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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치명적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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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01:06:49

저는 개인접시가 없이 식사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요?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문제입니다.

언제부턴가 큰 빙수가 유행하면서 빙수 하나를 여럿이서 퍼먹는게 자연스런 일이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전 이걸 못합니다. 상대가 가족이든 여자친구든 친구든. 매장직원분께 그릇을 하나 더 부탁해서 남들이 푸기 전에 제 것부터 퍼놓고 먹어야돼요. 예~~~전에 소개팅 후 잘 만나던 분이 이것때문에 절 까신적도 있었습죠. 그럼 애초에 빙수를 먹지 말자고 그러지 왜 왔냐면서 말이죠.
근데 어쩌겠습니까? 못하겠어요. 빨대 하나로 같이 콜라 마시는 것도 못하겠고 자기가 먹던 포크로 저한테 뭐 집어주는 것도 정말 싫어요. 이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미리 설명을 하기시작했습니다. “제가 묘한 결벽증이 있다고.” 그럼 키스는 어떻게 해요? 라고 물은 분도 계셨는데, “키스는 기분이 좋잖아요.”라고 대답했었어요. 생각해보면 말도 안됩니다. 빨대는 같이 안쓰는데 키스는 할 수 있다. 그런데 키스는 정말 정말 좋아하는걸 보면 뭔가 뒤틀린 결벽증입니다.

요정도로 결벽증이 끝나면 다행인데... 더 심각한 문제는 반찬도 같이 먹는걸 싫어합니다. 보통 밥집에 가면 김치, 깍두기, 콩나물무침 등의 찬을 개인마다 따로 주진 않잖아요? 상에 깔아놓고 각자 젓가락으로 집어 가지요. 전 그것조차 너무 싫은거예요ㅜㅜ 그래서 회사 다닐 땐 xx씨는 반찬은 안먹고 밥만 먹는다는 말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등등 몇 개를 시켜서 나눠먹는 걸 싫어하다보니 언제나 탕만 시켰어요. 그 분들은 왜 저는 탕만시키는지 궁금했겠죠. 이런 이유 때문이야.

더욱 문제인 것은 회나 고기를 먹을 때인데. 수산시장 스타일 횟집에서 회를 먹을 땐 큰 접시에 생선 한마리를 듬뿍 썰어서 나오지 않습니까? 초반에 몇 점 집어먹은 후엔 잘 먹지를 않아요. 남의 젓가락이 왔다 갔으니깐요. 그 맛있는 방어를 그래서 못먹었던 것이야.

아무튼 이걸 고치긴 해야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남들처럼 베스킨에서 파인트 하나 알콩달콩 같이 퍼먹어보고 싶은데 말이죠. 써놓은걸 상상만 해도 기분이 더러워지네요. 문제입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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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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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01:10:36

 군대는 다녀오셨나요? 군대에선 유사한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WR
Updated at 2018-02-14 01:15:46

군대는 아주 오래전에 다녀왔지요. 군대는 오히려 식판이 따로 나오니 별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훈련 나가서 어쩔 수 없이 숟가락을 같은 식판에 넣어야하는 상황인땐 먹는둥 마는둥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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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2-14 01:30:10

강박증이 배고픔까지 이기시는군요.. 혹시 아내나 자식이 있으시다면 그런 사람들이랑도 같이 못드시나요??

2018-02-14 01:18:02

저도 그부분에 민감하긴 한데
친구들과 찌개를 같이먹을일이 생기면 먹던 숟가락은 쓰지 말고 덜어서 먹자 라고 미리 말합니다.
집에서도 항상 국자로 덜어먹는 버릇을 들였고요.
다만 저와 글쓴이분의 차이는 정도와 장소의 차이인것 같은데요..
사실 안쓰는게 더 좋긴하지만 어느 상황에서는 그냥 저도 이해하고 같이 먹습니다.
설빙이나 술자리 안주같은것이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잘못되었다 라고 알고계시면 노력하면 고쳐지지 않을까 싶어요.

2018-02-14 01:18:07

서장훈 같은 성격이신가 봐요. 뭐 그럴수도있죠 사람이

2018-02-14 01:20:14

특히 한국음식들이 개인 접시로 나오는게 아니라 공유하는 음식들이 많으니 힘드셨을거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남들과 다르면 이상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더더욱더 그렇구요.

2018-02-14 01:28:26

그런 문화가 있는게 사실이죠. 그런데 대부분 각자먹는걸 더 선호하는것도 맞습니다. 저도 덜어먹는게 더 좋은데 구태여 그렇게 안먹어도 되는쪽이라 공감이가네요

1
2018-02-14 01:35:35

그래도 요즘은 점차 개인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쪽으로 바뀌고, 각자 먹는 걸 더 선호하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개인주의가 꼭 다좋은 건 아니지만 다름을 이해해주길 바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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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01:28:01

저도 가족들이랑 여친 까지는 가능합니다.

친구들이랑은 절대 안합니다. 무조건 국자로 퍼주거나. 개인접시에 먹을 만큼 덜어가라고 합니다. 

뭔가 침 섞이는 그느낌이 싫더라고요. 가족은 가족이니깐요. 사촌으로 넘어가도 조금 꺼려져요.

