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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짝사랑 이야기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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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20:44:46

“과제하고 있었어?”

“네. 지금은 전화하려고 제 방 잠시 왔어요.”

“근데 왜 과제를 동생방에서 해?”

“동생 방에 컴퓨터가 있어서요. 자료찾으면서 하려구요.”

“아 그렇구나. 맥주는 다 마셨어?”

“아뇨 ㅋㅋㅋ 지금 과자랑 같이 홀짝홀짝 마시고 있어요. 빨리 마시면 취해요.”

“그러다가 취해서 과제에 헛소리 쓰는거 아니야?”

“그러게요ㅋㅋㅋ 그래도 술마시니깐 글은 잘써지네요.”

“밤새서 과제하려면 피곤하겠다.”

그렇게 몇분정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1~2초 정도의 짧은 침묵이 흘렀다.

“있잖아. 애매하게 하는거보다는 확실하게 말해야 될 거 같아서. 원래 얼굴보면서 말하려고 했는데 못 말했네.”

“알아요. 눈치채고 있었어요.”

“눈치채고 있었어? 하긴 그렇게 티냈는데 모를 수가 없겠지.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거야?”

“예전에는 헷갈렸었는데 오늘 확실해졌어요.”

“그렇구나.”

전화하기 전까지 미친듯이 떨렸던 가슴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그래서인지 전화하기전에 고백하려고 준비했던 말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음가는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전에 누구를 좋아했을때 너무 힘들었어서 다시는 짝사랑같은거 안해야지 다짐한 상태에서 알바시작한거였거든.”

“아 진짜요?”

“응ㅋㅋㅋ혹시 오늘 바다에서 첫인상 이야기 했던거 기억나?”

“네”

“알바하는 첫 날에 너가 들어오는걸 보는데 작고 귀엽고 예쁜애가 들어오는거야.”

“작고..ㅋㅋㅋ”

“왜 그거에 집중하는거야ㅋㅋㅋ 무튼 그게 너 첫인상이었는데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어. 누굴 좋아할 생각이 없었거든. 근데 사람마음이라는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더라고. 그냥 점점 너가 좋아졌던거 같아. 밝은 성격이 좋았고, 웃는 모습이 예뻤고, 내가 하는 별로 웃기지도 않은말에도 잘 웃어주는게 고맙더라고.”

웃는다.

“근데 내가 널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깐 떠오르는 순간이 있더라고.”

“언젠데요?”

“저번에 어떤 어머니가 아이 데리고와서 음식 포장한 날 기억나? 카운터에 앉아있었고.”

“기억나요.”

“너가 아기 계속 쳐다보길래 내가 ‘초콜릿 하나 줘도 되려나?’ 하고 내가 가져온 초콜릿 있으니깐 너가 대신 가져다 아이 주라고 했잖아.”

“맞아요. 아이 엄청 귀여웠는데.”

“응 ㅋㅋㅋ 그러고서 너가 아이 엄청 귀엽다고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웃었잖아. 나도 웃었고. 근데 나 사실 아이보고 웃은거 아니었다? 난 아이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너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너보고 막 웃었어.”

“진짜요? 아이보고 웃은줄 알았는데.”

“ㅋㅋㅋ아마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너 좋아하게 된거.”

이후로 일주일동안 고민해서 밥먹자고 했던 일, 중간에 취소된 일, 다시 밥먹게 된 일 등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내 행동과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애는 가끔씩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러고보니 맨날 돌려서 표현하기만 했지 직접적으로 말한적은 없는거 같네.”

“뭘요?”

“좋아한다는 말. 좋아해”

웃는다. 그리고 1초정도의 정적이 흘렀다.

“어..이제 제가 대답할 차례네요.”

“응”

“오빠 저번에 제가 5개월동안 썸탔던 애 있다고 했던거 기억나요?”

“응. 기억나”

“그 애랑 최근에 연락이 되가지고 만날까 말까 엄청 고민을 하고 있었거든요.”

