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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씨 사건 관련해서 살포시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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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6 21:35:32


사건의 몸집이 점점커지네요.
결론은 내년이나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과거 제가 쓴 글에 보면 스튜디오에 가서 모델을 찍었다는 글이 있는데, 이런 저런 기사를 보니 제가 갔었던 스튜디오더라구요.
(모 기사에 있는 사진이 동일하고, 해당 카페는 일주일째 글이 없고 촬영회 소식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살포시 적어 봅니다.

제가 모든걸 알고 있는게 아니니 맹신하지 마시고, 가급적 타 사이트로 퍼져나가지 않았으면 하네요.
손바닥 하나정도 가서 찍었고, 그때 스튜디오에서 사진 찍으며 제가 보고 느낀걸 가감없이 적어 보겠습니다.


1. 스튜디오에 처음 온 모델이 처음으로 끝나는 루트는 2가지 입니다.

첫째는 외모나 포즈가 별로인 경우.
많은 카메라를 앞에두고 사진을 찍히는건 정말 힘든 일 입니다. 시선처리도 잘 해야하고, 어려운 동작을 웃으면서 편안하게 해야하죠. 그리고 돈을 내고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외적으로도 만족해야 계속 일이 생깁니다.

둘째는 이걸 내가 해야해?? 입니다.
이런 옷을 입고 찍혀야해? 포즈는 또 왜이래?? 가 되면 자기 발로 나가게 되죠.
쉽게 말해, 가서 일을 해 보니 다르더라. 입니다. 이런 경우도 많습니다.

난 그냥 평범한 옷 입고, 잡지에 나오는 모델처럼 보통의 포즈만 취하고 싶은데.. 가 대부분의 심정일 겁니다.
하지만 어딜가나 현실은 다르죠.

김태희가 아닌 이상 자기가 생각한 이상과 현실이 비슷하긴 정말 힘듭니다.

첫째도 둘째도 아니라면 여러번 촬영 스케쥴을 잡으며 일을 하게 되겠죠.

대부분은 비정기적이며 한 달 이상 꾸준히 활동하는 모델은 적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활동하는 모델에게는 강압이나 강요 같은건 없습니다. 서로서로 알고 합심하지 트러블 만드려고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단계로 가는 과정에서 모델이 느끼는 고통이겠죠. 때로는 진상이 사진기 들고와 과도한 포즈를 요구하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선정적인 의상을 요구할수도 있으니깐요..

사견이지만 양예원씨는 1번도 2번도 아닌듯 합니다.

성적으로 뚜렷하게 거부감을 느낀 모델은 촬영시 표정이 좋지 않고 '이런 모델일이라는게 x같은 거구나' 하면서 금방 다시 안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다 울거나 뛰쳐나간 경우는 못 봤으며 그 정도의 강압은 보지 못했습니다.)

모델이 표정이 안 좋으면 실장이 말려주고, 적당히 하세요. 그건 안되요. 등등 중간에서 관리해주곤 합니다. 방치해서 소문이 안 좋게 나면 스튜디오 돈벌이도 줄어드니깐요.. 간혹 진상이 있긴하지만, 대부분은 적정선을 지키려고 합니다.

2. 포지션이 다르다.
제가 찍던 모델이랑 양예원씨가 했던 일이랑은 포지션이 다릅니다. 수요가 달라 찾는 고객도 다르고 해당모델도 넘나드는 경우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쉽게 말해 전문분야 입니다. 양예원씨가 했던 일은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하고, 그런 일을 하는데 있어서 꼬임으로 넘어간다는건 생각하기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쉽게 말해 다른 세계입니다.

성희롱이 일어날수 있고(모델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거겠죠.) 그런 경우는 치마나 포즈에서 발생하지, 양예원씨 일에서 생겼다는건 제가 보기엔 넌센스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재판으로 가서 잘 준비해서 판사에게 납득시킨다면 저는 할 말이 없게 되겠지만요..


3. 수지랑 설현은 왜 저러는 걸까??
제가 둘을 sns로 팔로우 하는 것도 아니고 관련 기사나 글을 다 읽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저런 여자 연예인이 왜 저런 글을 쓸까?? 하는 의구심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면..

