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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스 : 앤드게임 리뷰 / 11년 간의 여정 속 허투루 버리는 자식은 하나도 없었던 영화(약스포 0, 드레그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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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15:42:44

이 리뷰에는 전개부분 스포가 있습니다.

대신 화이트 처리하였고 아직 안보신 분들이 희열을 느끼실만한 컷들에 대한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소중한 이들을 잃는다는 것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큰 일일 겁니다. 갑자기 내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그 공백감에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럽고 갈피를 못 잡을만큼 혼란스러워 방황할 사람들도 많을테고요.

 마블 스튜디오의 지난 11년 간의 첫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번 영화 ‘어벤져스 : 앤드게임’ 의 시작이 은퇴한 호크아이의 집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일 겁니다.

히어로 호크아이가 아닌 평범한 아빠 클린트 버튼의 눈으로 가족들이 사라지는 재난을 겪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는 히어로 물이 아닌 거대한 재난에 대한 추모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예상도 못한 첫 장면에 머리를 쌔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더 이상 인피니티 워의 그 사건이 흥미진진한 액션 이야기가 되어 어떻게 타노스의 목을 치게 될까가 아닌 우리 가 잃은 소중한 것들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가 이 영화의 주제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은 이런 재난으로 소중한 이들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다시 살아가려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영화 시작 10분 좀 됐을까 말까한 시간만에 타노스의 머리를 잘랐지만 그 후 5년 뒤를 보여주며 영화는 남겨진 자들의 다양한 군상들을 보여줍니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다들 그 모습들은 우리가 알던 이들이 아닌 하나 씩 나사가 빠진 듯한 모습입니다. 

(*전개 부분 스포가 될 수 있어 하얀 색 처리합니다. 궁금하시면 드레그해서 보세요.)

캡틴은 자신의 슬픔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희망을 심어주려 하지만 그 속에서 실패한 자신에 대한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나타샤는 누구보다 의연한 척 하지만 이미 속은 무너져 위태위태한 모습이고 토니는 그토록 바라던 포츠와 결혼 후, 딸도 가지고 행복하게 살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 듯 보이지만 공돌이었던 그가 양자역학과 타임 패러독스가 갖는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 프라이데이와 시뮬레이션 모형을 여러 번 설계할만큼 아직도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토르가 가장 가관인데, 그는 삶의 의욕을 잃고 방구석 폐인이 되어, 인피니티 워에서 이룬 성장도가 다시 철부지 던 토르1 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에겐 더 이상 신으로 자긍심도 백성들에 대한 책임감도 보이지 않아요.

헐크는 음……내면의 평화를 이뤄 프로페서 헐크가 되었는데 글쎄…단독영화가 없는 캐릭터의 설움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일상들이 반복되는 와중에 우연한 사고로 스캇 렝이 다시 양자차원에서 되돌아오며 반전이 시작되고 이를통해 사건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이 모두를 다시 하나로 묶는다가 이 영화의 줄거리 입니다.

(*스포가 될 수 있어 하얀 색 처리합니다. 궁금하시면 드레그해서 보세요.)

영화는 사건을 되돌리기 위한 방법으로 스톤들을 다시 모으는 것을 제시하며 기존 타임 슬립물들의 딜레마인 타임 패러독스를 헐크의 간단한 한 마디로 치웁니다.

 

"이미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그 과거는 과거가 아닌 미래가 되고 지금의 미래는 그 시점의 과거로 순서가 쓰여진다."

 

기존 설정의 문제점을 한 방에 부정함으로써 뒤집고 다시 설정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이 방법은 괜찮았습니다. 쓸데없이 힘빼고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굉장히 스마트한 처리였다 생각해요.

시간 추적을 통해 각 시간 대에서 스톤들을 빌려오고, 그 스톤들을 통해 다시 원상복구를 시키고 그걸 원 위치시켜 다원우주로 발생과 각 우주의 교차점을 없앤다는 설명도 깔끔하게 헐크와 에인션트 원의 대담을 통해 그래픽과 정리한 점도 좋았습니다. 설명을 한다면 이렇게 해야지 오만 잡스러운 대사와 중2병 걸린 컨샙이나 딱딱한 강의가 되어선 안된다는게 제 생각이에요.

