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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노스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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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4-24 15:40:44

처음 아이언맨1을 극장에서 보았을 땐 몸에 군살 하나 없는 20대 대학생이었던 제가, 아들을 둔 배 나온 30대 아저씨가 되어 엔드게임을 보고 왔습니다. 설마 10년 씩이나 MCU라는 컨텐츠를 즐기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현실 속 제가 나이를 먹은 것처럼 영화 속 히어로들도 잔주름이 하나 둘 생겨난 얼굴로 스크린에 등장하더군요. 언제나 팽팽한 얼굴로 폭발에 휩싸여도 멋진 메이크업을 유지한 채 권선징악에 앞장서는 초능력자들이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나와 함께 같은 타임라인을 살아오며 나이도 먹고 놀라운 승리와 성공의 기쁨을 맛보는가 하면 처참한 패배와 실패도 겪어온 인간의 모습으로 말이죠.

쫄쫄이 수트 입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xx맨'류의 영화를 보면서 상영시간 내내 이토록 큰 감정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은 (제게 있어) 단연코 엔드게임 뿐일 겁니다. 엔드게임이라는 단일 작품의 완성도가 어마어마해서라기 보다는, 지난 10년간 제 머릿속과 가슴속에 켜켜이 쌓인 세월과 이야기들이 한 번에 폭발해버리는 작품이니까요.

슈퍼 히어로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하더라도 MCU라는 컨텐츠를 즐겨오지 않으셨다면, 그냥 스케일 큰 히어로 무비 정도로 생각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MCU 작품들을 단기간에 몰아서 보고 오신 분들 역시 엔드게임이란 영화를 100% 받아들이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허나 MCU라는 컨텐츠와 10년이란 세월을 함께 즐거이 보내온 이들에겐 큰 재미와 감동과 여운을 고루 남겨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이보다 더 멋진 마무리가 가능할까 싶을만큼 말이죠.

이 이상 수다를 떨면 저도 모르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흘려버릴 것 같으니 여기서 입을 다무는게 좋을 거 같네요.

엔드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MCU 팬'분들은 분명 만족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상영관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스포일러 조심하시고 즐거운 기다림 끝에 큰 재미와 여운으로 지난 10년을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요.

덧)

지인분 중에 입만 열면 "스타워즈 트릴로지의 충격과 공포를 20대 청춘의 입장에서 실시간으로 느껴보지 못한 너희들이 딱하다" 라며 농을 하는 분이 계신데 이 정도면 이제 MCU로 받아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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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4-24 15:32:35

저도 엔드게임 봤지만 난 니 애비 때문에 스타워즈 트릴로지를 받아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WR
2019-04-24 15:34:17

생떼 쓰는거죠

1
2019-04-24 15:34:27

"쫄쫄이 수트 입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xx맨'류의 영화를 보면서 상영시간 내내 이토록 큰 감정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은 (제게 있어) 단연코 엔드게임 뿐일 겁니다."
완벽하게 동의합니다.
보는내내 웃었다 슬펐다 반복했네요.

WR
2019-04-24 15:41:36

본문에 스포일러는 없으나 혹 댓글 중 스포일러가 등장할 지도 몰라서 경고창을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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