일정부분 동질감을 느꼈을듯 합니다.

연예계 생활 하면서 수많은 선정적인 질문과 요구를 느꼈을 테니까요. 반사적으로 거부감이 나오고 어떻게 보자면 비정상적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자신도 과거에 당했던 일. 그리고 현재 당하고 있는 일에 대한 거부감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남자고 여자를 떠나서 모델이라는게 그렇습니다.
선정성이 없고, 노출이 없이, 혹은 누구에게 강요 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의상과 포즈로만 찍기는 불가능 합니다.

우리는 설현의 멋진 뒷모습을 보고 감탄을 내뿜지만, 그런 우리를 보는 설현은 마냥 기쁘지는 않았겠죠. 하나 둘 쌓은 앵거가 폭발하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4. 사진을 왜 찍으려 할까??
하루는 촬영을 하고 집으로 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모델을 찍으러 저곳에 들어갔을까?

모델이 이뻐서?? 사진 스킬을 익히고 싶어서?? 아니면 내가 정말 변태라서??

쉽게 정답을 찾을 수는 없죠.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 중에 몇몇은 담배처럼일정기간 사진을 찍지 않으면 금단증세가 있다고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누구는 자신의 인스타 팔로워가 2만명이 넘었다고 자랑하고, 누구는 이쁜 모델을 보면서 침을 꼴깍 삼키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사진을 찍는 제 모습을 문득 돌아보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하루는 미술관에서 아주 야한 누드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화가는 뭔데 저 여인네의 발가벗은 모습을 그런거지?? 이뻐서 그린걸까?? 아니면 요구에 의해서 그린걸까??

다비드 상을 보면서 인체라는건 참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고, 고갱이 그린 타히티의 여인네를 보면서 저 여인네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눈빛이 말하는건 무엇일까? 고민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뭐 정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겠죠.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학습 하다보면 정답 비슷한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아무튼 사진을 좋아라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쉽습니다. 가능하다면 한달에 한번 정도 스튜디오에 가서 사진을 찍을 생각이었는데 두달 째 멀리하게 되네요.
대중의 인식도 저 스스로의 인식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거래 되는 중에 순수하고 아름다운걸 찾는건 쉽지 않겠지만, 깨끗하고 잡음없는 스튜디오 라이프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사진 한장 올리며 글을 줄이네요.
(해당 사진은 올려도 되는 사진이니 염려치 마세요.)
별 의미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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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5-26 20:57:10

그럼 한 스튜디오에서 두가지 촬영( 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건전촬영/불건전촬영?) 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사전에 출사 신청을 받을 때도 미리 어떤 촬영인지 공지를 하는거구요?

보쉬님 처럼 취미로 즐기셨던 분들은 정말 아쉬움이 많겠네요,,

WR
2018-05-26 21:05:16

네네. 하나의 포지션으로 월세나 이익을 도모하기 힘드니 이것저것 다 하며, 사전에 다 공지 합니다.

물론 교집합도 있겠지만, 활동 모델과 찾는 분도 다르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Updated at 2018-05-27 00:17:22

저는 스튜디오에 20명 정도의 남자가 있었다, 담배 물고 있었다. 저 말이 도무지 믿음이 안갑니다. 사진 찍는데 담배 연기는 어쩔거며 20명이 있을 공간이 되나 싶네요.
그리고 그런 사진 찍은 사람이 한둘도 아니던데 엄연히 돈 받고 영업하는 곳에서 강압적인 촬영이라..

Updated at 2018-05-27 04:20:28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성희롱이란게 피해자의 마음이 중요하다는데
이미 몇년전 일인데.. 정확할지.. 어렵네요.

별개로 너무 신경쓰지마시고 촬영하셔요.
느바도 2M넘는 남자들이 땀뻘뻘흘리며 뛰는걸
보고 흥분하고 부러워하고 행복해하고 좌절도하는
변태적인 취미생활이잖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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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7 09:54:39

우선 3번 의견에 많은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양예원씨는 실제로 성폭행, 성추행을 당한 여자들이 미투를 통해 싸우려고 하는데 찬물뿌린듯힌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너무 별로이고 화가 나는 상황입니다. (사진 유포에 의한 억울함만 말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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