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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dult Vedio) 감상 후기 및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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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18 08:28:17

<p>29살 은행 경비로 일하는 사람이에요. </p>
<p>저번주 수요일&nbsp;만 4년 정도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어요. 헤어진 이유는 각설하고 그래서 요새 조금 많이 힘들어요. 다들 아시죠? 이별 직후의 상실감, 공허함, 외로움 그리고&nbsp;여자친구의 대한 미안함. </p>
<p>여자친구가 내 삶에서&nbsp;이렇게 큰 존재였는지 미처 몰랐어요. 사실 몰랐다는 건 약간의 말장난이긴 해요.&nbsp;</p>
<p>첫번째 이별도 아니니 사실&nbsp;힘들 거라 예상하잖아요. 그런데&nbsp;예상했다고&nbsp;덜 아픈 건 아닌가봐요.&nbsp;예상했다고&nbsp;음식이 덜 맛있진 않잖아요.&nbsp;어우골이어도 골스가 우승하면 기뻤잖아요. 다만 첫사랑의 이별보단 나아진&nbsp;점은&nbsp;시간이 지나면&nbsp;모든 게 잊혀진다는 진부한 명제가 참인걸 알기에 꿋꿋하게&nbsp;버틸 수 있다는 거네요.&nbsp;첫사랑이랑&nbsp;헤어지곤&nbsp;너무 힘들어서 진심으로&nbsp;정말 이러다 죽겠다 생각했었어요.&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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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몸에 드러나는 증상으로는 이별 직후부터 가벼운 소화불량과 불면증을 앓고 있어요. 컨디션이 떨어져서인지 가만히 앉아 있는 와중에 종아리에 쥐가 오기도 하네요. 야옹~(내년 30살 아재&nbsp;찡긋!) 저번주 금요일에는 새벽 새벽 4시 쯤 겨우&nbsp;설잠이 들어 6시에&nbsp;눈이 떠졌어요. 몸은 무거웠고 오른쪽 눈에는 쌍꺼풀이 만들어졌더라고요. 아시죠?&nbsp;피곤해서 생긴 쌍꺼풀은, 저 이런 말 잘 안 쓰는데&nbsp;정말&nbsp;'극혐'이에요. 안 그래도 20대 후반부터는 거울로 제 모습 보면 한숨이 나오는데 그 날은 얼굴도 피곤에 쩔어있는 데다가 오른쪽 눈엔 불면증이 빚어낸&nbsp;쌍꺼풀까지,&nbsp;전여친은&nbsp;날 진심으로 사랑했구나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꼈어요. Oh~ inner beauty. 은행 도착 전까지는 제발 쌍꺼풀이 풀리기를 기도했지만 역부족이었나봐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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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얘기 안 나온다고 보채지 말아요. 우리 어른이죠. 참을 수 있죠?&nbsp;내려가다보면 후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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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회사 사람들 모두&nbsp;몸이 안 좋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저에게 관심을 갖는 회사 사람 모두. '갑자기 추워져서인지 몸 좀 안 좋아진 거 같다. 잠을 좀 못 잤다.' 라고 대충 둘러댔어요. 편하게도 다들 30이면 그럴 수 있는 나이라고&nbsp;수긍을 하더라고요. 저랑 친한 동갑 여직원은 단둘이 있는 상황에&nbsp;요새 뭔 일&nbsp;있는 거 아니냐 물어보더라고요.&nbsp;그래서 제가 "그냥 잠을 좀 못잤어"라고 말하니 갑자기&nbsp;그 여직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심각한 표정으로&nbsp;조언하더라고요. 찰나에&nbsp;생각했어요.&nbsp;아무리 평소에&nbsp;짓궂게 장난쳐도 내가 몸이 안 좋아 보이니&nbsp;미간이 찌푸려질정도로 걱정을 해주는구나. 하지만&nbsp;그건&nbsp;착각이었요.&nbsp;"Bride신부야 이제 우리도 서른이야. 야동이랑 AV 좀 그만 봐. 아니 어쩌다 쌍꺼풀이 만들어질 정도로 본 거야. 너 그러다 뼈 삭는다. 우리 이제 예전 체력 아니야." 워낙 평소에도 이 여직원에게 능욕을 당하는 지라 웬만한 도발에는 미동도 없는데&nbsp;AV얘기엔&nbsp;너무 당황했는지 저도 목부터 얼굴까지 뜨거워지는게 느껴질 정도라고요. 이 모습을 본 여직원은 또&nbsp;좋다고 웃으면서&nbsp;"얼굴 빨개진다. 맞네 봤네. Bride신부야 나 사람 좋은 거 알지. 네 생각해서 나만 아는 걸로 할게.&nbsp;앞으론 자제해라 푸하하하" 하더라고요. 아오 이걸. 강냉이 원투원투. 아마 이 여직원은 제게 뭔 일이 있는 거 바로 알아챈 눈치였어요. 그래서&nbsp;더&nbsp;얄궂게 장난쳐준 거 같아요. 나름&nbsp;좋은 사람이거든요.&nbsp;그래도 기분 나빠! 직원 홈페이지 가서&nbsp;성희롱으로 신고 할 거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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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런데 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그래도 그 친구가 말을 가볍게 하는 거 같아도 말에 힘이 있더라고요. 