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 내 아들들
안녕하세요?
저는 아들 둘(대2, 고2)을 둔 만 46세의 가장입니다. (결혼이 일러서 아들들이 좀 크죠 ^^)
대학생 시험 기간 관련 재미 있는 글들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어 글 올립니다.
1. 첫번째 이야기
지난 주말 와이프와 저는 어머니 점심 사드리러 어머니 댁에 갔습니다.
여느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먹으면 돈 드는데 왜 나가서 먹냐?' 하며 이미 점심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밥 먹고 침대에 바로 누웠는데(전 이걸 참 좋아합니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들립니다.
'밥 먹고 바로 누으면 역류성 식도염 걸리니 1시간 있다가 누워라~' 귀찮았지만 1시간 앉아 있다 누웠습니다.
몇시간 있다가 어머니 집을 나서는데 다리 아파서 걷기도 불편한 팔순 노모께서는
우족탕 한 솥, 파전 반죽 한 냄비, 홍삼/도라지/배 등 온갖 좋은 거 넣고 달인 물 2리터, 멸치 볶음, 연근 볶음과
온갖 자잘한 생활용품 한 보따리를 챙겨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가지고 와서 오늘까지도 아주 잘 먹고 있네요!
팔순 노모에게는 이제 곧 오십이 되는 막내 아들인 제가 아직도 어린 애 같으실 겁니다.
솔직히 가사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가 훨씬 많이 알고 있을텐데도 엄마는 늘 불안하신가 봅니다.
2. 두번째 이야기
큰 아들 놈은 저 닮아서 제법 술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밤 늦게까지 만취해서 들어오지는 않아요.
(참고로 저는 일주일에 3~5일, 이 중 2일은 만취 귀가)
그런데 웃긴 건...
지(본인)는 매일 술 쳐먹고 비틀비틀하면서 늦게 귀가하면서 아들놈이 술 먹고 11시 넘어 들어오면 마음이
너무 불안합니다. '어디 넘어져서 다치지는 않았을까?, 혹시 나쁜 놈들한테 당하면 어떡하지?'
말도 안 되는 거죠! 위험한 짓은 지가 훨씬 많이 하면서 훨씬 더 건전하게 노는 아들 걱정이라니?
3. 세번째 이야기
요즘 큰 아들 놈 하는 짓 보면(고딩 작은 아들은 더 하지만...) 솔직히 한심합니다.
1학년 1,2학기에 이미수강신청 몇과목 포기한 걸로 알고 있고, 방학/학기 내내 여친 만나기, 핸폰 보기 외에는
하는 것도 없고... 인생의 황금기에 왜 이렇게 무의미하게 보낼까?
공부가 아니어도 여행, 운동, 악기, 독서 등등 유익하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는 수능 이후 1년 반 정도 실컷 놀았으니 철이 들 때가 좀 되지 않았나?
하지만 저는 잔소리는 거의 안 합니다. 왜냐구요?
이런 생각할 때마다 20여년전 저의 대학교 시절이 생각 나거든요.
저도 아무 생각없이 철없이 놀았었거든요!
사실 이때가 좀 후회가 되니까 아들은 좀 안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거겠죠!
4. 마지막 이야기
지난번 설문 조사 보니 매니아분들 20~30대가 주이고 40대 이상도 일부 계시던데...
부모님 대할 때는 내가 자식들 생각할 때처럼, 자식 대할 때는 내가 자식이었을 때를 상기해서
말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매니아분들이 본인 처지에 맞게 해야 할 일은 적절하게 잘 해 나가면서도
본인의 인생을 잘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예를 들면 이 글의 모티브가 된 대학생 시험에 대입한다면 시험 기간 동안에는 집중 공부해서 괜찮은
학점 따고 시험 이후에는 부담없이 놀고 즐기는 것)
글이 너무 두서가 없는데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내 어머니와 자식들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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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남자친구보다 어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