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대 국수
한국 인터넷상에서 "중국 10대국수"라고 많이 돌고 있는 글이 있습니다. 2013년 중국의 반점협회(중국에서 반점[飯店]은 호텔이라는 뜻입니다)가 항저우에서 문화행사를 하면서 행사 일환으로 발표한 중국 10대 국수라고 하네요. 이게 공신력이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여튼 그 리스트에 뽑힌 중국 10대 국수들을 하나하나 나열해 봅니다.
음식 이름은 한국식 발음으로 쓰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쪽이 더 가독성이 좋을거 같아서요. 중국 현지 발음은 본문에 추가로 넣었습니다.
1. 란주 라면 (兰州拉面)
란저우(兰州) 라몐(拉面). 란주 우육면(兰州牛肉面)이라고도 합니다. 라면(拉面)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먹는 그 인스턴트 라면의 원출처 맞습니다. 원래 중국에서 라면(拉面)은 손으로 뽑은 면, 우리식으로 말하면 수타면을 지칭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쓰임과 전혀 다르죠. 란주라면은 라면의 일종이라기 보단 란주 지역의 국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겁니다.
2. 산서 도삭면 (山西 刀削面)
산시(山西) 다오샤오몐(刀削面). 도삭면을 밀가루 덩어리를 철판으로 쳐 내는 방식으로 면을 뽑는 방식을 말합니다. 면과 수제비의 중간 정도?
이렇게요. 보기엔 신기해보이지만 사실 수타면보다는 이게 훨씬 기술적으로 쉽다고 하네요. 중국에서는 도삭면 치는 로봇까지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도삭으로 뽑은 면으로 만든 모든 국수요리들을 다 도삭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종류는 엄청나게 다양하죠.
3. 사천 딴딴면 (四川 担担面)
쓰촨(四川) 단단몐(担担面). 다진고기와 매콤한 고추기름 그리고 땅콩소스를 비벼먹는 음식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국물이 자작하게 있는 스타일이 더 많은데 원래는 비빔면 쪽에 더 가깝다고 하네요.
4. 북경 짜장면 (北京 炸酱面)
베이징(北京) 자지앙몐(炸酱面). 장(酱)을 볶아서(炸) 면 위에 부어 비벼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그 중국집 짜장면의 원조이죠. 짜장면은 산동식과 북경식으로 나뉩니다. 산동식이 좀더 장이 묽고 우리나라 짜장에 가깝습니다.(비교적 말입니다. 실상은 산동식도 아주 많이 다릅니다) 북경식은 좀 더 짜고 진 소스를 생채소와 함께 비벼먹죠. 위 리스트에는 북경 짜장면으로 올라왔네요.
5. 무한 열간면 (武汉 热干面)
우한(武汉) 러깐몐(热干面). 중국 호북성 우한(武汉)에서 즐겨 먹는 뜨겁고(热) 마른(干) 비빔면입니다. 우한은 중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아무리 더워도 우리나라처럼 엄청 음식을 차게 먹지는 않더라구요. 짜장면과 비주얼이 비슷한데요. 따뜻한 면에 참기름, 땅콩, 깨장, 오향장채 등을 비벼먹습니다.
허난(河南) 후이몐(烩面). 맑은 고기국물에 면을 말아 먹는 하남성의 면요리입니다.
연지(延吉) 렁몐(冷面). 길림성 연길지방의 조선족 음식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냉면 맞습니다. 한국 냉면보다 좀 더 새콤달콤함이 강조되어 있고(다소 저렴한 맛), 김치, 사과, 편육 등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게 리스트에 있는 것을 보고 10대 국수라는 것의 공신력에 의심을... 그냥 정치적 안배로 하나 넣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중 몇개나 드셔보셨나요? 저는 5개(란주라면, 도삭면, 딴딴면, 짜장면, 연길냉면) 먹어봤네요. 나머지 5개는 이름과 음식 모양 자체를 처음 봅니다. 우육탕면, 완탕면, 운남 쌀국수, 뺭뺭면, 량피 같은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국수들은 다 어디가고 다소 마이너한 국수들만 잔뜩 모아 놓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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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먹어봤습니다. 열간면(러간미엔) 정말 맛있습니다. 첨 먹고 반해서 우한 출장 사흘동안 아침으로 그것만 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