제가 그 날 퇴근하고 집에서 멍하니 누워서 이별의 아픔을 만끽하는 와중에&nbsp;문득&nbsp;생각이 들더라고요.&nbsp;차라리 내가&nbsp;야동을 보고 놀림 받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그렇게 컴퓨터에 앉아서&nbsp;인터넷을&nbsp;켜고&nbsp;우츠노미야 리온을 검색하더라고요. 명예를 위해 덧붙여 말하자면 물론 '그것'을 하려는&nbsp;목적으로 AV를 검색 한 건 아니에요. 억울한 심정에 보려는 거였어요. 헤헷 데헷. 또 제가 순애보 스타일이라 AV배우도 한 배우만 파거든요. 전국의 200만 순애보들을 욕보여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제 단 하나의 사랑 리온을 검색했는데 신작이 안 나온지 꽤 됐더라고요. 구글링을 해보니 은퇴를 했다고 합니다.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의 이별이라&nbsp;가혹하기도 하지.' 라고 저도 모르게&nbsp;혼잣말이 나오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요. 이별 이후에 가장 크게 웃었던 거 같아요. 어찌됐건 여직원 덕분이네요. 그리고 나서 리온과의 이별과 앞으로의 &nbsp;밝은 미래를 기념하기 위해&nbsp;리온의 시온 시절의(리온의 시온 시절? 무슨 소린가 하시겠지만 배우신 분들은 다 압니다. 페미만 공부해야하는 게 아니에요. AV도 공부하세요.)제가 가장 좋아했던 영상을 다운 받아 감상했어요.&nbsp;이번 AV 시청은&nbsp;그간 AV가 무언가&nbsp;목적에 봉사하는 그런 감상이 아니었어요. 역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음을 깨닫는,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추억하는 그런, AV를 보고선 쉽게 얻을 수 없는 드문 감상을 느꼈죠. 풉. 이젠 리온 영상 안 보려고요. 리온도 새 삶 찾아야죠. (제가&nbsp;적으면서도 정말 뭔 돌아이 같은 소린지 모르겠겠네요. ㅋㅋㅋㅋ)전여친이 알면 기겁을 하겠지만 전여친과 함께 보내주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리온의 은퇴에 애도를 표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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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도 잠이 오질 않네요.&nbsp;오늘은 AV안 봅니다. 아직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마음은&nbsp;누군가와&nbsp;교류하길&nbsp;원하고&nbsp;화답해줄 대상을 갈구하네요. 뭐 이것도 시간이 지나 계속 외면받으면 알아서&nbsp;멈추겠죠.&nbsp;그래서 이렇게 헛헛함을 달래려고 유일하게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글을 남겨 봅니다.&nbsp;친한 친구들은 다 전여친 잘 아니까 하소연하기&nbsp;싫더라고요.&nbsp;제 이별을 함께 나누진 못하더라도 우리 리온의 은퇴엔 함께 슬퍼해봐요.ㅜㅜ 다들 조금만 아프시고&nbsp;편히 주무시고 좋은 아침 맞으세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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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18 01:16:50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별의 아픔에 공감하다가 여직원분과 장난치는 부분부터는 재밌게 글을 읽었네요.! 왜 헤어진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WR
Updated at 2018-12-18 01:35:09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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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01:44:16

리온과 시온이 동일인이었군요! 휴지끈+1하고 갑니다~
저도 9년 사귄 여자친구와 얼마 전 헤어졌는데, 취업의 난항과 함께 외로움이 이따금씩 찾아오네요! 힘내시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나날이시기를 기원합니다!

WR
2018-12-18 01:50:25

지금이라도 아셔서 다행이네요. 글쓴이로써 뿌듯합니다. 저도 레브님 응원할게요.

2018-12-18 02:25:41

글 잘 일었습니다. 시온에서 리온으로 돌아왔듯 다시 언젠가 복귀해주길..

WR
2018-12-18 09:56:26

제발 혼또니 오네가이시마스!

2018-12-18 09:37:58

슬프면서 아쉬운..

2018-12-18 11:55:24

전 아오이 츠카사만 파는데 리온팬분이셨네요?

WR
2018-12-18 15:01:55

역시 어딘가엔 저처럼 일편단심인 분이 계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동지님 반갑습니다.

Updated at 2019-12-04 2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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