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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 문경은 감독, 전희철 코치 만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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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00:51:25

몇달전에 현주엽 감독 취임 소식 직후에 우연히 저랑 형이 술집 들어갔는데 현주엽 감독, 문경은 감독, 전희철 코치 셋이 술 마시더라구요.
술집에 사람들도 없어서 저희 형이 조심스레 가서 사진 요청을 했어요. (저희 형이 어렸을때부터 현주엽 닮았단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여기서부터 대화입니다.
형: 안녕하세요 현주엽 감독님. 취임 축하드려요. 실례지만 사진 한장 같이 찍어도 될까요? 제가 어렸을때부터 닮았단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현: (말없이 칼을 스윽 든다) 뭐라구? (칼로 쑤시는듯한 연기를 몇번 한다)
그러더니만 사진을 전희철 코치가 찍어준다.
전: 근데 너희 요즘 예능 많이 나온다고 주엽이만 아는거야?
나,형: 아뇨~ 설마 그럴리가요 전희철 코치님! 옛날부터 슬램덩크하면 전희철이죠!! 저흰 원래 농구 팬입니다.
문: (말없이 지켜본다. 이미 꽤 취한 것 같다)
전: 아닌거같은데! 그럼 이쪽은 누구야?! (문경은 감독을 가리킨다)
나,형: 에이 문경은 감독님을 저희가 모를리가요. 람보슈터!!
전: 어? 아네. 너희 어디 팬이었어?
나,형: 사실 저희 연대 팬이었...
문: (말없이 미소 짓는다)
전,현: 에잇 너희 저리가. (모두 약간의 웃음으로 마무리된다)
서로 자리에 복귀해서 형과 나는 껍데기에 소주를 먹고있었다.
갑자기 문경은 감독이 맥주병 2개를 겹쳐서 파워 병따기를 시전하였다. 앗, 병이 따인 맥주의 소량이 나에게 튀었다. 정말 아주 살짝, 아주 조금.
나: 으아아아~~ (그렇다. 오바하였다.)
전: (우리 테이블에 등지고 앉아있었다. 갑자기 뒤로 돌아선다.) 빨리 화내. 빨리 화내라구~
나: 네? 화를 왜 내요?
전: 아 나 이형 이거 하는거 진짜 짜증나. 빨리 화내~ 이때 아니면 언제 문경은한테 화를 내겠어~
나: 그래도 어떻게 화를 내요ㅎㅎㅎ
현: (갑자기 그 맥주병을 들고 우리 형제에게 맥주를 따라준다. 아주 가득) 원샷이다. 형이 사주는거니까 마셔. (원샷 해버렸다) 너네는 응~ 이렇게 보면 모르는척 하는게 미덕이야~
나,형: (그저 웃는다. 하이 텐션이었다.)
현: 너네 뭐 하나 더 시켜. 이쪽에서 살거야. (전희철 코치를 가리킨다.)
전: 아 왜 나한테 그래. (투덜투덜) 그래 어서 골라봐. 이런 기회가 없어.
나, 형: (메뉴를 좀 본 후에) 그럼 저흰 소막창을 하나..
전: 여기요~ 이 테이블 소막창 하나랑 소주 하나 추가해주세요.
소막창을 냠냠 먹고 있던 중
문: 야 나 슬슬 가야돼. 너네도 가자.
현: (물끄러미 테이블 위에 남아있는 계란말이를 본다.) 음식을 다 먹고 가야지. (젓가락질을 한다. 나와 형에게 한입 가득 담기게 먹여준다.) 너네 형이 음식 안남기고 안주는거 알지? 영광이라고 생각해.
셋 모두 일어나기 시작한다.
전: 야 너네 지금까지 먹은건 형이 계산해줄게.
나,형: (어리둥절) 아~ 감사합니다~ SK 화이팅, LG 화이팅!!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세 감독, 코치 모두 혼쾌히 수락. 사장님이 친히 찍어주셨다.
그들이 나가는걸 보고 나랑 형은 담배 피우러 나갔다. 산만한 사람들 셋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잠이 안와서 몇달 전 기억을 끄집어내서 써봤습니다. 세분 모두 유쾌하고 위트 있으셔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랑 형한테는 아주 보람찬 일이었고 미담이라 생각하여 나름 디테일하게 썼는데 혹시 현주엽 감독, 문경은 감독, 전희철 코치에게 실례가 되는거 아닐지 모르겠네요.. 혹여 불편하신 분 있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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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11-08 00:53:42

