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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능 치신 분들 파이팅하세요!(수능 치신 분들께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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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09:35:34

안녕하세요.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3142879&page=7

 

위 글을 통해서 저는 최근에서야 긴 악몽을 끝낼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일단 저는 10학번입니다. 나름 학창시절 공부 잘한다는 소리 들었고, 실제 서울에 있는 꽤 이름 대면 알아줄 만한 학교를 나왔습니다.(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SKY 이런 최고급 학교 나왔다는 말씀은 아니에요. K대 옆동네에 있는 학교 경영학과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학교를 나온 덕에 솔직히 저 포함 많은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꽤 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이 정도 학교를 나온 사람들의 이상과 현실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서울에 있는 상위권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당연히 회사도 좋은 곳을 들어가고 싶어합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 그리고 최고급 공기업이나 로펌들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이 정도 학교보다 좋은 학교가 있고, 그런 학교들 학생들에 밀리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제 친구들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아직도 취업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그 위급 학교들에 다니는 학생들은 전부 취업하겠네? 하면 또 그것은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아예 이런 취업보다도 더 높은 것을 노리죠. 그게 행시나 사시같은 고시입니다. 이쯤 레벨이 되면 여기서는 그냥 자신의 순수한 노력의 싸움이지 학벌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서울대 학생도 떨어질 수 있고, 그 아랫급 학생도 열심히 하면 수석도 차지할 수 있는 시험입니다.(당장 올해 행시 재경직 수석이 연세대학교 출신이라고 하죠. 거의 서울대학교 학생만 붙는 시험인데 말입니다.) 그러다가 떨어져서 취업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그 때쯤 되면 소위 '스펙' 이라고 불릴 만한 내용은 없고요. 그렇게 사회에 대해서 불만만 많아지는 인텔리들이 양산되게 됩니다.

 

오히려, 이 두 케이스의 학교들보다 속된 말로 조금 낮은 학교의 학생들은 그래서 다른 우회로를 찾게 됩니다. 그게 회계사나 세무사 등의 자격사 취득이에요. 실제 많은 학생들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합격자들을 배출하고 있고 이러한 학생들이 제가 이번에 합격한 세무직 7급시험같은 곳으로 오게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로 바뀌게 됩니다. 실제 저희 학교도 그래서 회계사나 세무사 취득에 정말 목숨걸고 매달리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그리고, 정말 아예 공부를 못해서 소위 말하는 지방대를 나오신 분들은 아예 그냥 손가락 빠는거 아니야? 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그런 분들도 정말 학과 잘 선택해서(예를 들어 철도 관련된 학과라던가, 복지 관련된 학과라던가요.) 정말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업하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실제로 이런 학교들은 자신들의 학교에 조금이라도 학생들을 데려오고자 정말 열심히 노력합니다. 학과가 작기에 교수님들도 학생 하나하나에 신경 많이 쓰시고 학생들이 취업 잘했는지 사후관리해주는 학교들도 있었어요.

 

반면에 저희 학교 경영학과는 학생 수만 400명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일일히 신경 쓰는 것은 고사하고, 학생 각자 자기 살기 바빠요. 자기 살 길 자신이 챙겨야되고, 누구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정신 피폐해지고 썩어가는 것도 본인이고요. 또 이런 내용들 부모님들께 죄송해서 말하지도 못합니다. 그냥 속앓이만 하는거죠. 

 

위의 서두가 이렇게 길었던 이유는 '수능' 이라는 시험이 지금 수능을 치신 조금은 어린 분들께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 이라고 느끼실 것 같아서입니다. 물론 그 때의 저도 그랬습니다. 솔직히 저는 수능을 평소 모의고사보다는 잘 친 편이었기 때문에 만족하면서 시험장을 나왔었지만, 정말 수능을 잘 못치셔서 실망하고 속상해 하실 분들은 정말 내 인생이 끝난 기분이 드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분들께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정말 만회할 시간은 충분히 많이 남았다고요.

물론 정말 자신의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재수나 삼수 등을 선택하시는 분들의 선택 역시도 전 충분히 이해하고, 꼭 그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응원합니다.

하지만, 지금 수능 치는 분들 나이가 많아봐야 20대 초반일겁니다. '수능' 이라는 그냥 대학교 어디가냐 정도 결정하는 시험에 투자하기에는 여러분의 1년은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자신 정말 하고 싶은 일이나 정말 후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보시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걸 대학 들어가서 하면 전 늦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공직사회 들어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이 사회는 어린 것이 장땡인 곳이거든요. 심지어 대학 안가고 바로 1년 시험준비해서 20살에 공직에 입직해버리면 그 분은 근 50년 정도를 공무원으로 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이 꽤 있고요.

 

수학능력시험 이후 여러분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여러분보다 속된 말로 좀더 좋은 대학을 간 분들을 얼마든지 제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제가 그랬으니까요. 전 이번에 7급 시험을 합격했지만, 제 고등학교 친구(심지어 저랑 같은 반이었고 그 친구는 반 1등, 전 2등이었거든요)는 9급입니다. 딱 7년 정도 지났는데 상황은 이제 역전되었어요.

 

수학능력시험 잘 쳐서 좋은 대학 가시는 분들께는 정말 축하말씀 드립니다. 너무 시험 잘 못치시거나 이런 쪽으로 이야기가 흘렀는데,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얻으신 분들은 충분히 리스펙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 초심 잃지 마시고 대학교에 나중에 들어가셔서도 노력하셔서 취업까지 좋은 결과 있으시길 응원합니다.

 

어쨌든 모든 수학능력시험을 열심히 치러내신 수험생 분들 정말 고생하셨다는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미래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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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11-25 10:06:27

노래할때 필요하죠

WR
2017-11-25 10:09:45

너무 노력얘기만 쓴것 같긴 한데 그렇더라도... 뭐 노래할때도 마찬가지죠

2017-11-25 10:15:31

 공감합니다.

저는 서울대 중위권 대학 나와서 바로 졸업하고 9급 시험 합격했는데,

동기들 보니 SKY에 서성한 정말 많더라고요. 저보다 학벌 낮은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네요.

나이는 저보다 5살 이상 많은 분들도 많고요.

9급밖에 안 뽑는 교육행정직렬이라 9급임에도 상위권 대학 졸업생들이 많이 몰렸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요즘 세상에는 학벌이 뭐 그리 중요한가 싶네요.

물론 제가 취업 시장에 뛰어들진 않아서 그쪽은 또 다른지 모르겠지만요.

WR
2017-11-25 10:17:46

최소 저희가 몸담은 공직사회에서는 진짜 학벌 부질없다는 생각 드는게 같이 공부한 스터디원들도 학벌 진짜 다양했어요.
그리고 역시 지역인재라는 제도가 있어서 오히려 지방대 학생들이 더 유리할수도 있는 특이한 사회죠.

2017-11-25 11:27:52

소위 SKY 경영학과도 정말 미친듯이 취업이 힘든 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요즘은 로스쿨 열풍 때문에 학생들이 고시는 잘 쳐다보지 않구요. 그 아랫급 시험은 정말 취직이 잘 안 되고 두려워서 반강제로 진입하는 경우도 많죠..

WR
2017-11-25 11:33:00

그 로스쿨 나와도 7급 치자는게 요즘이죠.
5급 경채를 없애겠다고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니 경쟁은 더 심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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