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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직장인의 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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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18 23:07:27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왔고
해가 뜨지않은 시각에 통근차에 올라탔다.
모닝커피를 채 한잔 마시기도 전에
아침회의가 소집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벌어지는 책임회피의 화살은
돌고돌아 나에게로 꽃힌다.

사장님께서 묻는다.
"너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문제 없어?"

나는 대답한다.
"네,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답하는 순간 바로 꼬투리를 잡힌다.

"별 문제가 없어? 그게 말이냐 방귀냐?
어떤 문제도 없게 처리해야지!
그 프로젝트가 올 겨울 절반의 매출을
올릴텐데! 정말 기본도 안되어 있구만!"

역시 오늘도 언제나와 다르지 않구나.
그런 프로젝트를 갓 1년이 되어가는
신입사원인 나에게 맡기다니..
회사 잘 돌아간다..

또 다른 질문 공세가 이어지고
아무리 잘 대답해봐야 또 꼬투리에 꼬투리를
물고 대답을 못할때까지 몰아붙여
결국 내 탓을 하는구나.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건지
답답하다 답답해 어휴" 라는 말을 듣고
순간 욱하는 성질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며
답답하면 니가 직접 챙겨라
라는 상상을 잠시 했다.

도대체 내가 하고싶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이 두려워 계속 이 회사에 붙어있는가?
과연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찾을수는 있을까?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우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만 두어야하나..

사수는 내가 1년도 채 안된 시기에
많은 일을 잘 해내서 위에서 더 분발하라며
몰아 붙이는거라고,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글쎄..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그냥 쉬고싶다..
아직도 주6일 출근에 일요일 출근도 당연시하는
이곳은 80년대인가..

의욕에 가득찼던 첫 출근과는 다르게
날이 갈수록 자신감은 없어지고,
어떻게 해야할지는 더욱 모르겠다.
남들은 너무나도 멀쩡히 잘해내가고 있는것 같은데,
나는 왜 혼자서만 이렇게 나약한 존재인 것 같은지..

이제 퇴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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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18 23:13:47

어려움이 많으신가 보네요
힘내시고 쉴 땐 푹 쉬시길 바랍니다!!

5
2018-12-18 23:20:45

이런말씀 실례인지 모르겠지만 주7일 일하는 중소기업이라 이직을 왜안하시는지요ㅠ

1
2018-12-18 23:23:47

그러게요...신입이 그런 큰 프로젝트를 핸들링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고생많으십니다.

2018-12-18 23:51:19

제가 그쯤 시절 직장상사들에 의해 노래방 가서 내키지도 않는데 노래 부르고 도우미(4~50대)분들이랑 춤추고.. 계속 나갈 날만 생각했죠. 지나니깐 좀 낫긴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인드. 죽이됬든 밥이 됬든 돈벌이를 위해 다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괜찮은 이직 자리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킵 고잉하고있습니다.
힘내 보죠 ~!

2018-12-18 23:53:53

신입사원에서 벙 쪘네요
요새 군대도 그렇게 안할텐데

2018-12-19 00:07:24

사장이 반말하나요?

1
2018-12-19 00:11:36

주6일 출근에 일요일에 또 나온다고요?

2018-12-19 01:30:48

지방쪽에는 주6일제 12시간 근무하는 곳이 매우 많습니다

2018-12-19 02:41:23

주 6일에 일요일까지 출근이면.... 주7일이나 같네요 

 

저는 대학생이라 아는게 1도 없어서 말할 수 있는거겠지만,

 

저같으면 최소 월 500은 받아야 할듯 싶습니다. 


돈으로라도 보상못받으면 주7일 못나갈 듯 싶어요.

3
2018-12-19 09:20:45

이직을 다들 권유하시는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는 중견기업 다녔었지만 일 12시간 주6일 근무했었습니다. 이직하고 싶고, 답답한 마음 잘 공감이 됩니다.
취업이란게 정말 한치앞이 보이지 않기때문에, 나가서 내 인생이 꼬이지 않을까... 몇년을 취준생으로 보내지 않을까, 취준생vs현직장 이렇게 비교하게 됩니다. 진짜 나가고 싶어도 취업준비라는게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자소서, 인적성, 면접준비등등. 그래도 길게보고 독하게 이직준비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저는 집이 멀어 주6일 내내 6시40분에 집을 나와서 빠르면 10시 20분쯤 집에 도착하는데, 새벽2시까지 자소서도 쓰고 계속 외국계, 대기업 지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직에 성공해서 1년1개월 다니고 이직했습니다.
이직후 달라진점:1.연봉이 많이 오릅니다.
2.자취+고양이를 키울수 있었습니다.
3.이 직장 다니면 결혼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3번이 주요 동기부여였습니다. 저의 긴 근로시간으로 인해 내 가정이 불행하다면 너무슬픈일이니까요.
고단하시고 스트레스 받으시는거 잘 알지만 인생의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시고 좋은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Free talk에 취업했다는 글 기다리겠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1
2018-12-19 10:57:29

그럼 상사인 니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던가..... 정말 싫습니다. 매니져라면 자기 팀원/회사사람을 커버쳐주고 도와줄 생각을 해야지 깔생각부터...

2018-12-19 11:54:10

일자리가 그만큼 없다는 방증이죠..
사실 대한민국 일자리의 70%는 중소기업이고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은 상상보다 사정이 더 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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