사진도 보고싶네요

WR
2017-11-08 09:11:07

음.. 아무리 좋은 기억이고 공인이어도 온라인상에 사진 올리는건 실례가 아닐까해서 저도 형도 다 안올렸었어요. 저희가 오버하는걸까요..?

2017-11-08 10:11:53

그렇게 찍어주신거면 어느정도 감안 하고 찍어주시지 않았을까요? 내용도 훈훈한 에피소드이고요

저도 사진이 보고싶네요...매니아님 나오는게 부담스러우시면 얼굴 가리시고라도....

2017-11-08 00:55:56

 글만 읽어도 참 유쾌하고 호방하신 분들이네요!  부럽습니다.

WR
2017-11-08 09:11:45

넘나 즐거운 시간이어서 가시고 난 후에도 형이랑 저는 흥분 상태를 지속하여 술을 퍼먹었습니다

2017-11-08 00:58:23

오 재밌네요

WR
1
2017-11-08 09:12:32

오래 기억 남을 일이었습니다

2017-11-08 01:00:13

와 ^^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같이

생생한 후일담 감사해요

 

사진도 가능하시면

볼 수 있을까요

너무 궁금합니다!

WR
2017-11-08 09:14:58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사진 올리는게 조심스러워서요..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2017-11-08 01:06:18

문경은은 취해선지 좀 과묵했네요.

역시 고대선수들이 호탕합니다...

 

WR
2017-11-08 09:16:45

하지만 대화의 물꼬를 틀어주는 사건을 만들어주셨습니다

Updated at 2017-11-08 01:13:09

 너무 재밌네요 좋은 에피소드 감사해요~

WR
2017-11-08 09:17:44

형이랑 술만 마시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에피소드가 될듯 싶습니다

2017-11-08 01:15:08

크으 고대뽕에 취한다

WR
2017-11-08 09:18:40

전 연대팬이었...

2017-11-08 01:21:19

킬링파트
"현: (물끄러미 테이블 위에 남아있는 계란말이를 본다.) 음식을 다 먹고 가야지. (젓가락질을 한다. 나와 형에게 한입 가득 담기게 먹여준다.) 너네 형이 음식 안남기고 안주는거 알지? 영광이라고 생각해."


크으~ 부럽습니다!

WR
1
2017-11-08 09:19:22

0.1초 당황했지만 바로 덥썩 물어 먹었습니다

Updated at 2017-11-08 01:45:16

 크윽 문감독님 팬이였는데 부럽다!!!!!!!!!!

WR
2017-11-08 09:19:50

맥주병뚜껑을 그렇게 잘 따시더라구요

2017-11-08 01:53:09

근래 본 글 중에 제일 집중해서 읽었네요
흐흐흐 인생 추억 추가요!!

WR
2017-11-08 09:20:25

오밤중에 기억을 되살리며 썼습니다

2017-11-08 02:48:17

 이글을 읽고 불편해할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네요. 좋은추억을 가지셨습니다~

WR
2017-11-08 09:21:22

불편하실 분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정말 좋은 추억이 되었어요!!

2017-11-08 04:17:45

불편하지 않고 그저 부러울뿐입니다. 

WR
2017-11-08 09:22:36

넘나 눈에 띄는 덩치 세분이 딱!!

