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작곡가 19. 윤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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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7 00:05:04
(내 인생의 작곡가) 1. 유영진
미중년.
https://m.youtube.com/watch?v=fLkduTBzUWg
예전 kbs 스포츠 시그널 송과
윤상의 '너에게' 는
저에게 비슷한 비장미와 긴박감으로 다가옵니다.
이 노래 전주가 나오면
왜인지 의아하게 섀도우 복싱 자세가 나왔죠.
제가 좋아하는 이현도의 명곡들 역시
비슷한 즐거움을 줍니다.
https://m.youtube.com/watch?v=7Rl-zZ_58BQ
저는 6, 7세 때 좋아했던 노래를
대체로 지금까지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그 당시에 덜 좋아한 게 이해되지 않을 만큼 매우 좋습니다.
애기 땐 달콤하게 들렸는데 지금은 씁쓸해요.
더 빨라도 더 느려도 안 될 완벽한 빠르기, 목 싱싱했던 20대 강수지의 절창...
첫 후렴 전 A와 A'까지 차근차근 펼쳐지는 근사한 멜로디 라인...
훅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사람들처럼 그렇게~' 구간에서
경사를 한번 더 오르는 아찔한 느낌,
게다가 전주 간주 후주까지 완벽...
오늘도 아침저녁 샤워하면서 조용히 트는 노래.
https://m.youtube.com/watch?v=gu07wtyQ1wo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숙녀에게('허면 그대' 의 파격적인 어법이 인상적임) 등등
최고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 박주연.
가수로서 그의 2집에 수록된 명곡입니다.
저는 예전에 엄정화 보컬을 두고 '울음을 껴안은 행주' 에 빗대어 칭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껴안은 울음이 품을 비집고 터져나오기 직전이 바로 박주연 보컬입니다.
비브라토가 아니라 그냥 떨리는 거예요.
https://m.youtube.com/watch?v=A7h_37CLIo4
유치원생인 저에게
처음으로 군대의 공포를 안겨준 곡.
직관적으로는 '삼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라는 노랫말 때문이었지만
뒤이어 '그댄 나를 잊을까' 라는 술어가
저에게 더 큰 공포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거잖아요.
'기다리지 말라고 한 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는 대략 열 살 더 먹고 이해했구요.
https://m.youtube.com/watch?v=ydzzj5rqCHo
노땐스. 해철이형 보고 싶다.
https://m.youtube.com/watch?v=TtSsWBDvrF4
노댄스이긴커녕 역대 최고의 댄스그룹.
솔직히 리메이크를 조금 더 좋아합니다.
https://m.youtube.com/watch?v=PCf3_b7D_r4
아들 김완제와 함께한 저 사진이 너무 슬픕니다.
윤상이 고등학교 시절 만든
공식적인 첫 자작곡으로 알고 있어요.
삭발하고 재기 콘서트에 성공하고
4집을 내고
88년 유열이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도깨비 방망이로 목 뚫려라 뚝딱' 하고 싶다며
목이 솔직히 갔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인터뷰하던 김현식의 음성을
2014년에 처음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 김현식은 아주 대단한 옛 가수구나, 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저는
그 뒤로 김현식 팬이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작곡가) 1. 유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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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1집 히트곡이 두개죠. "사랑일 뿐이야", "입영열차 안에서"
당시에 "입영열차 안에서"를 들으면서 든 생각이 "왜 이렇게 베이스라인이 튈까?"였었습니다. "사랑일 뿐이야"(하광훈 작곡)와 비교하면 확연하죠. 나중에 알고 보이 "입영열차 안에서"의 작곡가는 윤상이고 윤상이 베이시스트더라구요. 아예 처음부터 저렇게 베이스라인이 강하고 돋보이는 형태로 곡을 만들었던거 같습니다.
본문 맨 처음에 올리신 곡 "너에게"도 역시 베이스라인이 아주 강렬하죠. 꿈에서 님이 느끼신 긴박감과 비장미는 아마 이 베이스 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겁니다.
윤상의 음악세계는 뒤로 가면 갈수록 베이스가 줄고 신디사이저가 중요해지는 거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