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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열전 7. 작고 효과 빠른 변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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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1 21:19:44

안녕하세요.

오전에는 오랜만에 야구 관련 글을 올리고, 이제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전국시대 지역 링크

https://yagu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3154715

 

1.들어가며

 

<강함의 시그니쳐 빨강>

 

빨간색하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가장 많이 떠오르시나요? 매니아 분들답게 불스와 마이클 조던? 아니면 북산의 유니폼? 홍의장군 곽재우? 정열? 타올라라 주작? 빨갱...?워낙 다양한 이미지도 있지만 파워레인저로 대표되는 특전물의 에이스(기뉴특전대는 제외합시다)도 많이들 떠올리실 것 같네요. 

 

<게임 '쇼군 토탈워 2'의 아카조나에>

 

400년 전인 전국시대 때 빨간 색, 즉 적색은 최정예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특히 적색의 갑주로 부대를 통일한 아카조나에(赤備)는 최강부대의 대명사와 같았습니다. 도쿠가와 가문 내 최정예 부대를 이끌던 이이 나오마사*나 만년의 이에야스를 떨게 했던 존재 사나다 유키무라*는 자신의 부대에 이 아카조나에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아카조나에가 최강, 또는 최정예라는 이미지를 당대와 후세에 갖게 한 사람. 그리고 이 아카조나에를 대표하는 사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야마가타 마사카게입니다.

 

*이이 나오마사 : 이에야스의 최측근. 도쿠가와 사천왕의 일인

-간단 링크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C%9D%B4_%EB%82%98%EC%98%A4%EB%A7%88%EC%82%AC

*사나다 유키무라 : ‘일본 최고의 무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무장

-간단 링크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B%82%98%EB%8B%A4_%EB%85%B8%EB%B6%80%EC%8B%9C%EA%B2%8C

 

 

2.신겐의 측근, 난쟁이 오부 겐시로

 

<게임 "신장의 야망 : 대지"의 마사카게. 전국구급 인기를 자랑한다(전체 15위)>

 

야마가타 마사카게의 첫 이름은 오부 겐시로였습니다. 마사카게는 다케다의 중신이자 신겐의 적남 요시노부의 모리야쿠*였던 오부 토라마사의 동생*이었습니다. 이런 마사카게에게는 큰 결함이 있었습니다. 키도 130-140cm 정도로 그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도 키가 작아 주변에 난쟁이라고 불렸습니다.키만 작을 뿐 아니라 언청이에다가 추남이었다고까지 전해집니다. 그러나 자신의 작은 키와 마사카게의 재능은 반비례했습니다.

다케다 신겐의 근습*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마사카게는 곧이어 전령장교*로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케다의 시나노 침공에서 첫 출진을 한 후, 이치반노리*의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 공적을 바탕으로 사무라이 대장으로 발탁된 마사카게. 어느 전장에서든 형인 토라마사에 밀리지 않는 전공을 꾸준히 세우며 젊은 나이에도 마사카게가 가는 곳에는 적이 없다.”라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시나노, 고즈케, 히다 출진하는 전장마다 순조롭게 큰 전공을 세우며 성장한 마사카게. 그런 마사카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닥치게 됩니다.

 

*모리야쿠(傅役) :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 간단하게는 스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카라고도 합니다

*근습(近習) : 영주를 가까이에서 모시는 가신

*전령장교(使番) : 전시에 전령, 순찰 등의 역할을 담당.

*이치반노리(一番乗) : 적진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것으로, 가장 명예로운 전공의 하나

 

 

3.아카조나에의 대장, 문무양면에서 활약하다

 

<"전국바사라" 시리즈의 마사카게. 정말 쎄보인다.(주군 같기도)>

 

이마가와 가에 대한 정책에 대해 주군 신겐과 후계자인 요시노부가 대립을 시작했습니다. 영지의 확장을 원했던 신겐은 동맹이었던 이마가와를 배신하고 공격하기를 원했습니다. 반면 이마가와 집안의 사위였던 요시노부는 동맹을 배신할 수 없다며 아버지에게 맞섰습니다. 이 대립의 결과 요시노부는 아버지였던 신겐을 쫓아내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요시노부의 이런 계획에는 마사카게의 형이었던 오부 토라마사가 가담합니다.

마사카게는 형에 대한 의리와 주군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주군을 선택합니다. 형의 모반 계획을 주군인 신겐에게 알린 것입니다. 결국 요시노부와 토라마사의 쿠데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이에 토라마사가 처벌됩니다. 마사카게의 고발을 통해 반역을 미리 진압할 수 있었던 신겐은 마사카게에게 토라마사가 이끌던 부대인 아카조나에를 맡기고, 기존의 성 대신 야마가타의 성을 쓰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아카조나에의 대장, 야마가타 마사카게가 탄생했습니다.

