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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형질의 유전 - 라마르크는 부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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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02:15:12

 며칠 전에 제가 올린 범고래와 백상어에 대한 글에서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의 부활에 대한 질문이 있어 거기에 대한 답글을 올립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4050310

 

지난 2013년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레슬러 교수와 디아스 박사는 특정 냄새에 대한 생쥐 공포가 그 새끼들의 뇌에 각인(imprint)을 남기는 과정을 연구해 그 결과를 2014년 1월에 Top 저널인 Nature Neuroscience에 출판했고, 이 논문은 곧바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논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들 연구진은 수컷 생쥐를 아몬드 냄새가 나는 화합물인 아세토페논에 노출시킨 다음, 생쥐의 발에 전기쇼크를 가했습니다. 이 실험이 반복되자 생쥐는 전기 쇼크 없이 아세토페논 냄새만 맡아도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격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얼마 후 바로 그 수컷 생쥐를 일반 암컷과 교배시켰고, 그 결과로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자라서 아세토페논 냄새를 맡으면 소리를 내며 기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새끼가 성장하여 낳은 후손들도 아세토페논 냄새를 맡으면 지레 겁을 먹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손들 모두 콧속 후각신경구의 뉴런과 연결된 M71 glomeruli라는 구조체가 비대해진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러한 에모리 대학 연구진의 논문이 큰 이슈를 가져온 이유는 생쥐들의 M71 glomeruli가 비대해져 아세토페논 냄새에 겁을 먹은 이유를 후성유전학(epigenetics)으로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의 화학적 구성단위인 DNA 염기서열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환경에 반응한 게놈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유전자의 발현이 달라져서 형질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유전자의 발현 변화의 양상이 다음 세대로도 전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후성유전학은 오래 전에 무시당했던 라마르크의 진화이론을 상기시키는 등 아직도 논란이 많은 주제입니다.

 

예전부터 동물들이 천적과 동료를 식별하는 대표적인 메커니즘은 학습에 의한 유전적 각인입니다. 갖 태어난 사자의 새깨들은 독사뱀을 천적으로 인식하며 두려워합니다. 15천년 전 인간 가까이에 살며 사람이 먹다 남은 찌꺼기에 의존하는 늑대는 개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자신들의 동료로 각인했습니다. 오랜 동안 돼지는 도살되어 인간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일 말고는 다른 이유로 키워지지 않았습니다. 돼지에게 인간이 천적인 것은 분명한데도 집이나 공장에서 기르는 돼지는 자신들이 곧 도살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돼지들은 도살당하는 순간 엄청난 공포감을 느끼지만, 도살장에서 탈출해 살아남아 번식에 성공한 개체의 자손이 아니기 때문에 도살당하기 직전까지 인간이 그들의 천적이라는 사실을 학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미국 남부에는 수백만 마리의 야생 돼지들이 서식하며 인간의 농작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조상은 유럽에서 공수해온 식용 돼지였는데 도살장에서 탈출에 성공해서 야생돼지로 번식한 종들입니다. 이런 야생 돼지들은 인간을 명백한 천적으로 인식합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연선택의 원리로 유명한 찰스 다윈도 동물의 본성이 변하는 것을 설명하는 도구로서 '획득형질의 유전'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다윈이 남긴 문서에 의하면 개와 고양이에 대한 병아리의 천적 인식이 가축화된 환경에서 조상들에게 획득된 경험에 의해 이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본성으로 변했다고 다윈은 생각했습니다. 다윈이 반대한 것은 일반적인 획득형질 유전이 아니라 라마르크의 획득형질 유전 이론이었습니다. 다윈은 라마르크의 획득형질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이 진화의 주된 원인을 '의도적인 습성의 지속'으로 이해한 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윈이 19세기 후반에 라마르크의 획득형질 이론을 크게 반대한 이유는 습관이나 노력과 같은 후천적인 요인은 본능적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동력이 될 수 없다고 믿어서입니다.

