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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장꼬장한 30대 메탈 매니아의 패스코드 내한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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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0-20 23:16:33
 
저는 요즘엔 Ne Obliviscaris와 Votum을 가장 많이 듣는, 요즘에 보기 드문 아주 꼬장꼬장한 아재 메탈er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메탈팬으로서 공연을 보기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 메탈을 들은지는 오래됐지만 공연을 자주 가는 타입은 아닙니다. 다만 들은지 제법 오래되서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꽤 많이 본 것처럼 느껴지긴 하네요. Helloween, Dream Theater, Edguy, Evergrey, WASP, Dark Tranquillity, In Flames, Opeth, 게이트 플라워즈, 해리빅버튼, 브로큰 발렌타인...
 
개인적으로 춤에 관심을 가져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춤을 추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더럽게 못 춥니다만 그시절 합정동에서 팝핀을 배웠었는데 그때 가르쳐줬던 댄서가 지금의 팝핀현준이네요. 아무튼 춤도 좋아하고 시끄러운 음악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최근들어 회사-집-회사-집을 반복하는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커져서 어떻게 해소할까 고민하고 있었던 차에 저 밑에 어떤 분이 Passcode의 공연이 아주 남다르다고 하셔서, 그저 젊음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올 생각으로 충동적으로 예매를 했습니다.  사실 회사일이 잠깐 바빠서 공연 전에 거의 찾아보지 못하고 그냥 갔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봐야죠.

끝나고 하는 얘기지만, 제 기준으로 볼 때 패스코드가 보여주는 각 부분 부분들을 따로 떼서 보면 사실 그냥 그렇습니다. 보코더를 어마무지하게 걸고 부르는 가창이나, 크게 크게 팔을 휘두르는 동작 위주로 이루어지는 안무도 보고 있으면서 인상적이다 라는 느낌을 주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패스코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신 분들은 언짢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순히 그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완성도만 놓고 보면 아마추어리즘에 아마추어리즘이 결합되었다 이렇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그런 부분이 전혀 아쉽지 않더군요.

패스코드의 공연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런게 아닙니다. 노래들이 원패턴에 가깝게 빠르고 시끄러운, 에너지가 응집된 스타일인데 이걸 쉬지않고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한시간짜리 공연에서 단 두번 쉽니다. 그러니까 20분 이상을 노래와 노래 사이에 브레이크가 없이 아예 안 멈추고 노래 끝나고 바로 다음 노래 끝나고 바로 다음 노래 끝나고 바로 다음 노래를 반복합니다. 정말로 박자 하나도 쉬지 않아요.
 
이게 직접 공연을 보시면 어떤 느낌이냐면 3킬로미터 달리기를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페이스로 안 쉬고 뛰는 기분입니다. 정말로 인간의 텐션이 아닙니다. 춤이나 노래요? 한 30분 그렇게 뛰고 나면 전혀 아쉽지 않습니다. 더 잘추고 더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패스코드의 텐션으로 그게 가능한 사람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생글생글 웃으면서 저렇게 달리는 귀여운 소녀들을 보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게 됩니다.

게다가 세션 밴드의 텐션도 인간 레벨은 아닙니다. 연주하는 내내 에너지와 흥에 취해서 어마어마한 액션을 반복하고, 관객의 환호를 패스코드 멤버들보다도 더 강하게 받아주고 있었습니다. 제 기준엔 패스코드의 공연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인상의 45%는 세션 밴드의 힘이었습니다. 55%만 멤버의 힘이었다고 봐야죠.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나 드럼은 17년 전의 헬로윈 내한공연의 울리 쿠쉬 이후로(현재 마스터플랜 드럼이죠)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일 할일이 없고, 77천원이 부담스럽지 않으신 분들은 내일 공연을 현장 구매해서 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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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0-21 00:54:26

공연 기획사에서 홍보 많이 하길래 궁금했는데, 나쁘지 않으셨나 보군요!

 

저는 요즘 소울 플라이 신보 들으면서

 

맥시멈 더 호르몬이나 다시 내한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엉엉

2018-10-22 12:40:09

이틀 다 보고 왔습니다.

일요일은 찬조출연 밴드도 없어서, 특별셋리로 곡수 늘리고 더 열심히 달렸죠.

샤우팅 담당 이마다가 토요일은 컨디션이 정말 안좋았는데(작년에 몇달간 활동 쉬었을 정도로 몸이 계속 안좋죠), 어제는 삼겹살먹고 푹 쉬어서 그런지 아주 좋았습니다.

일요일 관객이 너무 없어서 아쉬울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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