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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 내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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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4-24 17:02:20

   안녕하세요?

저는 아들 둘(대2, 고2)을 둔 만 46세의 가장입니다. (결혼이 일러서 아들들이 좀 크죠 ^^)

대학생 시험 기간 관련 재미 있는 글들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어 글 올립니다.

 

1. 첫번째 이야기

지난 주말 와이프와 저는 어머니 점심 사드리러 어머니 댁에 갔습니다.

여느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먹으면 돈 드는데 왜 나가서 먹냐?' 하며 이미 점심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밥 먹고 침대에 바로 누웠는데(전 이걸 참 좋아합니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들립니다.

'밥 먹고 바로 누으면 역류성 식도염 걸리니 1시간 있다가 누워라~' 귀찮았지만 1시간 앉아 있다 누웠습니다.

몇시간 있다가 어머니 집을 나서는데 다리 아파서 걷기도 불편한 팔순 노모께서는

우족탕 한 솥, 파전 반죽 한 냄비, 홍삼/도라지/배 등 온갖 좋은 거 넣고 달인 물 2리터, 멸치 볶음, 연근 볶음과

온갖 자잘한 생활용품 한 보따리를 챙겨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가지고 와서 오늘까지도 아주 잘 먹고 있네요!

팔순 노모에게는 이제 곧 오십이 되는 막내 아들인 제가 아직도 어린 애 같으실 겁니다.

솔직히 가사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가 훨씬 많이 알고 있을텐데도 엄마는 늘 불안하신가 봅니다.

 

2. 두번째 이야기

큰 아들 놈은 저 닮아서 제법 술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밤 늦게까지 만취해서 들어오지는 않아요.

(참고로 저는 일주일에 3~5일, 이 중 2일은 만취 귀가)

그런데 웃긴 건...

지(본인)는 매일 술 쳐먹고 비틀비틀하면서 늦게 귀가하면서 아들놈이 술 먹고 11시 넘어 들어오면 마음이

너무 불안합니다. '어디 넘어져서 다치지는 않았을까?, 혹시 나쁜 놈들한테 당하면 어떡하지?'

말도 안 되는 거죠! 위험한 짓은 지가 훨씬 많이 하면서 훨씬 더 건전하게 노는 아들 걱정이라니?

 

3. 세번째 이야기

요즘 큰 아들 놈 하는 짓 보면(고딩 작은 아들은 더 하지만...) 솔직히 한심합니다.

1학년 1,2학기에 이미수강신청 몇과목 포기한 걸로 알고 있고, 방학/학기 내내 여친 만나기, 핸폰 보기 외에는

하는 것도 없고... 인생의 황금기에 왜 이렇게 무의미하게 보낼까?

공부가 아니어도 여행, 운동, 악기, 독서 등등 유익하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는 수능 이후 1년 반 정도 실컷 놀았으니 철이 들 때가 좀 되지 않았나?

하지만 저는 잔소리는 거의 안 합니다. 왜냐구요?

이런 생각할 때마다 20여년전 저의 대학교 시절이 생각 나거든요.

저도 아무 생각없이 철없이 놀았었거든요!

사실 이때가 좀 후회가 되니까 아들은 좀 안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거겠죠!

 

4. 마지막 이야기

지난번 설문 조사 보니 매니아분들 20~30대가 주이고 40대 이상도 일부 계시던데...

부모님 대할 때는 내가 자식들 생각할 때처럼, 자식 대할 때는 내가 자식이었을 때를 상기해서

말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매니아분들이 본인 처지에 맞게 해야 할 일은 적절하게 잘 해 나가면서도

본인의 인생을 잘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예를 들면 이 글의 모티브가 된 대학생 시험에 대입한다면 시험 기간 동안에는 집중 공부해서 괜찮은

학점 따고 시험 이후에는 부담없이 놀고 즐기는  것)

 

글이 너무 두서가 없는데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내 어머니와 자식들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15
Comments
2019-04-24 15:21:39

누나 남자친구보다 어리시네요

WR
2019-04-24 15:24:55

누나가 나이가 많으신건지?

아님 남친과 나이차가 많이 나는건지요?

아무튼 결혼 안 하고 솔로를 오래 즐기는 사람 볼 때 그 자유가 가끔 부럽긴 합니다. ^^

Updated at 2019-04-24 15:27:01

 감사합니다. 대학생이 되고 군전역을 하고 홀로 회시준비를 하다보니...솔직히 이제 주변에 이렇게 잔소리(?) 비스무레한 충고를 해줄 사람이 없어서 잊고 사는거 같네요.

WR
2019-04-24 15:29:15

  지금 취업 준비 상황이 어떠신지 모르지만...

제 경험상 미래 걱정은 최소화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고 스트레스만 쌓이더라구요.

그냥 현재에 집중하시고, 항상 건강만은 챙기시기 바랍니다.

southpaw님 포함 모든 취준생분들 화이팅입니다~
2
2019-04-24 15:30:07

저도 대학생인데요 아버님.. 죄송한데 아드님께서는 매니아 안하고 여친있는 것보니 이미 성실히 사시는것 같습니다..

WR
2019-04-24 15:32:23

매니아를 해야 성실한 거죠~ ^^

1
Updated at 2019-04-24 15:32:36

 

" 나보다 어린 사람을 대할 때, 나의 그 나이대를 떠올려 보라. "

 

 

좋은 말씀입니다. 크으. 전 입 꾹 다물고 있어야겠네요 

WR
1
2019-04-24 15:35:17

그래서 제가 입 꾹 다물고 있답니다.

2019-04-24 15:35:46

남자는 과묵해야죠 암요 

2019-04-24 17:00:33

만 46세의 아들이 둘이나 있는줄 알고, 매우 공손하게 글을 읽으려 했습니다.

 

말씀처럼 가족들에 대한 걱정은 왜케 많이 생기는지... 정작 스스로가 더 걱정스러운데 말이죠.

WR
2019-04-24 17:03:31

댓글 보니 헷갈릴 수도 있겠다 싶어 수정하였습니다.

제가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살아보니...

역시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것은 부모의 사랑 같네요~

2019-04-24 18:22:15

아드님이 군 미필이시면 군대 갔다오면 바뀌지 않을까요

WR
2019-04-24 21:09:44

그것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9-04-24 19:06:38

글 잘봤습니다. 저도 차마 제 자식이란게 생긴다면 열심히 살라고 하지는 못할 것 같네요. 양심에 찔려서.

그리고 진짜 오지랖인데요 밥 먹고 눕지 마세요. 저도 강철위장 이었다가 역류성 식도염 걸렸는데 지옥입니다. 미리미리 예방하세요!

WR
2019-04-24 21:09:17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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