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유니버스가 개고생하는 이유
조만간 극장에 걸릴 <엔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더불어서 이에 소심하게 반격하는 DC유니버스에서는 <샤잠>이 나옵니다. 샤잠은 무려 원조 캡틴 마블입니다. 마블에 대한 지리한 저작권 얘기는 꺼라위키를 참조하시길.
https://namu.wiki/w/%EC%83%A4%EC%9E%A0(DC%20%EC%BD%94%EB%AF%B9%EC%8A%A4)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캡틴 마블>의 흥행과 더불어서 꽤나 때깔 좋게 보이는 샤잠, 그리고 인피닛 사가를 마무리하는 엔드게임까지. 올해 상반기에도 히어로영화는 꾸준한 인기를 얻을 거 같습니다. 특히 엔드게임은 2회차, 3회차 감상을 할 분도 많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천만은 당연하고 어디까지 갈 지 궁금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매냐 회원분께서 <맨오브스틸> 얘기를 꺼내셨기에 DC 유니버스 얘기를 간단히 해보고 싶네요. 저는 맨옵스를 극장에서 3D 아이맥스로 봤습니다. 액션신만큼은 최고로 뽑아내는 잭 스나이더답게 환상적이었죠. 사방에서 터지는 음향과 함께 놀라운 액션신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도 생겼죠. 저렇게 메트로폴리스를 파괴하는 슈퍼맨을 슈퍼맨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불살주의를 깬 슈퍼맨이 슈퍼맨인가. 슈퍼맨의 캐릭터를 위반해가면서까지 만든 스토리라인은 끔찍했고, 차후에 나올 DC 영화에 대한 우려가 생겼죠. 케빈 파이기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원작에 대한 이해를 가진 각본가가 필요하다 등등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DC는 영화를 안 만듭니다. 맨옵스가 2013년에 개봉했는데 2016년이나 되어서야 차기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이 나옵니다. 당초 맨옵스2로 기획되던 영화가 배댓슈가 되고, 배댓슈는 길디 긴 쿠키영상이 됐습니다. 슈퍼맨 최대의 숙적인 둠스데이마저 끌어쓰죠. 배트맨의 캐릭터성이 파괴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마사는 말 꺼내기도 싫습니다.
그렇게 DC 영화는 망해버렸죠. 이미 망해버린 배댓슈를 평작으로 보이게 만들 <저스티스리그>도 나왔지만, 배댓슈에서 이미 망했습니다. 제가 가장 안타까운 건 그 3년동안 무엇을 했냐 이것입니다. 마블은 1년간 평균적으로 3개 정도의 작품을 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이야기를 빌드업해가면서 페이즈를 이루고 페이즈는 다시 사가를 만듭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현재의 인피닛 사가입니다.
지금와서 좋게 포장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언맨>이 나올 때부터 케빈 파이기는 이러한 거대한 이야기 구조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매우 디테일하게 구상하지는 않았겠지만 얼기설기라도 구상도가 있었겠죠. 아이언맨 다음에는 후속작으로 어떤 영화를 내고 이러한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어벤저스>를 만들어야지 같은 그림이요. 영화사 누구나 생각만 했던 그림을 실제로 성공시키고 개별 영화가 모두 성공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밀어붙이면서 만든 이야기가 현재의 마블 유니버스입니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DC는 무엇을 한 걸까요. 무려 3년이나 흘러보면서 말이죠.
2016년에 개봉을 했지만 배댓슈의 실제 촬영은 2014년부터입니다. 맨옵스가 어느 정도 흥행하자 후속작으로 바로 돌입한 것이긴 하죠. 하지만 그 누구도 무게중심을 잡지 않았습니다. 무리수라고는 하지만 잘만 그려냈다면 긴 쿠키 영상을 매력적인 쿠키영상으로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 텀을 짧게 두고 <아쿠아맨>, <플래시>, <배트맨>, <원더우먼> 등등의 시리즈를 연달아 냈어야 합니다. 최소한 생각이 있었다면 말이죠. DC 유니버스는 그냥 말 그대로 마블이 해서 흥행하니 우리도 한번 해보자, 근데 너무 조급하니 다 모아놓고 터뜨려보자, 트리니티(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해서 만든 영화가 배댓슈로 보입니다. 생각없이 보낸 3년으로 철저히 망했고 그리고 지금 DC 유니버스는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원더우먼>, <아쿠아맨>이 성공했고 <샤잠>도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두 축인 <슈퍼맨>과 <배트맨>이 흔들리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리부트 전문가 플래시가 있으니까요. 지금이라도 훌륭한 매니저를 영입해서 <플래시 포인트>를 써서 리부트를 하면 됩니다. 동일한 배우를 쓴다하더라도 리부트하고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거 같진 않네요. 진지하고 어두운, DC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팬들이 원하는 DC 유니버스는 아마 안 될 거 같습니다.
생각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수뇌부와 기획력이 부족한 총괄제작이 버티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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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네 이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