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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쓰네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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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03:37:29

한 테이블이 매우 시끄럽게 대화중이십니다.

단골손님이 계산하시면서 저 테이블 좀 조용히 시키라고 말씀하십니다.

테이블로 다가가서,
말씀 나누시는데 죄송하지만 목소리를 조금만 낮춰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합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한 분이 말씀하십니다. 그 분은 말씀도 별로 안하시던 분입니다.
근데 졸라 시끄럽게 떠드시던 나머지 두 분이 기분이 상하셨나봅니다.

아니, 우리만 떠들어? 이럽니다.

응, 니네만 떠들어 이러고 싶지만 참고 얘기합니다.

아, 다른 손님분들께서 약간 시끄러우셨나봐요. 다시 한번 부탁 좀 드립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아, 제가 뭐가 죄송하고 감사한지는 저도 모릅니다.

2분 후, 그들이 일어납니다. 아 18, 여기 사장 바뀌더니 더럽게 싸가지 없어졌네 크게 말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나오면서 이 쉐이킷아 손님한테 그따위로 말하면 안돼 이 쉐이킷아. 이럽니다.

저는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유일한 정상인께서 쉐이킷맨을 끌고 나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끌쟁이 한 명이 계산을 하며 저보고 그럽니다.

인상쓰네?

아마도 제가 웃고 있지는 않았겠지요.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욕을 먹었는걸요.

그냥 대답도 안하고 잔돈만 줍니다.

마음 속에선 그 두 명은 이미 피떡이 되어있었지만 어쩌겠어요? 법치국가인데.

나가면서 한 마디 붙입니다.

야 이 쉐이킷아, 너 임마 손님한테 그따위로 말하는거 고쳐. 어디 ‘감히’ 손님한테.

감히. 감히.

아까 끌려나간 쉐이킷맷이 들어와서 또 한마디 던집니다.

이 쉐이킷아, 너 그딴식으로 장사하지마라. 어디 감히 손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개쉐이킷이.

아 빡치지만 참습니다.
제가 50대 아저씨들을 팰 수도 없고.

마감을 한 후 서점에 가서 책이라도 사야 스트레스가 풀리겠다 싶어서 서점이 있는 건물로 갔는데, 아까의 그들이 거기 서서 담배를 피며 크게 떠들고 있습니다.

야! 아까 그 ?? 사장쉐이킷 내가 한 마디 하니까 쫄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거 봤지?

타이밍도 절묘합니다. 제가 왔는데 마침 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쫄았다’는 표현이 50대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건 열네살 정도에 써야 어울리는 단어인데.

아무튼 이 곳은 가게 밖이고 저는 매우 빡쳐있습니다. 영업도 끝났고요.

그들 뒤에 가서 말합니다.

이 개 쉐이킷들아.

속이 시원해집니다.

누가 욕을 하니 그들도 뒤를 돌아봅니다. 놀란게 보입니다.그리고 그게 ‘쫀’ 식당사장이니 더욱 놀라는게 느껴집니다.

내가 쫄았어? 이 xx 놈아, 가게 밖에서도 또 욕해봐. 내가 어떻게 하나. 너는 xx, 나이도 쳐먹을대로 먹은 xx가 이딴식으로 사냐 xx야. 니 자식들이 너 이런 쓰레긴거 알고 있긴 하냐? 그리고 옆에 너, 계산하고 간 xx. 인상쓰네? 개xx야, 그럼 내가 쌍욕을 이유없이 쳐먹었는데 생글생글 웃겠냐? 인상썼다, 이 xx놈아.

저는 솔직히 몇 대 맞고싶습니다. 그래야 그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으니깐요.

근데 되게 웃긴게 뭔 줄 아십니까?

갑자기 사과를 합니다.

아이고, 사장님. 아깐 내가 술취해서 실수했어. 미안합니다.

사람이 싫어집니다.

이젠 사과를 해요? 아깐 쌍욕을 해놓고 존댓말로 사과를 해? 이봐요. 당신 둘은 진짜 개만도 못한 xx들이에요. 다시는 우리가게 밥쳐먹으러 오지 마세요.

이 말을 하고 집에 오는데 참 슬픕니다. 사람이란게 이리 저열하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에 도착해서 집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띵.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을 누르고 문이 닫히려는 찰나 입구에서 들어오는 분이 보입니다. 열림 버튼을 급히 누릅니다. 그 분은 양손 가득 봉투를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몇 층 가세요?
8.

8층을 눌러드립니다.

땡.

내리십니다.

저는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잡아주고 가는 층을 눌러주면서 제가 들은 단어는 ‘8’뿐이었습니다. 심지어 ‘8층’도 아니고 ‘8’.

