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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숨기는 사소한 거짓말인가 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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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6-08 19:29:59

참신하거나 대단한 콘텐츠가 아닌데 유명 기업과 사람들에게 강의를 팔고 책을 내는 자기계발 강사가 있습니다.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분은 아니고 페친 한분이 좋아요를 눌려서 알게 됐습니다. 어떤 주제를 파는 사람인가 궁금해서 서점에서 가 저서를 훑어 보니 첫인상부터 좀 별로 다 싶더군요. 글씨를 키우고 줄 간격을 띄어서 200페이지를 넘겼는데 정상적이면 100페이지 정도 분량입니다. 주요 아이디어는 이미 상식수준으로 알려진 내용이고 본인이 고난을 겪은 내용과 처방전 그 다음 극복과정에서 각 단계별 고리가 약합니다. 시간상으론 인과관계처럼 보이지만 흔히 하는 오해인 대상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는 수준입니다.

호기심에 구글과 네이버로 이력을 검색해 보니 두 가지 사실이 아닌 것들이 있습니다.  XX중공업 출신이라고 했는데 하청사인 밸브업체 출신입니다. 강사가 밸브회사의 메일계정을 쓴 게 넷 상에 남아 있어 발견했습니다. 두 번째는 입사 3년만에 승진도 하고 잘 다니고 있었지만 다른 뜻이 있어 그만 두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승진한 게 아니라 동기 중 본인만 승진을 못해 회사를 그만 둔 것입니다. 이 건 강사 본인이 과거에 남긴 블로그 글에서 검색이 되네요

이해는 갑니다. TV광고도 하는 어디 중공업이라고 하면 다들 바로 인지하고 넘어가지만 무슨 밸브 회사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누구나 아는 좋은 회사를 계속 다닐 수도 있었으나 꿈을 위해 그만두었다는 설정에 구멍이 생깁니다. 사실 이 밸브 회사를 제가 조금 아는데 나쁘지 않고 비교적 괜찮은 곳입니다. 승진 실패를 속인 건 속사정이 어떡하든 창피해서 숨긴 것 같습니다. 전 밸브 회사 동료들이 만약 이 내용을 봤다면 거짓임을 알 텐데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태연히 사실을 숨긴 것을 보면 약간 허언 증이 있거나 그 만큼 숨기고 싶었을 테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고액의 교육비로 따로 쓴 것도 아니다 보니 사기를 당한 심정이거나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몇 번 검색기를 돌리면 바로 나올 정도 인데 과거 이력 관리를 철저히 못했구나 싶네요. 강의 내용도 허술하고 다른 것도 찾아보면 또 다른 거짓이거나 과장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한 달에 꽤 많은 돈을 벌 정도로 영업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모르는 오프라인에서의 매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기계발 서적은 한때 조금 읽다가, 매우 싫어하다가, 지금은 반반의 심정인데...... 이런 분들의 저서처럼 특별한 개성이 없는 책들을 볼 바에는 150년 전에 나온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을 보는 게 낫겠습니다. 국산을 찾는다면 고 구본형 씨의 저서를 보고요. 오프라인 강의는 제가 안 봐서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만 기대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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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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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6-08 19:34:38

본인에게 솔직하지 못한사람이 어찌 남을 가르칠수있나요.

더군다나 트라우마 라기보다는 스스로를 포장하려는 사기죠.
저런건 범죄로 봐야한다구 생각합니다.

WR
2018-06-08 19:42:31

사소할 지 언정 범죄죠. 맞습니다그런데 왠지 강사가 본인의 처지를 윤색하는 모습에서 측은한 마음도 좀 들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2018-06-08 19:34:01

사기입니다.

WR
2018-06-08 19:44:58

네 사기 맞습니다. 강사가 제 지인이라면 사실대로 고치라고 하고 싶네요. 사실 월급쟁이 하다 그만둔다면 어딜 다녔다는 게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2018-06-08 19:44:20

경력위조쯤 되려나요?

WR
2018-06-08 20:46:48

10여년 쯤 신정아씨 사건으로 나라가 난리났던 학력위조 사태가 생각나네요. 과거부터 곳곳에서 학력위조, 경력위조가 정말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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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20:03:18

사기죠. 사실 저런건 메세지보다 메신저가 어떤 경력의 사람인가를 더 따지죠. 경력팔이라 생각합니다. 그 경력을 고의로 속였다면 저건 사기죄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저런책 절대 안읽어요. 차리리 철학책을 읽죠.
소위 사회적 멘토라고 자처하는 분들, 진짜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만한 삶의 깊이가 있나 생각해보면 전혀 아닌거 같아요.

WR
2018-06-08 20:49:52

제가 간과한 부분이네요. 성공학이나 자기계발 쪽에서는 평범한 말이라도 유명한 메신저가 내 뱉으면 휠씬 더 높게 쳐주죠. 메신저의 일부 정체성을 속였으니 실제 수강생분들이 사실을 알면... 배신감이 좀 있겠습니다.

설사 어렵더라도 철학책을 몇장 읽는 게 낫다는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Updated at 2018-06-08 21:36:30

사기라고 생각하면 사기로 볼 수 있습니다만, 먹고사니즘에 관련해서는 그래도 이해해줄만 하다는생각입니다. 다만 초빙하는 측에서는 올바른 검증으로, 소비자들은 분별력있는 시선으로 사이비 강사를 잘 걸러야 할 것입니다.

WR
2018-06-08 20:51:09

먹고사니즘 측면에서 저도 마음이 좀 약해졌습니다. 강사로서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높이거나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려고 저렇게 가필을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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