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를 숨기는 사소한 거짓말인가 사기인가?
참신하거나 대단한 콘텐츠가 아닌데 유명 기업과 사람들에게 강의를 팔고 책을 내는 자기계발 강사가 있습니다.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분은 아니고 페친 한분이 좋아요를 눌려서 알게 됐습니다. 어떤 주제를 파는 사람인가 궁금해서 서점에서 가 저서를 훑어 보니 첫인상부터 좀 별로 다 싶더군요. 글씨를 키우고 줄 간격을 띄어서 200페이지를 넘겼는데 정상적이면 100페이지 정도 분량입니다. 주요 아이디어는 이미 상식수준으로 알려진 내용이고 본인이 고난을 겪은 내용과 처방전 그 다음 극복과정에서 각 단계별 고리가 약합니다. 시간상으론 인과관계처럼 보이지만 흔히 하는 오해인 대상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는 수준입니다.
호기심에 구글과 네이버로 이력을 검색해 보니 두 가지 사실이 아닌 것들이 있습니다. XX중공업 출신이라고 했는데 하청사인 밸브업체 출신입니다. 강사가 밸브회사의 메일계정을 쓴 게 넷 상에 남아 있어 발견했습니다. 두 번째는 입사 3년만에 승진도 하고 잘 다니고 있었지만 다른 뜻이 있어 그만 두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승진한 게 아니라 동기 중 본인만 승진을 못해 회사를 그만 둔 것입니다. 이 건 강사 본인이 과거에 남긴 블로그 글에서 검색이 되네요.
이해는 갑니다. TV광고도 하는 어디 중공업이라고 하면 다들 바로 인지하고 넘어가지만 무슨 밸브 회사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누구나 아는 좋은 회사를 계속 다닐 수도 있었으나 꿈을 위해 그만두었다는 설정에 구멍이 생깁니다. 사실 이 밸브 회사를 제가 조금 아는데 나쁘지 않고 비교적 괜찮은 곳입니다. 승진 실패를 속인 건 속사정이 어떡하든 창피해서 숨긴 것 같습니다. 전 밸브 회사 동료들이 만약 이 내용을 봤다면 거짓임을 알 텐데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태연히 사실을 숨긴 것을 보면 약간 허언 증이 있거나 그 만큼 숨기고 싶었을 테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고액의 교육비로 따로 쓴 것도 아니다 보니 사기를 당한 심정이거나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몇 번 검색기를 돌리면 바로 나올 정도 인데 과거 이력 관리를 철저히 못했구나 싶네요. 강의 내용도 허술하고 다른 것도 찾아보면 또 다른 거짓이거나 과장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한 달에 꽤 많은 돈을 벌 정도로 영업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모르는 오프라인에서의 매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기계발 서적은 한때 조금 읽다가, 매우 싫어하다가, 지금은 반반의 심정인데...... 이런 분들의 저서처럼 특별한 개성이 없는 책들을 볼 바에는 150년 전에 나온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을 보는 게 낫겠습니다. 국산을 찾는다면 고 구본형 씨의 저서를 보고요. 오프라인 강의는 제가 안 봐서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만 기대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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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에게 솔직하지 못한사람이 어찌 남을 가르칠수있나요.
더군다나 트라우마 라기보다는 스스로를 포장하려는 사기죠.
저런건 범죄로 봐야한다구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