 

1
Updated at 2018-02-14 01:33:11

전 좀 이상한 강박이 있는데 밥은 꼭 젓가락으로 먹어요. 숟가락에 찐득하게 밥 묻는 게 싫어서요.. 찐득해진 숟가락으로 국을 뜨는 것도 싫고..ㅜㅜ 말 안 하면 티나는 것은 아니어서 남들에겐 말 안 하고 있지요

2018-02-14 01:54:56

저도 그래요.

1
Updated at 2018-02-14 11:42:22

저와 같은 분을 여기서 뵙네요...

아 그리고 전 숟가락에 묻는 것도 싫지만

밥그릇에 밥알 늘어붙어 있는걸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싫어합니다.

전 그래서 젓가락을 주로 쓰고 그나마 덜 묻는 꼬들밥을 선호합니다.

2018-02-14 01:54:32

저도 그런데요. 치명적인 것 까지야.저도 식당에서 반찬 잘 안 먹습니다. 아니면 목표지점까지 딱 먹고 말든가.

아버지 제외하고는 제 주변은 다 저랑 비슷해서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1
2018-02-14 02:09:45

정신과 내지는 심리상담을 받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병이라는게 뭐 우울증걸려 자살할 것 같아야 병이 아니라, 남들이랑 좀 다른데 그게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서 고쳐야할 정도가 되면 병인거죠. 거부감만 없으시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바라시는 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네요.

1
2018-02-14 02:11:15

오염 강박사고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계시는군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정도의 불편함은 아니신걸로 보이십니다만... 글쓴이 본인께서 강박사고를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 후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물론 필요없으면 있는대로 살아도 됩니다. 누구나 조금씩의 강박적 사고는 가지고 있는 걸요. 저는 카톡 알림을 보면 무조건 없애고 싶은 강박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2018-02-14 06:58:44

그래서 여자친구랑 빙수를 드셨다는거죠?

Updated at 2018-04-02 21: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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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08:31:25

저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데 저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그런 부분에 민감하셔서 약간 병적으로 엄격하게 키우신 것이 많은 작용을 했어요. 식습관에 굉장히 혼나며 자라고 집에서도 늘 개인접시 나눠서 어머니가 주셨었기 때문에..음료나 음식을 소리내며 씹고 넘기는 걸 보면 너무 신경쓰여서 밥도 못먹고 다른 사람과 식기를 공유하는 건 상상도 못 했고요. 

성인이 된 이후에 저의 그런 예민한 모습이 사람간의 관계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 느끼고, 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이 민감해 지는게 싫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노력을 했고요.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부터는 그런게 많이 없어졌네요. 아이들이란 상상외의 행동을 많이 하니까요..예민하게 굴면 견딜수가 없게 됩니다.^^;; 

아직도 식사할때 입 벌리고 음식먹거나 소리내며 씹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 모습때문에 괴롭지는 않게 되었어요. 글쓴 분께도 언젠가 마음의 타협점이 찾아오길 빕니다. 사소하지만 생활에서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은근 힘이 들거든요.

2018-02-14 08:39:15

혹시 이성 간의 직접적인 타액 교환 행위 같은 것은 어떠신지요? (근엄, 진지)

2018-02-14 15:12:28

저도 이 질문 궁금했어요. 성인이시니 터놓고 질문드리면 키스나 애무같은경우에는 오염물 혹은 타액의 교환이 없을수 없는데. 그건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2018-02-14 09:30:51

저도 강박증과 결벽증이 있었던거 같은데 군대에서 거의 고쳤습니다. 비위도 정말 약해서 남들이 먹던거 못먹었습니다. 근데 군대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더러운 가혹행위를 계속 당하면서 내구성이 생기더군요. 물론 가혹행위는 나쁜거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갖고 있던 강박증이 별거 아니었구나란걸 알게 된거 같습니다. 더러운 환경이 반복되니까 충분히 신경 안쓸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몇번 참고 같이 드셔보세요. 몸에 아무일도 안생기고 별로 문제 될게 없더군요. 다 같이 빙수 드실때 거기에 뭍을 타액에 집중하지 마시고 상대방과의 대화와 그 즐거운 분위기에 집중해보세요. 그리 어렵지 않게 고쳐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저는 남들보다 조금 더 깨끗하고 깔끔한 정도입니다. 가끔 결벽증 있냐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그건 정말 위생 관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듣는 정도입니다. 물론 지금도 삐딱한게 있으면 가지런히 놓긴 합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2018-02-14 09:31:13

저도 비슷한데 유별난건 액체류(물, 주스, 음료등)은 절대 섞어먹지 않습니다.
만약 제것을 허락을 받고 먹으면 아예 그사람에게 줘버리고, 허락없이 먹었다면 그자리에서 버립니다.
그건 취향이고 서로의 다름이기에 상대방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잘 설명하고 유지하는 중입니다.

2018-02-14 10:02:37

이미 가족이나 주변친한 지인분들은 알고 있을테니 정말 고치기 힘드시다면 새로운 만남을 할 때 사람들에게 먼저 자기가 이런 성향이라는걸 밝히시고 이해해주시는 분들만 만나시면 됩니다 일적이라면 어쩔수 없겠지만 사생활에서만이라도 남에게 맞추지마시고 편한대로 사세요

2018-02-14 13:19:51

저는 그 반대라서 문제입니다. 진짜 아무거나 다 잘먹고 주워먹고 그래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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