 

파리 자연사박물관의 교수로 재직하던 라마르크는 진화에 관한 책을 출판해 체계적인 학설로서 최초로 진화론을 제시했습니다. 라마르크는 지구에 있는 각각의 동물종은 더욱 복잡한 종으로 진화하는데, 그 방법은 부모가 일생 동안 의도적으로 획득한 형질들을 자손에게 물려줌으로써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라마르크는 그의 이론에 대해 학문적 논란이 한창이던 182985살의 나이로 가난하게 죽었는데, 가족에게 언젠가 자신이 이룩한 연구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찰스 다윈이 1859년에 '종의 기원'을 출간해 자연선택 이론을 발표했을 때, 다윈의 주장은 20년 넘게 일반인들은 물론 학자들에게도 배척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멘델의 유전법칙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다윈을 비롯한 당시 학자들은 유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고, 당시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자인 캘빈 경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진행되기에는 지구의 나이가 너무 젋다는 반론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나이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쓴 글이 있습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1933720


다윈의 진화론이 논란을 일으키자 반대급부로 라마르크가 예전에 주장했던 학설이 재평가되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뒤늦게 라마르크를 기리기 위해 그의 유일한 생존 유족인 막내딸에게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라마르크의 주장은 늦게나마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학자들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라마르크 식의 획득형질이 유전된다면 수천년 동안 수백세대에 걸쳐 할례가 시행된 유대인 남자 아이들은 생식기에 표피가 없이 태어나야 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유전의 메커니즘이 밝혀진 현대에는 라마르크 이론이 분명히 틀렸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됩니다. 농구선수가 슛 연습을 많이 해서 3점 슛의 달인이 되었다고 해도 그러한 능력이 정자나 난자 속의 DNA 명령 속으로 뚫고 들어가 암호화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은 20세기 이후 충분한 증거가 발견되어 과학에서 검증된 이론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다윈 이론은 지층에서 발견되는 화석의 순서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각 종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지만 구조적으로 유사한 상동기관의 유래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갈라파고스 군도의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종류의 핀치들 같은 생물지리학적 현상을 설명합니다. 그와 더불어 자연선택 이론은 생물의 적응현상을 설명하고, 발생학적 현상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이 과학에서 결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이전에 서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던 화석의 순서, 상동기관, 생물지리학적 현상, 적응현상 그리고 발생학적 현상을 모두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생명현상들은 자연선택이라고 하는 큰 관점으로 이해되고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라마르크의 획득형질 유전 이론이 현대 유전학과 모순되는 것과 달리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은 20세기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이론들과 전혀 어긋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전자 중심주의가 맹위를 떨치던 20세기 후반에도 환경을 비롯하여 유전자 이외 요인들이 생명체의 발생현상에 미치는 중요성이 간헐적으로 거론되어왔습니다. 특히 21세기에 와서 생명체에 미친 환경적 영향이 후대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 발생과정에서 후성유전적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차 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21세기 후성유전학의 덕분에 우리는 이제 유전자만이 유전을 책임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후성유전학의 메커니즘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후생유전학의 연구는 여전히 원인을 추적하기보다는 결과를 나열하는 수준입니다. 후성유전학으로 원인을 설명하려면 발생학적으로 파고 들어가 생식세포 수준에서 적절한 신호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그런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후성유전학이 주목받음에 따라 라마르크가 다시 주목받는 경향이 보입니다. 하지만 후성유전학을 라마르크 식의 진화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류입니다. 라마르크의 진화 이론과 후성유전의 연구 결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라마르크는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생리적 적응이 후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주장한 것이지, 환경이 생명체의 유전자 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윈도 라마르크와 마찬가지로 생물의 일생 동안 겪는 경험이 유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었고, 오히려 후성유전학은 라마르크보다 다윈의 생각에 더 가깝습니다.