영화는 이 시간여행들을 통해 각 영화들의 명장면이나 우리가 꿈꾸던 재회, 여러 원작팬들에 대한 팬 서비스 등을 영리하게 끼워넣어 재미를 줍니다. 

이 구간들에서 정말 여러 번 웃고 울었던 거 같아요.

토니는 아버지와의 대면을 통해 자신이 아버지만큼 성장하였음을 보여주면서 까칠했던 부자관계를 자신이 정리할 시간을 주고 토르는 그동안 토르를 억누르던 선천적으로 타고난 위치에 대한 중압감과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 등을 이겨내게 되면서 다시 정신적 회복을 이룹니다.

 

무튼 여차저차한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영웅들이 세상을 원래대로 돌려놓는데 성공하는게 이 영화의 큰 줄거리입니다.

전작인 인피니티 워를 보면서 가장 큰 걱정이 토르가 엄청난 파워업을 하게 되면서, 타노스가 토르에 캡틴마블까지 있는 어벤져스를 상대로 어떻게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을까였는데 굉장히 참신한 파워밸런싱을 통해서 영화는 악역과의 긴장감 조성에 성공했습니다.

전투신들에서 보여주는 비주얼 뽕들은 역시 좋았고, 지나가는 떡밥이나 서비스 신 같이 넘어가던 각 솔로영화들의 부분이 이 영화에 와서 환호성과 감동을 자아내는 장면으로 되돌아 올 때, 느껴지는 희열도 엄청났어요. 3시간의 부담스러운 러닝타임이지만, 보면서 전혀 지루한 감이 없어 마치 1시간 반 짜리 러닝타임의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내 방광은 그렇지 못했지만)

 

다소 극적인 장면들을 위한 설정구멍들이 몇몇 보이긴 하지만 영화는 ‘그딴 거 모르겠고 그냥 쳐봐’ 하는 태도로 남발하지 않고 최대한 지키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있었습니다.

위대한 11년 간 여정에 걸맞는 장대한 드라마였습니다. 특히 후반 부, 전투신에서는 누구라도 전신이 짜릿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전 한국관객들이 그렇게 다 같이 환호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치게 될 줄은 생각 못했어요.

떠나간 것들에 대한 추모, 그리고 그 문제를 이겨나가기 위해서 우린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나있는 영화로 히어로 물보다는 재난을 이겨내는 휴먼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이 더 비중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한 프렌차이즈들에 대해 흥행을 떠나 모든 영화가 마블에게는 하나하나 소중한 자식들이었음을 담은, 속깊은 헌사가 잘 담겨있는 영화였다 생각합니다.

 

끝으로 엔딩 후 쿠키는 없지만 

크레딧 후까지 기다리시면 기다릴만한 보람이 있는 끝인사가 있습니다.

안보고 가셔도 무방하지만 깔끔하고 여운이 남는 끝인사여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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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4-24 15:44:44

이번 영화는 간략하게 말하면 히어로들의 PTSD극복기였고, 거기에 대한 팬서비스들이 훌륭해서 마블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WR
2019-04-24 15:49:51

동감합니다. 무튼 깔끔한 끝맺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억지로 다음 번에 이어갈 이야기가 있으니 기대해! 이러면서 쿠키를 던져주지 않고

팬들이 좀 더 추억할 수 있게 빠져줘서 고마웠습니다. 

1
2019-04-24 16: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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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19-04-24 17:53:46

저도 조만간 한 번 더 보려고요

아무래도 한 번 보고 가긴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영화완 별개로 뭔가 헛헛하고 그렇습니다

2019-04-24 16:23:54

크레딧 후에 뭐가 있었나요? 쿠키 없다 그래서 음악만 들었는데요

WR
2019-04-24 17: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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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18:47:47

아아 그랬었군요 놓쳤네요 2회차때는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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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1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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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20:22:00

명대사죠

WR
2019-04-24 21: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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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22:52:21

어벤져스가 코메디 영화였나 생각 했었습니다

WR
2019-04-25 01: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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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20: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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