2017-11-08 07:16:03

너무 인간적인 모습이네요... 좋은 추억이 됐겠어요

WR
2017-11-08 09:24:07

현주엽 감독은 정말 예능에서 보인 모습 그대로였어요. 있는 그대로 방송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전희철 코치가 의외로 활달하신 것 같아서 놀랐어요

2017-11-08 07:37:03

전 몇달전 사무실 코앞 횡단보도에서 허재감독만났어도 포스에지려 한마디도 못꺼냈습니다

WR
2017-11-08 09:24:52

저도 허재 감독은 말 붙이기 힘들거같네요..
하지만 술을 좋아하시니 술집에서는 가능할수도...?

2017-11-08 10:55:50

저는 허훈 선수때문에 연대 경기오신거 몇번 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허재 감독 잘 못알아보시더라구요 흑

2017-11-08 08:46:38

상남자들이네요.

WR
2017-11-08 09:25:22

호탕하고 유쾌했습니다

2017-11-08 09:11:40

 완전 부럽네요. 저도 그렇게 농구 선수들 만나보고싶어요.

 

전 아는 형님 중에 농구선수셨던 분이 계셔서 손대범 기자님, 박지혁 기자님과 전화통화 해봤습니다. 술 마시다가 전화해서 정말 죄송했었습니다. 제가 막 사양하는데 그 형님이 억지로 전화 연결해주셔서... 물론 제가 농구 선수들 뿐 아니라 농구기자님들 팬이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WR
2017-11-08 09:28:42

저도 농학 손대범 기자님이랑 대화해보고싶네요.
우연히 유명인을 만나서 대화를 꽤 오래 할 수 있다는건 좋은 추억이 되네요.
유쾌하신 분들이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2017-11-08 09:12:41

그 술집이 어딘가요 !!!!

WR
2017-11-08 09:29:14

저희 동네 조그마한 술집입니다
저희 동네가 어디인지는 비... 비밀...

2017-11-08 09:35:45

 부럽네요 ㅋㅋㅋㅋ

 

전 예전에 기아 팬일때

초딩이었습니다.

농구장가서 사인을 받으려는데

강동희, 허재 김유택 선수 모두 사인을 해주시더군요

그런데 한기범 선수에게 사인을 받으려 하자

 

"얌마 저리가"

 

그러시더군요

 

어린마음에 그게 항상 걸렸드랬죠.

 

 

시간이 한참 흘러

우연치않게 술자리에 함께 할 기회가 있어서 술 한잔하며

그때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해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ㅋㅋㅋㅋㅋㅋ

WR
2017-11-08 10:05:16

아아.. 추억의 허동택!! 저도 당시 초딩이었습니다 ㅎㅎ
저희 아버지 친구분이 연대 출신 국대 농구선수 출신이어서 초딩때 괌에 놀러가서 전지훈련 가있는 선수들 만난 기억이 나네요.
그때 우지원이 대우에 입단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같이 사진 찍었는데 제가 우지원 선수 허리춤쯤에.. 서있더라구요

2017-11-08 09:49:43

정말 즐겁게해주는 일을 겪으셨네요. 현주엽 감독님 팬이었는데 전희철 코치님도 저런 면이 있으셨는지 몰랐네요 ㅎㅎ 부럽습니다!

WR
2017-11-08 10:06:01

저도 전희철 코치가 짖궂은 면이 있는지는 상상도 못했어요. 진중한 스타일인줄 알았거든요

2017-11-08 11:26:34

저도 뭔가 말 없고 중요할 때만 나서는 그런 스타일 인줄 알았는데 

1
2017-11-08 09:58:56

예전에 같이 농구했던 형 일화가 생각나네요. 본문과 정반대 내용이긴 한데...

술자리에서 문경은 감독님, 전희철 코치님이 계셔서 싸인받으려고 찾아갔다가

그 형이 고대 나왔고, 선수시절 전희철 좋아했다니까

문 감독님 왈 : "그래 너 이 새낀 딱 보자마자 고대같이 생겼다 했어"

크크크... 

WR
2017-11-08 10:06:40

문: (말없이 미소 짓는다)

2017-11-08 10:10:04

문경은 슛만 람보가 아니더군요 목욕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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