 

신기하게도 세월이 지날수록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이 문화이론과 언어이론 등 사회현상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격합니다. 그 이유는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이 복잡한 설계를 설명하는 일에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문화적 진화나 언어의 진화 등에서는 돌연변이는 배척되고 획득형질은 전수되는 경향 때문에 라마르크는 생물학적 진화에서는 틀렸지만 언어와 문화의 진화에 대해서는 옳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물론 문화와 언어의 진화는 다윈주의의 정확한 복제품은 아니고 라마르크 주의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마르크의 이론은 복잡한 유기체에게 유용한 돌연변이를 부여하는 결정적인 요소에 대한 설명을 전혀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인문 사회적 진화과정에서 모든 창조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바로 그 요소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에서도 라마르크주의는 발붙일 곳이 많지 않아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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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4-20 02:39:40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을 보니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언어학에서 말하는 언어의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네요. 이런 간학문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글 참 좋습니다.
비록 문돌이지만 덕분에 글이 쉽게 읽히네요. :)

WR
3
2019-04-20 02:45:18

말씀처럼 언어의 자의성, 사회성 등에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넓은 맥락이 아니라 단편적인 현상을 설명하는데 더 어울립니다. 언어의 진화 같은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기에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너무 단순하고 직선적입니다.

1
2019-04-20 02:40:57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문장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후성유전학으로 원인을 설명하려면 발생학적으로 파고 들어가 생식세포 수준에서 적절한 신호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그런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혹시 이런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인체 실험을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 걸까요?

WR
1
2019-04-20 02:48:43

인체실험이기 때문이 아니라 연구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시작에서 언급한 논문도 그 시도를 했지만 가설적인 주장을 펼치는데 그쳤습니다. 공포를 일으키는 냄새에 관한 정보가 수컷쥐 정자의 DNA에 있는 Olfr151 유전자의 메틸화 수준을 낮춘 걸지도 모른다는 정도입니다.

2019-04-20 03:03:09

아직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군요. 네 감사합니다.

WR
2019-04-20 03:06:39

그와 관련한 연구는 계속 시도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이 관여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2019-04-20 05:53:34

지못미 라마르크...
머리좋은 엄마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한다. 모계유전
운동능력 유전.
성장 키 유전.
이런건 맞는말 일까요.?

WR
1
2019-04-20 12:03:23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라마르크 이론은 너무 단순하고 획일적입니다. 인문학에서도 라마르크주의가 아니라 다윈주의가 갈수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라마르크의 유전이론이 환영받은 적도 있습니다. 과거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는 라마르크의 이론이 활개를 쳤고, 다윈식 진화나 멘델의 유전법칙은 반동적인 생각으로 취급되었습니다. 필요한 교육을 통해 ‘소비에트형 인간’을 서둘러 만들어야 하는데, 멘델의 유전이론에 따르자면 인간 발달에 드는 가능한 모든 유전적 영향들을 다 없애야만 그런 일이 가능해집니다. 획득형질의 유전을 통해 목표을 향한 진화가 가능하다는 유사 라마르크 이론이 소련에서 특별히 대접받고 존중된 이유입니다.
 
운동능력이나 큰 키 등은 그것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유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리좋은 엄마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유전일 수도 있고 엄마의 교육방식 덕분일 수도 있습니다.
1
2019-04-20 07:48:43

항상 데이먼 님의 좋은 글을 통해 여러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좀 더 깊히 알 수 있게 되는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그런데 글을 읽으며 몇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개와 늑대는 각각 원래 개와 늑대로 따로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원래 한 종이었지만 서로 갈라진 것인지에 대한 부분 입니다. 인간과 친해진 늑대가 오랜 세월동안 키워져 인간에 대한 주인의식이 유전자에 각인되었다면, 왜 고양이과 동물들이나 곰 등에선 개처럼 인간을 따르는 종은 나타나지 않았는가 그리고 늑대와 마주치는 환경에서 사는 인간들은(중앙아시아 유목민들) 늑대를 왜 길들이지 못하고 아직까지 늑대와 투닥거리고있는 것일까 하는 부분들이 저에겐 설명이 안되네요..

