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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워지는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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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0:43:27

세상에 이런 말이 있죠

남 연애는 그렇게 쉽고 간단명료한데 자신의 연애는 어렵다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름대로 심리공부를 했어서 사람 심리에 대해서 잘 알고 그렇기에 인간관계에서 유식한 척 뽐냈던 지난 세월이 무색할만큼 답답해지는 요즘입니다.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크고작은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이건 다들 그러는거니까 별다를 게 없죠. 문제는 여자친구가 마음의 감기가 있습니다. 으레 지나가듯 약한 고뿔이면 좋은데, 그렇지가 못해요. 심한 독감이에요.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산 지 3달인데 너무 외로워합니다.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한다는 게 웃기지만, 밤에 잠을 못자고 술에 많이 의지합니다. 고향에선 나름 대가족의 막내인지라 예쁨받으며 살아왔고, 나이차이 많이나는 결혼한 언니오빠가 아이를 낳고 함께 고향집에서 지내온지라 더 가족의 사랑?과 가족분위기?를 그리워합니다.

 

처음 연애할 때야 찾아가서 같이 밤을 보내고 출근하고 했습니다만,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 나이를 떠나 분명 눈치가 보이고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죠. 게다가 라이프 싸이클도 매일 술을 함께하고 1주일에 5일이상을 보니 흔들립니다. 자려고 누웠다가 위험한 말을 하는 통에 차몰고 찾아간 적도 너댓번 되구요. 그렇게하면 몇일은 달랠 수 있으나 또 다시 인간 본연의 외로움을 참 많이 겪는 친구로 되돌아옵니다. 문제는 술을 마시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상처주는 말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트집을 잡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곤 채 몇시간도 안되서 다시 풀어집니다. 혼자 풀어져요. 안그래도 정신과를 다녀왔지만 제가 옆에서 힘이 되주고 같이 있어주는 거 말곤 의지할 곳이 없는 친구입니다.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마음먹은 게 이 친구가 처음인데, 그 이후 이친구가 아파하는 걸 보며 빨리 결혼해서 그걸 내가 감싸주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선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이걸 무시해왔었는데 지금은 점점 커졌고, 내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이 친구에게 못가주면 얘가 외로움에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가 식의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 지 걱정도 되고 이렇습니다. 그럴수록 이 친구와의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해지구요. 마음이 아픈 사람인지라 내가 이러면 안되는 거 같은데, 평범하게 월~금 9to6로 직장다니는 제가 이 친구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엔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인연이 이어진다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합니다. 운빨(?)도 엄청 필요하구요. 처음엔 당차고 씩씩한 모습에 반했는데 이 사람이 이런 힘든 게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어지는 거 같습니다. 어떤 조언을 바란다기 보단 내면의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고 이 친구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다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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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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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0:49:54

힘내세요!!

2019-03-25 10:50:52

글쓴분은 서울에 안계시고 다른데(여친의 가족과 같은지역) 계시는건가요?

WR
2019-03-25 11:02:26

저랑 그 친구 둘다 서울이에요

그 친구 고향은 아래지방이구요

2019-03-25 11:12:37

그렇다면 여친분의 멘탈이 좀 불안해보이네요.

고향떠나서 서울에서 혼자사는게 특이한 환경도 아닐진데..

 알콜의존중 무섭습니다. 왠지 술에 의지하기위한 핑계일수도

있구요. 글쓴분이 이런 고민까지 할 정도면 여친멘탈상태가

위험한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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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1:01:37

글만봐도 글쓴분의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고 계실까요..

놔버리던가 버티고버티다 해결되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어쨌든 짧은 시간에 모든게 해결되기는 힘들겠네요.

힘내시고 글쓴이 께서는 술에 의지하지 마시고 다른 방법으로 해소창구 만드셔서 조절하시기를 바랄께요.

힘내세요.

2019-03-25 11:03:42

치료를 받게 하세요. 글쓴분이 전부 감싸줄수 있는 부분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당하실 수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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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1:06:38

음 어려운 결정시지겠지만 치료 전에 결혼은 생각하지 않으시는게 좋을꺼 같습니다. 무엇보다 술 의존증을 줄이는게 중요할꺼 같네요.

Updated at 2019-03-25 11:26:17

마음의 감기라기보다는 마음의 암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라면 결사반대 하겠지만.. 

남이기때문에 부디 잘 생각해서 좋은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누군가를 평생 보살피고 지지해주는것도 가치있는 일이겠지요.

다만 아픈사람에게 댓가를 바라면 안되고 바랄수록 더 고통만 커지기때문에

평생 지지해주고 혹시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사랑한다는 확신이 든다면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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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3-25 12:15:30

농구도 그렇지만 결혼도 혼자 하는게 아닙니다.

누구는 줄창 공격만 하고 누구는 줄창 수비만해서는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결혼 생활은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Spurs4all님께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시는걸로 보이고, 

여자친구 분께서 집을 떠난지 3개월이라 혼란스러운 상황이신 것 같은데,

이게 단기적인 문제로 끝날 것 같다고 생각되시고 여자친구 분께서 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실 수 있다면 결혼까지 생각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이 3개월, 6개월, 1년이 넘어갈 것 같으면, 두 분의 관계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누구나 힘든 시기는 있습니다.

던컨도 2013년 파이널 6차전인가에서 결정적인 팁인을 놓치고 바닥을 내리치며 좌절감을 표출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에 다시 파이널에 올라가 마이애미를 이겼지요.

여자친구 분이 그럴 수 있는 분인지 생각해보세요.

(씩씩하고 당찬 모습에 반하셨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본인이 언젠가 힘들어졌을 때, 옆에서 힘이 되어주려고 하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분인지도요.

