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현역 행정병 일병의 청와대 청원 내용

100중에 10이 썩어야 도려낼텐데
100중에 90이 썩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행정 관련해서 근무해보면...100에 90도 잘 봐준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저도 대대에서 근무하고 몇개의 레이더 기지 가 있는 곳에서 근무 했는데.....

제가 본 것만 상당하니까요.

너무 커져서 손대기 어려워 지지 않았나...싶습니다.

문제는 부조리를 부조리로 인식하지조차 못한다는 게 더 크다고 봅니다.

저는 군대 제대한지 오래되었지만,

저런 것이 생각보다 일반화 되어있고, 그러다 보니 이게 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저런 고발자를 분란을 일으키는 모난돌로 인식해 제거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거죠.

제 군시절에 나오는 보급 기름 무단 사용부터

추석 등 명절기간 특별 보급품 횡령 등등 여러가지가 무심한 제가 봐도

참.....치졸한 것들이 많았죠.

전역한지 12년 7개월 되었고....PX병으로 근무 하면서 본 비리가 대대급으로 쳐도 엄청난 수준 이었죠.

일단....제가 엮인 부분이 군 연초 관련한 부분...비슷한 시기에 군대에 계셨던 분들은 기억 하실텐데. 연초...그러니까...보급 담배를 PX에서 사인 받고 면세 가격...당시에 디스한 보루에 1750원인가..2750인가 그랬었어요. 그게........남아요. 시스템 적으로 3~4개월 지나면 대대인원보다 0.5배 이상 남길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1년 이상 기간 주면 대대 주둔인원의 2배 이상 남길수 있었죠. 시스템의 헛점이긴 하지만...그 남는 연초를 내다 파는 부분 부터....

쌀,고추장,참기름,소금,된장 등등 같은 조미료, 술.......몇종인지 지금은 기억 안나지만 식료품 관련한 비리는 제가 본 것만 엄청 나요. 주둔 인원이 100명 내외 에서 그정도인데 전군으로 확대 하면 더 엄청날거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이게 지역 밀착형 비리 라서 뿌리 뽑으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 됩니다.

쉽지 않을거에요. 아무리 대통령 이라도 임기내에는 무리 일겁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시작해야 하지만...쉽지 않은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저랑 군복무한 시기가 비슷하신데 저도 PX병을 했던지라 공감이 되네요. 지금은 연초가 없어졌지만 있던 시절에는 그걸로 조작할 수 있는 건덕지도 많고, 저같은 경우에는 물건납품하는 아저씨들한테 이래저래 들은 게 많았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어보면 육군복지단이 참 싫었습니다. 

저도 GOP에서 군생활하면서 전투 PX병을 맡으면서 (남들처럼 근무도 다 서면서 대기시간을 빌려 하루 1시간씩 한정적으로 여는 컨테이너형 PX...) 원치않게 그런 일들에 연루가 됐었네요. 하루는 행보관이 얼마얼마에 맞춰서 영수증을 끊어오라고 하는데... 볼펜, A4용지같은 사무용품들인데 실제 PX로 이런 품목이 들어오진 않지만 영수증이 존재하니까 중간에서 행보관이 해먹는거죠.

저의 경우에는 행보관이 워낙 악질인데 그나마 자기 뒤를 봐주니까 좀 덜 괴롭히는 측면이 있어서 비리인 줄 알면서도 눈감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사무용품으로 장난치는 거, 그리 고액도 아니었구요. 매번 10~20만원 정도 행보관 용돈 빼돌리는 정도였죠.

저는 코딱지만한 PX라서 해먹을 것도 얼마 없었지만, 일종계원인 선임의 경우에는 말은 안해도 훨씬 큰 스케일로 행보관이 해먹는 걸 마찬가지로 묵인하고 있던 것 같더군요. 근데 그 선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상황에서 저런 용기를 낼 생각은 추호도 못했고, 당장 악독한 행보관이 덜 괴롭히는 것 하나에 만족하면서 행보관 뒷치닥거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