여러모로 인간에게 몹시 실망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예전에 주변 카페 사장님이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해주신게 떠오릅니다. 제가 “제가 문을 잡아주면 고맙단 말도 안하고 가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을까요? 도데체 이해가 안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사장님, 너무 화내면서 살지마요. 세상 사람들이 다 사장님같지 않아요. 사장님은 뒤에 오는 사람 문 잡아주고, 또 앞사람이 문 잡아주면 고맙다고 말하고.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당연히 존대하고 이러면서 살잖아요? 그게 사장님이나 나한테는 아주 당연한거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 정말 많아요. 그런 거에 일일이 상처받고 화내고 이러면 세상을 살 수가 없다니깐. 그냥 쟤들은 원래 저렇구나 생각하면 돼요. 대신 내가 쟤들처럼 되면 안되지”

아무튼 잘 살아야겠습니다. 인간답게.













31
Comments
2017-11-23 03:44:15

아, 왜 이렇게 글을 읽는 제가 열받나요. 왜 열심히 이성의 끈을 잡고 있는 우리들이 저런 놈들에게 당하고만 살아야합니까?

2017-11-23 03:55:46

쓰레기같은 인간들은 쓰레기처럼 대접해줘야죠 참고 살기 싫네요

7
Updated at 2017-11-23 04:57:46

예전 비슷한 나이 어른이 술 취한 자리에 뒤늦게 간 기억 나네요.

젊은 놈이 인생을 왜 그리 바보같이 사느냐, 기분이 나쁘냐, 바보보고 바보라고 한거다, 눈 꼬라 뜨는 꼬라지 봐라, 피가 끓냐..

처음 만나서 웹하드 무료쿠폰 한 장도 줘본적 없는 놈이 미쳤나 싶었네요.

제가 싸가지가 없긴 없는데요, 절 아는 것도 아니고 만난지 10분도 안 된 초면에 말을 참.. 입에서 나오는 대로 씨부린다고 다가 아닌데. 진짜 싸가지 없는거 보여드릴테니 따라 나오시렵니까..하고 셔츠 소매부터 풀며 젠틀한 고승의 언어를 구사했더니 어김없이 나오던 미안하네, 술 한 잔 하고 푸시게. 제가 을이라도 못 참을 판에 쌩판 남에게 저러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죠.

그 사람이 오늘 만나신 그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세상에 꽤 많더라구요. 나이가 존중의 보증수표이고 어설픈 지갑이 권위의 부적인 줄 아는 알량하고 텅 빈 요란한 구루마들.

오늘 하루도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길에서 만난 미취학 아동에게도 반말 한 번 하지 않지만 혹시나 머리 없는 장승같은 저 추한 사람들같이 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게 되네요. 노여움은 푸시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좋은 생각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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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8은 진짜 그냥 너무했네요.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고 각박해도 저는 인정과 도리를 잃지 않게 노력해야겠습니다.

2017-11-23 05:13:46

Holden Caulfield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거지만 참 xx같은 사람들이 많다는걸 느끼네요

2017-11-23 06:55:01

머리속에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개념이 전혀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쿨하게 넘기려고 해도 가끔씩은 짜증나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2017-11-23 06:59:26

세상은 넓고 X라이는 많더군요..
작성자님보다는 아니지만,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진짜 이게 사람이 맞나 싶은 사람도 여럿 보게됐었는데 그 때마다 느낀 게 ‘내가 생각하는 상식이라는 게 틀린 건가?’ 라고 많이 느꼈었네요. 한 발 더 나가는 손님은 그런 행동이나 말을 본인 자식을 데리고 바로 옆에서 그러는데.. 참 자식이 뭘 보고 배울까 싶기도 하구요.
참 씁쓸한 게 저도 사람이라 평소같으면
참았을 일도 진상 손님이 많아서 쌓였던 게 터지는 날에는 표정관리도 안 되고 인상을 쓰게 되고 말투도 불친절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진상 손님들은 조용히 가시더군요.
(물론 왕진상 손님은 한 번 화가나면 어떻게든 보상을 받으려고 합니다만..)
왜 꼭 내가 화가 났다 혹은 내가 기분이 언짢다 라는 걸 드러내야 조용히 제 갈 길 가는 지 이해가 도저히 안 되더군요.
본인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건지, 원래 성격이 개차반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서비스업은 한참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손님이 왕이다.’ 인데, 이거 ‘아프니까 청춘이다.’ 급 망언이 아닌가 싶네요.

