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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네 눈동자처럼 밝고 둥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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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18 16:06:09

 

오늘이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콧등의 피부가 베이는 듯 아팠다

버스에서 내려서 도망치듯 뛰어도 추위는 끈질기게 따라온다

 

그래도 얄밉게 생각 않는 것은, 머물라고 붙잡아도 어차피 스쳐갈 계절이기 때문일까

무심결에 하늘을 보니 어느때보다 둥근 달이 지상에 아주 가까이 내려와 있다

정말이지 둥근 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저 달과 어울리는 적당한 곡을 고르려다 손이 너무 시려워 곧 포기한다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잠시 멈춰 서 저 달은 보아야겠다 하고는

네 눈동자처럼 둥글고 예쁘다고 농담처럼 자주 말했더니 정말로 네 눈동자처럼 보이는 달을 보았다

너를 생각했다

 

너를 나와 더 가까이 두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내 곁을 아주 많이 비우면 될까

삶이 내 안에 넓게 펼쳐 놓고 지나간 사소하지만은 않은 것들을 좀 작게 접어볼까

나의 고집스런 생각과 오래도록 떠나지 않은 습관들을 좀 덜어버리고

너의 섬세함과 단정함을 내게 투영하면 네가 좀 더 내게 편히 머무를 수 있을까

바보같이 들리겠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지금처럼 서로의 곁에 있다는 것이, 인생이 던진 가벼운 농담 같은 것이라면 어쩌지

그런 것 말고 좀 더 깊고 따듯한 의미가 있는 대화 같은 것이라면 좋을텐데

지금까지 셀 수 없이 지나쳐간 농담같은 인연들이 소중하지 않았냐면

아니, 그로인해 매번 기쁘고 슬펐다. 그 때문이다. 그 시간들이 내게 아무런 연습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도 아닌 감정이 아직도 이렇게도 새롭게도, 두려운 이유가.

 

운이 나쁘다면 장난스러운 조약돌에 맞아 아주 많이 다쳐버릴 수도 있겠지 하는,

역시 바보같은 우려지만

 

오늘 혼자서 걸어온 저 반대편 길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너를 발견하던 날을 생각하며

내게 팔을 휘휘 저어 인사하는 그 모습과 가까워지도록 걷다가

눈이 마주칠만큼의 거리에서 마침내 네 목소리로 내 이름을 듣고는

그제서야, 깨닫지 못했던 그리움이 채워졌음을 떠올린다

 

완벽하게 둥근 달이 이런저런 생각들을 끄집어내는 밤

 

오늘 나는 아주 오래전 옛날로 돌아갔다가, 먼 미래에도 잠시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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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1
Updated at 2019-02-18 20:47:53

아...하하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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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19 01:01:22

앗....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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