개명 후에도 역시 신겐을 따르며 많은 전쟁터에서 공을 세웠고, 새롭게 확보한 영지였던 스루가의 거점 에지리성의 죠다이*를 맡게 됩니다.

한편 마사카게의 재능은 군사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겐의 최측근으로서 여러 정책 결정에서 활약했고, 아이즈의 아시나씨나 미카와의 도쿠가와씨 등 주변의 영주들과의 외교도 담당했고, 다케다 세력 내의 가신들이나 호족들과의 중개 역시 담당했습니다. 이런 마사카게는 하라 마사타네*와 함께 다케다 집안의 최고 의결기관이었던 시키()를 맡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군사 뿐 아니라 내정과 외교까지 소위 말하는 만능 유닛!! 마사카게는 신겐의 최측근으로서 활약했던 것입니다.

 

*죠다이(城代) : 성주대리

*하라 마사타네 : 마사카게와 시키를 담당한 다케다가의 중신. 다케다 24장 중의 하나

-관련 링크

https://namu.wiki/w/%EB%8B%A4%EC%BC%80%EB%8B%A4%2024%EC%9E%A5

 

 

4.야마가타 마사카게, 최강으로 떠오르다

 

1572년에 진행됐던 주군 신겐의 상락작전에 앞서 마사카게는 1571, 도쿠가와의 영지였던 도토우미·미카와 지역을 침공, 미카와 지역의 고쿠진*들을 복속시켰습니다.* 이 때 확보한 거점들을 중심으로 다케다 신겐은 상락을 진행하게 됩니다.

157210, 드디어 상락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신겐의 서상작전 계획에 따라 마사카게는 아키야마 노부토모와 함께 별동대를 이끌고 미카와를 공격했습니다. 다케다의 두 명장은 미카와의 각 성들을 함락시켜 진로를 확보한 뒤 스루가를 통해 진군 중이었던 신겐 본대와 합류, 미카타가하라로 향하게 됩니다.

다케다 신겐은 농성하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무시한 채 서진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을 무시했다는 분노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진군 중인 다케다 군의 허점을 찌를 요량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에야스는 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 11000 여의 병력을 이끌고 다케다 군을 추격했습니다.하지만 이런 이에야스를 다케다 군 27000 명의 대병력은 이미 진을 구축한 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미카타가하라 전투를 통해 적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신겐의 난쟁이의 전설이 시작됩니다.병력·경험·전술 모두 약세였던 도쿠가와-오다 연합군을 다케다군은 자신들의 우위를 앞세워 철저하게 무너트리기 시작합니다. 격투게임에 비유하자면 상대를 코너에 몰아놓은 초고수가 무한콤보를 먹이는 일방적인 뚜까팸의 형태였을 것입니다. 고작 두 시간 만에 도쿠가와-오다 연합군은 문자 그대로 박살이 나고 이에야스는 도망을 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마사카게는 이 전투의 선봉으로서, 그리고 전투 후에는 도망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쫓아 맹렬히 추격했습니다.

 

<이에야스가 똥지린 후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로 알려진 '이에야스의 우거지상'>

 

이 맹렬한 추격 과정에서 도쿠가와의 가신들은 자신이 이에야스임을 자칭하며 희생됐습니다. 그러나 마사카게를 포함한 다케다 군의 추격은 끝이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목숨만 부지한 채 도주에 성공한 이에야스가 성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처참한 몰골이었고 추격에서 너무나도 무서웠던 나머지 말 위에서 똥까지 지리면서 겨우 살아 돌아온 꼴이었습니다.그리고 자신을 철저하게 추격했던(그리고 쾌변에 성공하게 해줬던) 마사카게에 대해 야마가타라는 자, 무서운 무장이다.”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었다고 전해집니다.

고작 두 시간 동안 이어졌던 전투로 도쿠가와 군은 동맹인 오다군의 히라테 히로히데 등을 포함한 많은 무장들, 그리고 무려 2천 명의 사상자를 낸 채 박살이 났습니다. 반면 다케다 군은 고작 200 여명의 사상자만을 냈을 뿐이었고 다케다 군의 서상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신겐의 사망 전까지...

 

*국인(国人) : 지역 내에서 성장한 지방영주 또는 호족 세력으로 생각하면 편합니다.

*한편 이 침공은 이 시점이 아닌 나가시노 전투 이전(1574-1575년 경)이라고도 합니다.

*병력에 대해선 기존의 기록을 따릅니다. 아마도 양측 모두 이보다 적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에야스도 인물은 인물인 것이 이 자신이 지린 모습을 초상화로 남겼다고 합니다.

 

 

5.야마가타 마사카게, 장렬하게 산화하다.

 

신겐이 진중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갑양군감의 기록에 따르면 신겐은 죽어가면서 자신의 에이스였던 마사카게를 따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사카게에게 내일은 세타에 깃발을 꽂으라.”는 유명을 남긴 채 사망하게 됩니다.