3
2017-11-23 07:02:41

헬조선의 평화로운 일상이네요
생활하면서 느낀게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한국의 국민성은 시간이 지나도 아마 변하지 않을겁니다 엿같아요 진짜

3
2017-11-23 09:55:03

어딜 가나 저런 쓰레기 같은 인간은 있는 법이죠

국민성 얘기가 나오는 건 좀 그러네요
2017-11-23 10:15:51

어딜가나 저런 쓰레기가 널려있죠

2017-11-23 07:23:21

힘내십쇼.

2017-11-23 07:27:55

사람이 싫어진다는 말
너무 공감됩니다..

2017-11-23 08:19:04

아 술집에서 일할때 생각나네요.,...

2017-11-23 08:20:14

고생하셨습니다
참 힘드셨을 것 같아요
결국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밖에
답이 없더라구요

2017-11-23 08:27:29

허허 참..... 적으신 걸 보아하니 그 손놈들은 밖에서 얼마나 찌질하게 살고 있는지가 눈에 선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9
2017-11-23 08:29:40

8 하실때 '그렇구나~'하시고
눌러주시지 말지 그러셨어요. 혹시 뭐라고하거나 빤히쳐다보면 '궁금해서'해주세요

1
2017-11-23 09:02:11

아~ 그렇구나
궁금증이 해소됐다

7
2017-11-23 09:21:11

이런 말들은 보통 상황이 한참 지나고 나면, 떠오르기 마련....

2017-11-23 08:31:39

토닥토닥

2017-11-23 08:58:29

제목에 +8이 뭔가했더니... 이런...

참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분들도 많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갑질이 몸에 배인 분들도 많죠

저도 매일 생각하는 것은 나는 저 나이를 먹었을 때 저렇겐 안살아야지...

예전 처음으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처음 해봤을 때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들 말씀이 너무 힘이 됏었어요. 그 이후로 인사해주시는 모든 서비스업 분들께 같이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데 지금의 마음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2017-11-23 09:36:43

8은 진짜 신박하네요

2017-11-23 09:38:41

비굴하게만 살아와서 대우받는 법을 모르는거죠

2017-11-23 09:53:25

 8..............

 

저 같으면 8? 하고 되물었을 것 같아요.

2017-11-23 10:05:50

 저였으면 진심 "니가 눌러" 그랬을듯... 암튼 멘탈 흔들리지 않게 잘 추스드리 바라고 저 사람들처럼 안되시길 바라겠습니다.

2017-11-23 10:53:30

나이랑 인격 성숙도랑 전~ 혀 상관없습니다.

중학교, 대학교 때 인격이 성숙한 친구 한명씩 봤었는데

30대 된 지금에서도 기억이 날정도로 엄청나게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 있는반면

 

50, 60대, 그 이후가 되도 개만도 못하게 살아가는 사람 천지입니다...

2017-11-23 11:21:58

고생하셨고 잘 하셨습니다.

글을 읽는 제가 손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댓글다는 지금도 손이 떨리네요.

2017-11-23 11:33:27

주변 카페 사장님의 말씀이 매우 공감이 됩니다.

저도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어 이상한 손님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언젠가부터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 것이

"세상에는 상식적인 사람보다 비상식적인 사람이 많다"는 결론을 내리고 나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뭐든지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그렇다고 화를 안낸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이렇게 생각하세요.

저렇게 사는 인생이 과연 즐거울까.

밖에서 얼마나 대접을 못 받으면 을행세를 해줘야 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큰소리 치며 사는걸까.

그럼 화보다는 딱하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겁니다.

 

부디 화 푸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017-11-23 12:17:54

참.. 대단한 사람들 많네요 힘내세요

2017-11-23 12:28:09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2017-11-23 14:18:29

저치들은 굉장히 저질이군요

2017-11-23 14:33:27

우발적인 살인이 괜히나는게 아니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몇번씩 살인충동 날때가 많아요

2017-11-24 10:33:00

격히 공감되네요. 저는 방금 전에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이 있었어요.

 60대 남성분이셨고, 욕을 한건 아니지만 어이없는 말씀을 하시길래...'그러면 그거 해주는 곳으로 가세요, 안오셔도 되요' 말씀드리고 걍 노려봤죠. 뭐라 말씀 못하시더라고요.

저도 예전엔 웬만하면 참고 그랬는데 요즘엔 제 정신 건강을 위해 최대한 정중하지만 상대방이 알아들을만하게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오래 이쪽 일 하시는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걍 그런멘트도 말고 쌩까고 할 일만 하라고. 그러면 서운해서 안오던지, 아니면 다시 와서 그러진 않는다고

저도 사람 상대하는 직업이라 별의별 사람 다 보는데 아직도 짜증나는 상황에선 적응이 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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