그런 분과 결혼해야 건강한 연애, 건강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2019-03-25 16:50:51

매니아 스러운 멋진 조언이네요

1
2019-03-25 13:00:30

제 가까운 주변에 우울증+알콜의존증 여성과 결혼한 남자가 있는데 진짜 결혼해서 자기가 잘해주면 해결될줄알았으나 아니었죠. 개노답이 뭔지 봤습니다. 글쓴분의 진심도 알겠는데 정말 만만히볼게 아닙니다. 같이 있어쥬면 안정되겠지?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은 너무 안일한생각이에요. 물론 글쓴분의 케어로 다 좋아질수도있지만 아닌경우엔 글쓴분 인생도 파탄에 가깝게 망가질수있습니다.

최소한 상대방이 환자상태일때 내가 결혼해서 케어해줘야지 하는 생각은 절대하지 마시고 결혼전에 문제가 완전 회복이 된 걸 보고나서 결혼을 생각하세요.

2019-03-25 13:18:49

조심스럽지만 상대 여성분은 아직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미숙한 분이신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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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3:45:38

결국 케바케이고 타인이 정답을 고민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저도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사람과 결혼까지 고민했던 연애를 과거에 했었습니다

엄청 감정기복이 심하고, 쉽게 우울해지고, 제게 많이 의존해서  

결혼도 그쪽이 더 먼저 원하고 급하게 서두르고 싶어하더군요. 

... 1년 가까이 고민하다가 제 결론은 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결혼할 상대라면 결국 혼자서도 자립 가능하고 독립된 사람으로서 건강하게 살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거 같습니다.

결혼이 도피처가 된다거나  상대방에게 의존해서 삶을 살아가려는 상대를 구원해주려는 느낌으로

결혼하면 대부분 불행하더군요. 

 

저는 그래서 정말 미안하고 가슴 아픈 마음으로 이별을 고했고   

지금도 미안하지만  전혀 후회하지는 않네요.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결혼했다면  둘 다 불행해졌을거 같거든요 


2019-03-25 13:46:22

물론 글쓴 분 여친분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수도 있기에 뭐가 

정답이라고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두분이 많은 대화로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당장은 절대 불가능이지만 시간이 가면서 변화가 생기는지,  외로움을 컨트롤 하고 알콜 의존을

줄이는 방법을 배워가는지를 보시고 판단해야 될거 같네요.

 

근데 이렇게 기다림의 시간을 얼마나 가져야 될지는 정말 알수가 없죠

 

아니다 ~ 싶으면 빨리 정리하는 것도 냉정하지만 하나의 방법이고 

여자 친구분에게도  그 정도로 외로움을 타면  냉정하지만 귀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충고 하시는

방법도 있을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누구를 내가 치유하고 도와주면서 감싸주는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사실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2019-03-25 15:31:38

 결혼하실거면 여자친구가 술과 정신적으로 건강해졌을때 하세요

 

지금 저 상황이 얼마나힘든지 모르실거 같은데

결혼하시면 그야말로 지옥입니다

 

의존적인사람들 혼자서 극복하는 사람을 많이 못봐서요

자기 자신이 건강하고 준비된 사람이 결혼해도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 봅니다

 

지금이야 분명 아끼는 마음과 약간의 동정심 같은게 사랑으로 느껴져서 그런맘이 크시겠지만

정말 제가 의존하는 분들 꽤 봐왔는데

자신은 노력하지않고 남한테만 의존해서 풀려고 하는사람 많이 봐왔어요

외롭다 자신은 피해자다 하면서 변명같은 말들 늘어놓구요

 

자신에게도 분명 책임질것이 있는데 거진 회피하고

그런식으로 하는거 많이봐서리

결혼 하실려 마음 먹으셨다면

최대한 여친분이 술끊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서

온전한 내가 되면 그때 생각해보세요

 

미움받을 권리에서 본 구절이 생각나요

"말을 물가에까진 데려갈 수 있지만 물을 먹는건 말 자신이다"

옆에서 같이 노력해도 결국 자신이 해내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더라구요

힘내셔요

1
2019-03-25 17:22:32

제가 봤을 때 여자친구분이 혼자 살게 된거와 지금의 상태와 상관성이 적을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분 타고난 성향 자체가 외로움에 약하고 의존성이 강한 분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2019-03-25 17:28:05

 윗분들 의견에 공감하고요.

여자친구분이 건강해진다면, 특히나 글쓴분의 도움으로 좋아진다면 가장 좋을 것 같은데요. 그 방법은 24시간 내내 붙어있는 방법밖에 없을 것처럼 보여서요..

물론 어릴때지만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외로움을 엄청 타고 나한테 의지하고 그런 이유로 술을 혼자 마시기도 하고 했던.. 근데 결국 제가 24시간 내내 옆에 있어주지 못하면 다른걸 찾아요. 술정도면 오히려 낫죠. 오는 남자도 안막아요.

결혼을 통해서 건강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결심이, 노력이 글쓴분의 마음을 오히려 해칠까 걱정됩니다.

 감정쓰레기통이 되시고 있다면.. 진지하게 헤어지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많은 남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겪고 나중에는 후회하는 일인 것 같아 같은 남자로서 진짜 걱정이 됩니다. 냉정하겠지만 제 3자의 눈으로 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어떤 선택이든 응원하겠습니다!

2019-03-26 04:09:32

 무슨일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그분과 결혼후에도 퇴근이 늦어진다거나

아니면 출장을 가신다거나.. 그럴때 과연 편하게 일에 집중을 하실수

있는 상황이 될지 글을 읽는 제가 미리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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