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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차왕 엄복동 후기 (vs 걸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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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13 19:05:05
자전차왕 엄복동, 걸캅스의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라고 적으면서도 이 영화를 굳이 보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래도 의무감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문구를 삽입해봅니다.

 

 

UBD라는 단위를 남긴 자전차왕 엄복동(이하 엄복동)을 봤습니다. 이 영화는 정말 기대치가 바닥 그 자체였는데요, 그래도 최대한 편견 없이 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든 생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처참한 흥행성적, 그에 따른 각종 조롱거리가 됐던 것에 비하면 영화 자체는 그렇게 나쁘진 않습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엄복동을 욕했을까, 왜 그렇게나 노잼이라고들 이야기 할까 하고 봤던 영화였습니다.

 

생각보다 배우진도 빵빵했고, 와 이 정도면 제법 올스타급 라인업인데 싶을 정도로 대부분이 아는 얼굴이고 그랬습니다.

 

네...그게 문제였습니다. 저는 위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했던 것이 제작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에 제작비가 150억원이나 들어갔다고!!? 이런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에 엄복동이 저예산 영화처럼 나왔더라면 지금처럼 이런 조롱거리가 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냥 그저 그렇게 실패한 영화 정도로 끝났을 것이 가성비를 생각하게 되니 역대급 폭망, 단위가 신설된 영화가 된 것이겠지요.

 

제가 본 엄복동 영화의 특징들을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춘기 청소년 드라마같은 느낌이 드는 설정

뭔가 소제목을 선정하기가 좀 어려웠는데, 말 그대로 조금 유치합니다. 억지로 감동코드를 주려고 하는 부분들도 있고, 대사들이 조금 많이 오글거립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이기 때문에 애국심을 자극하는 내용, 독립운동을 하는 이야기들인 필수인데요, 이런 요소들 자체는 워낙 많은 영화에서 다뤘고, 그게 나쁘다고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만 영화 중에 대충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정확한 대사는 아니고 뉘앙스만 따왔습니다.)

 

우리가 총은 못들어도 자전차로 싸울 수 있다.

엄복동을 처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 일입니다. 자전차 경주로 이겨서 조선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줘야 합니다.

아 정말 너무 오글거렸습니다. 아무리 자전차왕 엄복동이지만, 너무 자전차 경주 쪽으로 흘러가도록 맞춰나가는 영화의 설정, 아 설마 그런 대사를 하진 않겠지? 하는 순간에 어김없이 나오는 위와 같은 대사들은 오 맙소사 이것이 말로만 듣던 엄복동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몰입도가 떨어지는 정지훈의 연기

평소에 정지훈의 연기가 그렇게 떨어진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맡은 바를 늘 잘 소화해내고,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고 보는데요, 이번 엄복동 역할은 정말 소화를 잘 못해낸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소박하여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청년의 모습이었는데, 뭔가 그것을 정지훈이 연기를 하는데 몰입이 잘 안됐네요. 표정이나 이런 것들도 어색했고, 무엇보다 실제인물이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정지훈 피지컬이 너무 좋아서, 거의 인간병기급이어서 당연히 다 자전거로 다 때려잡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만약에 이 엄복동 역할을 수더분한 느낌이 더 나고, 피지컬적으로 막 뛰어나지 않은데도 자전거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타는 이런 것으로 해서 유해진이 이 역할을 맡았다면 그냥 저는 개인적으로 더 몰입은 됐을 것 같네요, 이겼을 때 감동 또한 있을 것 같구요.

 

뻔하디 뻔한 전개의 연속

보통 사람들이 진부하다 재미없다고 하는 영화들의 공통점이 스토리가 진부하고, 예측이 가능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뻔하게 흐르고, 뻔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마지막 장면에 엄복동이 자전거를 일본총독부가 앉아서 관람하던 자리로 던지고, 일본경찰들이 엄복동을 잡으려고 하고, 총으로 쏘려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때 설마 경기를 구경하던 한국사람들이 엄복동 앞을 막아서진 않겠지? 하는데 엄복동을 지킵시다!!!!!!! 하면서 어김없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인간 바리케이트가 쳐집니다. 여기서 애국가를 부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건 너무 뻔하지 않나 하는 순간 어김없이 동해물과 백두산이... 하며 애국가가 울려퍼집니다. 

