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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민감 내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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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3-26 14:21:10

(제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4026891

Damon Bailey님께서 올리신 사건에 대해 정말 간단하게 찾아봤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죠. 뉴스에서 어설프게 가린 논문의 제목을 구글 스칼라에 쳐보면 됩니다. 전문 보기는 학술기관에서나 가능하지만, Abstract 정도는 일반인들에게도 제공을 하니, 쉬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논문에 실렸더군요. 그것도 SCI급이네요. 근데 더 슬픈 일이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성균관대 학생들의 이름은 없습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Y와 K은 성균관대 소속이 아닌 다른 대학 소속입니다. 성균관대 대학원생들은 자신이 연구를 해놓고도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는 고스트라이터가 된 셈입니다.

 

보통 논문에는 누가 어떤 일을 맡았었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분업현황을 적어놓곤 합니다. 해당 논문에 대해선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연구의 구상과 디자인은 함께 했고, Y가 데이터를 모았고, 함께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진행했다. Y가 논문을 작성했고, K은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이러한 서술을 보면 1저자로 이름을 올린 Y씨는 연구의 디자인부터 작성까지 모두 개입한 의미의 1저자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나오네요. 교육부에서도 확인했다고 하구요. 게다가 본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으로부터 펀딩을 받아서 진행됐다고 하네요. 국고가 이렇게 소진된 겁니다. 첩첩산중입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대학원생들이 공헌한 바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연구 구상과 구체적 실험설계는 대학원생들이 아닌 다른 이들이 했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개입한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기사에서는 지적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련된 실험을 대학원생들이 했다는 것이고, 그들의 이름은 논문에서 누락됐다는 것입니다. 막말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딴 놈이 먹은 거죠.

 

하지만 이런 논문 고스트라이터는 주변에 꽤나 흔합니다. 모두 졸업과 학위 취득 때문이죠.

 

졸업. 학위. 이 두 단어 때문에 목숨이 담보잡힌 대학원생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인건비를 통장으로 돌려서 받는 건들이야 관행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된 지 오래고, 많은 수 대학원생들의 목표는 '당장은 노예가 되어도 좋으니 일단 졸업까지만 아무 일 없이 갔으면 좋겠다'인 경우도 많습니다. 부당한 것도 알고, 억울하기는 본인이 가장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체제에 순응하는 것은 졸업이 가장 큰 일이고 교수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죠. 그들의 눈 밖에 난 순간 학계에 발을 붙이기 어려운 것은 현실이니까요. 

 

씁쓸한 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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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3-26 21:13:28

말씀처럼 교신저자인 K 대학교 K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고, 함께 조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WR
2019-03-27 06:18:04

사연이 있겠으나(?) 일종의 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사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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