신겐의 사후 마사카게는 바바 노부후사, 그리고 나이토 마사토요 등과 함께 가신단의 필두로서 신겐의 아들, 다케다 카츠요리를 보좌했습니다.

1575, 나가시노에서 오다-도쿠가와 연합군과 다케다 군이 대치했습니다. 전투의 시작에 앞서 마사카게는 철수를 진언했습니다. 그러나 마사카게의 철수 제안을 카츠요리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마사카게의 초상화. 마사카게의 최후가 그려져 있다.>

 

1575521. 나가시노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사카게는 다케다 군의 좌익에서 핵심을 맡게 됐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다케다 군의 선봉장으로서 선두에서 적을 향해 돌격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대는 3년 전, 자신이 철저하게 괴롭혔던 도쿠가와 군이었습니다. 전사를 각오한 마사카게의 돌격으로 도쿠가와 군이 흔들렸고, 마사카게가 이끄는 다케다 군 또한 적의 방책을 돌파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마사카게에 대해 적의 총탄이 쏟아졌고, 결국 전사하게 됩니다.

 

*이때 카츠요리가 마사카게에게 늙어도 목숨은 아깝냐?”며 비아냥거렸다고, 마사카게는 빡쳐서 공격했다고도 하지만 이 일화는 카츠요리를 무능한 존재로 여기던 시점의 창작이라 생각됩니다.

 

 

6.마치며

 

신장공기의 나가시노 전투에 대한 기록 중에는 오다 군이 취한 적의 수급 목록이 기록돼 있습니다. 그 맨 위에 적혀있는 이름은 바로 야마가타 마사카게였습니다.그만큼 적에게도 가장 유명했던 무장이며 다케다군을 상징하는 존재였을 것입니다. 한편 마사카게는 죽은 후에도 여전히 입에 지휘봉을 물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나가시노 전투 중 사망했던 많은 다케다의 무장들 중에서 적을 공략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건 마사카게와 츠치야 마사츠구 둘 뿐이었다고 합니다.

 

<만화 '센고쿠' 2부 표지의 마사카게. 지휘봉을 물고 있다.>

 

다케다 멸망 후 다케다의 영지였던 가이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배하게 됐습니다. 가이의 영민들에 대하여 이에야스는 적극적인 포용 정책을 시행합니다. 다케다 가문을 섬기던 유신들을 자신의 가신단에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에야스의 중신이었던 이이 나오마사에게 야마가타를 따랐던 유신들을 배속시키고 아카조나에를 이끌도록 합니다. 이 이이 나오마사는 코마키 나가쿠테 전투에서 자신의 아카조나에를 이끌며 도쿠가와의 주력부대로서 활약했고, ‘이이의 붉은 귀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마사카게와 아카조나에는 무적(無敵)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후일담>

 

어느새 첫 챕터였던 관동 챕터 7편이 모두 끝났습니다. 처음 구상할 때는 엄청나게 스펙터클하고 재미진 글을 쓸 줄 알았지만 역시나 얕은 재주로 점점 글의 내용도 부실해지거나 재미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글을 작성하고 다시 읽을 때마다 혼자서 와 인간적으로 심히 진짜 못쓴다싶었던 적도 많았고요.그럼에도 많은 조회수와 함께 구독하기와 추천을 눌러주시고, 댓글들을 달아주셨던 매니아 여러분 덕분에 용기내서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다음 챕터인 관서 챕터는 한 주 정도 휴식기를 갖고 업로드하려 합니다. 이미 몇 편을 써두긴 했는데 정말 조금이라도 지금보다는 완성도를 높이고 싶네요 흐흐.

부족한 글 항상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특별편, 아니면 다음 주 본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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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12-11 21:25:49

그러나 이에야스는 말년에 또 붉은 갑주군단에게 혼이 나는데..저 지리고 난 뒤 초상화는 동상으로도 만들어져 있더군요. 관동편은 벌써 끝입니까? 아쉽네요..호조 측 인물이 하나도 없는건 아쉽네요

WR
Updated at 2017-12-11 21:30:18

관서, 큐슈-시코쿠 한 바퀴 돌고도 여력이 있다면 다시 돌아볼 생각은 있습니다 아마도 우지쿠니나 츠나시게가 될 것 같네요.

1
2017-12-11 22:17:13

결국 야마가타 변비약으로 굳어지는건가요...

WR
1
2017-12-11 22:40:34

캐릭터 성을 강조하려다보니 이만한게 없더군요 아우렐리우스님의 센스였습니다.

1
2017-12-12 10:24:31

난장이라는건 처음알았네요 코에이의 이미지때문에 거구일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항상 재밌게 보고 있는데 번외편으로 눈물의 홋카이도 카키자키 가문에 대한 얘기는 어떠신가요?

WR
2017-12-12 10:52:11

심지어 카게무샤에선 노인으로 나오는데 사실 사천왕 중에 막내 그 자체죠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가키자키 가문에 대해선 잘 모르긴 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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