감동적인 상황,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뭉클해야 하는 장면인데도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은 이미 머리 속에 그려지는 각본과는 한치도 다르지 않게 흘러갔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간단평가

전체적으로 참 제작비에 비해서 너무 못뽑아도 못뽑았다 생각이 드는 영화지만, 못봐줄 정도다 그런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았지만, 제작비를 들으면 갑자기 막 슬퍼지는 그런 영화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엄복동이 걸캅스보다는 훨씬 좋은 영화였고, 엄복동이 걸캅스에 엮이는 것이 슬픈 상황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엄복동은 걸캅스에 비해서 좋고,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걸캅스와 엄복동 간략한 비교

 

이쯤에서 두 영화를 모두 본 입장에서 비교를 해보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간략하게 비교를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영화의 공통점 진부한 스토리와 뻔한 전개라는 점이 닮았습니다. 그리고, 비슷하게 좀 과장된 설정이나 오글거리는 대사 이런 것들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는 감은 있습니다만, 걸캅스와 엄복동은 딱 한 마디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엄복동은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난 이후에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들지 않았습니다. 나쁘진 않았으나 이런 아쉬움은 남는 영화였다 이 정도로 평가를 하고 마무리가 되는 영화였던 반면에 걸캅스는 보고 난 이후에 솔직히 기분이 조금 나빴습니다. 가뜩이나 성별갈등으로 시끄럽고, 이것을 해소해나가기 위해서 같이 노력해나가야 할 상황에서 이 영화는 오히려 성별 간의 갈등을 더 조장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드는 영화였고, 영화 속에서 남자들을 과장되게 표현하여 뭔가 더 나쁘게 만들어서 여경들이나 여자들이 겪는 고충을 전달하려고 했다는 점을 보고서는 불쾌함 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엄복동이 걸캅스보다 훨씬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엄복동에는 욕설도 나오지 않고, 가족끼리 혹시라도 보실 일이 있다면 저는 엄복동을 그래도 추천드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진부하고, 아쉬운 부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제작비 상황이나 여러가지를 모르고 영화 자체만 본다면 가볍게 그냥 감동코드가 있는 영화구나 하면서 보시기엔 훨씬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면 굳이 시간이 너무 많다 이런 마음이 아니시라면 두 영화 모두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둘 중에 하나만 봐야한다면 만약에 직쏘가 밀실에 가둬두고 게임을 하도록 하지 넌 평생 이 방에서 한 가지 영화를 봐야만한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저는 이성경이 예쁘다 하더라도 엄복동 고르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 정지훈, 정석원 이런 배우들 몸매보며 자극받아서 괜히 푸쉬업이라도 한 세트 더 하게 만드는 영화인만큼 엄복동을 고르고 싶습니다.

13
Comments
3
2019-06-13 19:12:00

http://talkimg.imbc.com/TVianUpload/tvian/TViews/image/2019/01/17/dN1aHJHluxsX636833511429102430.jpg

실제 엄복동과는 피지컬 차이가...

WR
2019-06-13 19:13:39

와...차이 어마어마하네요. 자전거 최종병기 느낌이네요 비는

2019-06-13 19:21:54

너무 차이 나는데요....

2019-06-13 19:48:34

그래도 하체는 실제가 더 좋으시네요.

2
2019-06-13 19:12:39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스카님 덕에 영화 두편 보고 가네요~

2019-06-13 19:20:38

영화는 안 봤지만 비가 맡는것 보단 차라리 이범수가 롤을 맡았다면 그게 더 어울렸을거 같습니다.

범수형님은 예전 맛깔나던 조연 하던 시절이 더 친근하고 좋은데 지금은 너무 큰 배우가 되버렸어요 

비의 비호감+ 촌스런 이미지, 디워 +윤제균 감독 작품들 이후 국뽕연출에 대한 거부감, 어설픈 cg가 만나서 안 좋은쪽으로 시너지를 100% 이상 올린 느낌입니다  

150억 제작비라고 해도 일인 투자나 마찬가지라서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죠. 

2019-06-13 19:22:30

저도 영화개봉할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1
2019-06-13 19:24:46

아스카님이 매니아의 영혼이시군요

2019-06-13 19:33:40

영화는 안보고 그 매니아였나 어디 다른데였나에서 우연히 봤는데...엔딩에 한국인들이 몰려들어 엄복동을 구한다는 부분은 실화라는 이야기가 있는걸 기사첨부 짤이었나 아무튼 뭐랑 같이 본 적이 있습니다. 엔딩에서는 실화바탕으로 했다가 뻔하단 소리를 듣게 되었나 보네요.

WR
2019-06-13 20:33:18

와 그 부분은 정말 실화였군요. 여러가지가 복합되면서 스노우볼이 굴러왔기 때문에 실화였음에도 실화같지 않게 느껴지게 됐던 것 같습니다. 멋진 일화인데 표현된 것으로는 그 느낌을 잘 못 살린 것 같아 아쉽네요.

2019-06-13 20:09:04

농담삼아 시대 반영하면 곽한구가 최고의 캐스팅이었을 거라는 분도 있더군요.

WR
2019-06-13 20:58:58

아...그건 제가 못봤습니다.

 

엄복동이 명성에 비하면 그리 나쁘진 않았던 영화여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전 괜히 스피드레이서가 더 별로일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건 제목 조차도 못들어본 것 같아서 더 그러네요.

2019-06-13 23:56:12

욕 보셨어요 살신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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