“고민하던 중에 내가 오늘 너한테 고백한거네?”

“네.. 그래서 지금 오빠한테 뭐라 대답을 드리기가 어려워요. 긍적적인 대답을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미안해. 내가 너한테 고민거리 하나 더 얹어버렸네.”

“아니에요. 고민이야 늘 있는건데요. 뭘 ㅋㅋㅋ”

“그런가 ㅋㅋㅋ”

“오빠한테 미안해서 기다려달라고도 못하겠어요.”

“괜찮아. 나도 이렇게 고백하는거 급했던거 아는데 괜히 더 마음 커지면 내가 힘들까봐 조금 이기적으로 고백한거니깐 너가 미안해 할 필요없어. 나도 너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깐 기다린다는 말은 안할게. 난 신경쓰지말구 너 마음 가는대로 결정해. 나 정말 괜찮아.”

어차피 성공할거라는 생각에 고백한건 아니었으니 조금 낫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거절당하는건 여전히 힘들다. 핸드폰을 보니 통화시간이 35분이 넘어가고 있다.

“5분만 통화한다고 했는데 35분이나 해버렸네.ㅋㅋㅋ 너 과제해야되는데 너무 오래 전화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전화 얼마 안한거 같은데 엄청 오래했네요.”

“그러게. 이제 과제하러가. 오늘 밤새서 할텐데 피곤하겠다.”

“네. 오빠도 잘자요.”

“아! 마지막으로”

“네?”

“많이 좋아한다고”

“ㅋㅋㅋ 저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그래 ㅋㅋㅋ 과제 열심히 해”

“네 ㅋㅋㅋ 잘자요.”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18
Comments
1
2018-11-12 20:47:37

ㅠㅠㅠ

WR
1
Updated at 2018-11-12 21:08:37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뭐 완벽한 거절의 대답은 아니었지만 차인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해서 여기서 글은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솜씨로 쓴 글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나중에라도 무슨 일 생기면 궁금하실 분은 없겠지만 에필로그라도 쓰도록 할게요.

1
2018-11-12 21:03:33

오늘부터 1화 갑니다

1
2018-11-12 21:18:17

아..

1
2018-11-12 21:21:14

아........... 안돼요
부디 꼭 좋은 에필로그가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글에서도 느껴지는 순수한 마음이 너무...
꼭 좋은 결과가 다시 나오기만을 기원하겠습니다.

1
2018-11-12 21:36:30

짝사랑 넘나 힘든것 그만하고싶으나 그만 못하는것이죠.. 같이 힘냅시다

WR
2018-11-13 00:02:04

힘내세요!! 저도 같이 힘내겠습니다.

2
2018-11-12 21:54:40

짝사랑 중인 사람으로써 그래도 용기내서 저렇게 말씀하신게 부러워요....

WR
2018-11-13 00:05:00

저도 이번까지 짝사랑만 3번째인데 많이 발전했습니다. 혼자 끙끙 앓는것만큼 미련한건 없더라구요. 힘내세요!

1
2018-11-12 21:57:34

책상 다시 챙겨가겠습니다
이거 원...

WR
Updated at 2018-11-13 00:06:33

책상 한번 받아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다음엔 꼭 책상 받으러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2018-11-12 22:11:01

좀 상투적인 말이긴 하지만 아파서 아름다운게 짝사랑이죠.

WR
2018-11-13 00:07:34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결국 나중되면 아픈만큼 많이 배웠고 좋은 추억이 되더라구요.

1
2018-11-12 22:32:14

1화부터 보고 왔는데 계속 연락중이신가요?

WR
2018-11-13 00:01:35

연락은 드문드문 하고는 있습니다.

2
2018-11-12 23:11:08

용기 있으십니다.

그걸로 절반은 성공같아요

WR
2018-11-13 00:08:21

감사합니다.

1
2018-11-13 08:39:47

책상던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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