그리고 제가 정말 너무너무 관심있어하는 지구의 나이에 대한 부분인데요 설명하신 글에서 우라늄의 반감기와 우라늄의 붕괴과정을 통해 생성된 납의 질량백분율을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추정한다고 하셨는데 이런 방법을 통해 100%확실하게 지구의 나이를 알게 해주는 걸까요? 데이먼님은 이 방법이 실험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허점이 없어서 지구의 나이를 46억년전 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6
Updated at 2019-04-20 11:44:45

https://m.yna.co.kr/view/AKR20140118025100009
기사와 같이, 개와 늑대의 공동조상이 존재했고, 후에 각기 다른 종으로 분화했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입니다.
늑대를 포함한 고양이나 다른 종들의 생존 방식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아닌 독자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었고, 고양이의 경우 인간과의 공존이 늑대/개의 조상에 비해 많이 늦었던 것이 개에 비해 독립성과 야생성이 남아있는 이유로 꼽힙니다.

지구 연령에 대한 것은
https://ko.m.wikipedia.org/wiki/지구의_나이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뭔가 이 방법에 논리적이나 실험적인 허점이 없는 지라는 질문은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좀 더 추가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WR
1
2019-04-20 12:04:28

답변 감사드립니다.

4
2019-04-20 10:21:16

지질의 연대를 측정하는 일반적으로 가장 확실하고 과학적인 방법이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인데 댓글님이 이에 대한 반박이나 허점을 드는 게 아니라 데이먼 베일리님에게 묻는 건 저도 이해가 안 되네요. 마치 글쓴이한테 글쓴이가 논지로 든 이론의 허점을 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론과 근거는 이미 충분합지만 댓글님의 신념과 배치되어 의문이드는 거라면 매니아에서 금지하는 종교논쟁이고요.

WR
2
2019-04-20 12:04:02

국내 저명한 기계공학자가 저에게 지구는 46억 살 먹은 모습으로 6천년 전 쯤에 탄생했다고 확신에 차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당황한 저는 반론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본인 전공에 대해서는 철저히 과학적이고 공학적 사고를 합니다.

2019-04-20 13:52:44

저는 단순히 궁금해서 데이몬님에게 질문한 것입니다. 그리고 종교적인 언급은 많이 넘겨짚으신게 아닌가 싶네요 ..

WR
2019-04-22 02:22:38

제가 할 수 있는 답변은 아우렐리우스님과 같습니다.

1
2019-04-20 13:56:43

혹시 제 댓글로 데이먼 님이 공격적으로 받아드리셨다면 제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WR
2019-04-20 22:55:18

전혀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죄송하네요.

2019-04-20 08:15:37

역시 evolution에 관한 얘기는 항상 재밌는거 같습니다. phenotype에서 genotype으로 변하는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누가 정확하게 밝혀내기만 한다면 노벨상 탈텐데요.

좋은글 잙읽었습니다

WR
2019-04-20 12:05:01

어쩌면 그런 과정이 일괄적이 아니라 개체나 종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수도 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5
Updated at 2019-04-20 11:02:30

후성유전학까지도 다뤄주셨네요. 데이먼님의 지적 관심의 폭에 매번 놀라고는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조금 의견을 보태보려 합니다.  


일생에 쓰일 난자를 미리 가지고 태어나는 여성과는 달리, 남성은 계속 정자를 생성합니다. 그렇기에 태어난 이후 개체의 경험이 생식세포에 반영될 여지는 남성에게 더 있을 것입니다. 포유류 쪽 연구를 찾아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실험 동물 중 하나인 제브라피쉬(작은 물고기입니다)에서 DNA 메틸레이션은 정자에서 유래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Cell, 2013,153(4):773-784)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수컷 쥐에게 하루 중 2시간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작은 용기에 가둬두는 스트레스를 겪게 했을 때 그 스트레스를 받은 수컷 쥐의 정자에서 Stmbt2 유전자를 조절하는 DNA 부위에 메틸레이션이 증가했고, 이 정자로 태어난 후손 쥐는 고혈당 증세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Cell Metabolism, 2016,23(4):735-743)

