처음 모델보다는 단단해진 아웃솔, 보호력이 좋아진 외피가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모델의 마케팅을 이제 더 안전한 발걸음을 아이들에게 제공할수 있다라는 이미지로 나가야 합니다. 

 

네번째 이유로는 투자의 실패입니다. 톰즈는 새로운 신발라인에 주력하기 보다는 선글라스의 판매와 커피의 판매로 선글라스 하나 구매당 한 아이에게 시력회복 기회를 주고 커피 한잔단 한개의 식수를 보급한다는 콘셉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것또한 뼈아픈 실책입니다. 우리가 신발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주체없이 소비를 할 수 있었던건 신발이 없을때에 오는 불편함에 절실히 공감할 수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선글라스와 커피는 기호물품이라고 봐야하지 필요물품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톰스의 처음 방식이었던 저렴하고 보급이 쉬운 안경사업만 했다면 이미 엄청나게 높게 책정되어있는 미국의 안경시장의 대체자로 등장하여 순식간에 높은 시장 점유율을 이룰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고, 커피 대신에 식수 사업을 했다면 톰스의 기부이미지와 이미 높은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훨씬 괜찮은 마케팅과 영업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톰즈가 이렇게 변한게 회사 자체의 무능력일지 아니면 경영진이 갑자기 욕심이 생긴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사회적인 기업을 운영해보고 싶고 그게 아니더라도 사회에 긍정적인 사업이나 경제활동을 하고싶은 사람으로서 톰즈의 실패와 실수들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윤이 아닌 사회적인 기여가 목적인 기업이 긍정적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소비문화에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었던 혁신기업의 몰락이 유난히 안타까워 간밤에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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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6-26 21:54:18

제목을 보고 문득 생각해보니 탐스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꽤 여러 켤레 사서 잘 신었었는데 정말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브랜드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말씀하신 이유보단 그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디자인의 에스파드류를 신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브랜드의 철학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듯한 인상도 있었고 말이죠.
근데 아무리 좋은 철학을 가진 브랜드고 가격이 저렴해도 신발 자체가 경쟁력이 있지 않다면 그 인기가 지속되기 힘든데 에스파드류의 유행이 지나가고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기엔 본문에 적으신 것처럼 탐스라는 브랜드의 포지션이 매우 애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WR
2019-06-26 22:03:04

맞습니다. 한창 그때 에스파드류가 뜨고 초기 디자인이 칭찬도 많았죠. 그 후로 톰스도 결국 신발 시장만의 한계성을 느껴서 사업확장을 이뤄낸것 같은데 결국 사업확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게 큰것 같더군요

2019-06-26 22:17:06

뭔가 한끗을 넘어서면 그냥 반스처럼(반스가 그냥 반스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유행과는 크게 관계 없이 어느정도 탐스 에스파드류 매니아층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걸 넘어서질 못 한 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이쁘고 편하고 가볍고 진짜 좋긴했는데 말이죠.

WR
2019-06-26 23:07:23

현재 나오고 있는 모델들이 실제로 반스나 컨버스같은 단화느낌으로 라인을 뽑고 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라인뽑고 디자인은 적당히 카피해서 했으면 됐을텐데.... 아쉽습니다.

2019-06-26 22:13:56

기업윤리 관련 과제물 발표에는 탐스가 지겹도록 들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몰락했을줄은...

WR
2019-06-26 23:09:11

저도 참...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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