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살고싶지 않을때 도움이 되었던 방법
26
5393
2017-12-13 15:31:44
살아보니까 자살충동이라는건 무슨 큰 사건 한번때문에 오지는 않더라구요 오히려 작은 실패들이 연이어 누적되면 그건 참 견디기 어렵습니다 예컨데 여자친구에게 차여서 술먹고 만취했다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숙취로 누워있는데 부모님이 뭐하는 짓이냐고 혼내고 그 와중에 면접을 본 기업은 죄다 탈락하고 친구들은 다들 잘나가는거 같고.. 이런식으로 작은 실패가 계속되면 마치 난 살 가치가 없는 쓰레기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살충동이 일어납니다
전 이럴때 좋은 글귀나 위로 이런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상담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효과를 봤던건 아무것도 하지않고 누워서 고전 소설을 보는것이었습니다
저는 펄벅의 대지라는 책을 봤는데 소작농으로 태어난 중국 농부가 죽을 힘들 다해 농사를 짓다 자기땅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를 보고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최후에는 대지로 다시 돌아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일어나는 비극과 희극을 따라가면서 마지막 최후까지 보고 책을 덮으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마치 내가 그의 일생을 살았던 것처럼 여운도 느껴지고 지금 겪고있는 심정 고통이 그 농부의 즐거움과 고통을 대리경험하면서 저절로 치유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고전의 힘인가 생각도 해봤구요
개인적인 경험이기에 모두에게 적용될수는 없겠지만 아무 방법도 먹히지 않던 저에게는 상당히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10
Comments
글쓰기 |
저도 철학상담(사실 혼자 철학책 읽은 거였지만 나중에 철학상담 수업을 들어보니 스스로 상담한 거였더군요.), 독서치료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살짝 회복한 후로는 운동 시작했는데 이것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