 

어떻게 개체의 경험이 생식 세포 분자(DNA)까지도 조절하는가에 관해서는 관련 연구를 아직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만, 생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 데이먼님이 이렇게 글을 올려주시니 반가운 마음에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넓은 지식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
2019-04-20 10:20:14

오 두번째 연구는 정말 뭔가 라마르크스럽네요. 물론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유전형질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후대에서도 계속 고혈당 증세를 보이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첫 세대에서만? 저 역시 좋은 지식을 나눠주신 샛길 님께 감사드립니다. 

1
Updated at 2019-04-20 10:37:02

스트레스를 받은 쥐(F0)의 자식 세대(F1)까지의 실험 결과만 있고, 그 이후 세대에 대한 실험 결과는 논문에 없었습니다. 저 또한 그 후대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서 아쉬웠는데, 적어도 자식 세대(F1)의 간에서 Stmbt2 유전자를 조절하는 부위의 DNA 메틸레이션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외부 환경에 반응하여 변화한 메틸레이션이 다음 세대로 유전되어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논문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WR
1
2019-04-20 12:08:31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수컷 쥐의 정자에 말씀하신 경로로 후성유전학적 표지가 생성되었다고 해도, 그렇게 생성된 신호가 유전되려면 수 차례에 걸친 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실제로 생쥐 같은 포유류의 경우 임신 직후에  배아에 존재하는 정자 DNA의 메틸화는 대부분 지워집니다. 배아 발달 과정에서 메틸레이션 정보가 리셋되는게 기본인데도 후성유전이 일어난다면 이에 대해서는 훨씬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1
Updated at 2019-04-20 14:38:34

생물학을 전공하는 저보다 훨씬 많이 아시네요. 공부할 기회를 이렇게 주시니 게으른 학생인 제가 부끄럽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정자 DNA는 디메틸레이션을 겪지만, 난자의 경우 정자에 비해 DNA 메틸레이션이 덜 되어있다고 하고, 이 난자 DNA 메틸레이션 또한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후 다시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는데 말씀하신대로 과연 리셋 이후 정자 그리고 난자에 있던 메틸레이션 패턴이 후대의 세포까지 이어지는지, 그렇다면 어떤지는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면, 후성유전학에 대해 정리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 도표는 Laboratory Investigation, 2017;97:(1133–1141) 에서 가져왔습니다.  

 

 

WR
2019-04-20 22:55:53

나중에 시간 될 때 올려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WR
1
2019-04-20 12:05: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시는 연구에 좋은 성과 있길 빕니다.

3
Updated at 2019-04-20 09:44:52

인류가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한 대륙인 북미대륙에 분명 대형포유류의 화석이 존재함에도 인류가 도착하고 단기간에 멸종된이유도 비슷한 설명을 하더군요. 아프리카나 다른 대륙의 대형포유류들은 인류와 접촉을 하면서 인간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북미대륙의 대형포유류는 처음 본 인류에 대한 공포가 없어서 사냥당하기 쉬웠기 때문이라고요.

WR
2019-04-20 12:09:18

맞습니다. 게다가 오랜 세월 호주 대륙에서 번성하던 수 많은 동물들 중 다수가 인류가 호주 대륙에 도착한 후 몇천 년 사이 모두 멸종했습니다.

1
2019-04-20 10:10:18

링크타고 범고래, 지구글까지 정독하고 추천눌렀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내용인데 가독성이 엄청나게 좋네요.

좋은 지식 또 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WR
2019-04-20 12:09:44

감사합니다. 즐겁고 알찬 휴일 되시기 바랍니다^^

2019-04-20 15:04:21

오늘도 감사합니다. 데이먼님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웁니다.

WR
2019-04-20 22:56:15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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