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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는 압도적이면서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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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7-23 02:52:50

<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7/mania-done-20170723014212_qvvymwsy.jpg" alt="c1174685cab0057e799cd0006cd5a932-d9lx6yv.jpg" /></p>
<p>&nbsp;</p>
<p>&nbsp;</p>
<p>조금의 스포가 있습니다.</p>
<p>&nbsp;</p>
<p>새로 오픈한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봤습니다.</p>
<p>&nbsp;</p>
<p>장황한 설명 없이 난데없이 시작되는 오프닝 씬의 총격전은</p>
<p>시작부터 이 작품의 특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해줍니다.</p>
<p>"넌 여기서 아무것도 알 필요 없다. 그저 이 상황만을 느껴라."</p>
<p>&nbsp;</p>
<p>주인공의 고향에 누가 기다리고 있고 아직 얼굴도 못 본 갓난 아기가 있으며</p>
<p>아버지가 배신자라는 누명을 쓴 베테랑 군인 같은 설정 따위는 하나도 없습니다.</p>
<p>여기서 중요한 건 이들이 덩케르크를 탈출할 것이냐, 죽을 것이냐. 이 한 가지 뿐.</p>
<p>&nbsp;</p>
<p>놀란이 액션을 잘 못 찍는다는 말이 있지만 긴장감 조성만큼은 정말 일류라고 생각하게 만든 장면이 있습니다. (오프닝 씬, 초반 부상병 씬, 그리고 후반 배 씬. 배 씬!)</p>
<p>알프레드 히치콕은 놀라움(surprise)과 긴장감(suspense)의 차이를 정보의 유무라고 말합니다.</p>
<p>단순히 사방에 폭격이 일어나고 총격씬이 벌어지면 그건 놀라움 (surprise) 입니다.</p>
<p>하지만 만일 부상병들만 태우는 배가 있고, 간절히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병사가</p>
<p>들것에 실린 부상병을 발견한다면?</p>
<p>폭격은 시간 내에 배까지 도달하고자 하는 병사에게 크나큰 장애물이 되어</p>
<p>우리에게 긴장감(suspense)를 전달합니다.&nbsp;</p>
<p>&nbsp;</p>
<p>대사량을 최대한 줄이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는 전부 인물들의 행동과 사운드로 진행이 됩니다.</p>
<p>"적 비행기다!"라 외치는 대신 수많은 군인들이 하나둘 천천히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응시한다거나,</p>
<p>고장난 기계판을 가만히 바라보는 비행사의 모습은 무성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p>
<p>기본적인 영화적 연출에 충실히 임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p>
<p>이런 면에선 제일 영화다운 영화라고 볼 수 있기도 합니다.</p>
<p>사운드는 여러면에서 제일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p>
<p>언제나 디테일하고 밀도 높은 사운드 편집과 믹싱으로 유명한 놀란이지만,</p>
<p>이번 작품에선 거의 극에 달했다고 봅니다.</p>
<p>마치 그 상황에서 실제 들릴 것만 같은 디테일한 효과음과 사운드트랙으로&nbsp;</p>
<p>사운드를 통한 허구적인 감정의 극화(dramatization)이 아닌</p>
<p>현실음과 가상음의 기계적인 조화로 이뤄지는 서스펜스의 향연이라고나 할까요.</p>
<p>개인적으론 인터스텔라가 한스 짐머의 최고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덩케르크가 그걸 뛰어넘었네요.</p>
<p><br /></p>
<p>영화는 육해공 총 세 파트로 나뉩니다.</p>
<p>각자 다른 타임 프레임과 길이를 가진 이 세 파트를 교묘하게 엮은 편집술은 대단하지만,</p>
<p>이게 영화 자체에 얼마나 큰 미학을 부여했는지는 조금 의문이 생깁니다.</p>
<p>영화적 미학의 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 에피소드를 어떻게든 엮기 위해서 생겨난 장치,</p>
<p>즉 앞뒤가 바뀐, 또는 아예 목적을 상실한 구조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p>
<p>&nbsp;</p>
<p>그렇게 생각한 이유에는 이 세 파트의 필연성에 대해서 조금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p>
<p>이 세 파트에서 제일 미약한 부분은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p>
<p>물론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에피소드지만 이런 식으로까지 강조하는 건</p>
<p>자칫하면 지나친 애국주의, 일명 국뽕으로 쉽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p>
<p>(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놀란도 어쩔 수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네요)</p>
<p>만일 전체적으로 애국주의를 감소하고 해에서도 병사들의 탈출 그 자체에 조금 더 무게를 싣는 쪽을</p>
<p>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p>
<p>왜냐면 육, 해, 공을 봤을 때 특히나 육은 재미, 긴장감 등 모든 면에서 정말 뛰어난 영화였거든요.</p>
<p>물론 상업영화적 면모로 봐선 틀린 방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p>
<p>&nbsp;</p>
<p>전체적으로 큰 만족감을 주진 못했지만 적극적인 아이맥스의 활용은&nbsp;</p>
<p>점점 메리트를 잃어가던 극장에 새로운 마법을 부여했다고 봅니다.</p>
<p>아이맥스 화면으로 보는 드넓은 바다 위 하늘을 날아다니며 펼쳐지는 전투기들의 공중전은</p>
<p>정말 모든 면에서 관객을 압도시켜버립니다.</p>
<p>&nbsp;</p>
<p>박평식 평론가는 가치 &gt; 의미 &gt; 재미라고 했는데</p>
<p>개인적으론 비슷하지만 가치 &gt; 재미 = 의미라고 하고 싶네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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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17-07-23 0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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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Updated at 2017-07-23 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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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7-23 08:10:04

저도 어제 보고왔습니다.

막 엄청난 대작이라는 느낌은 안드는데 그럼에도 인상에 많이 남는것이 

개인적으로는 놀란감독의 전작 인터스텔라보다 더 좋게 봤습니다.

2017-07-23 12:04:58

저는 오히려 굉장히 절제된 감정과 표현으로 극도의 밸런스를 맞췄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스짐머와 놀란의 조합은 또한번의 귀르가즘을 만들어냈고,

음향만으로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거기다 파트별로 각각 교차편집을 통하여 의미를 부여하는것에도 밸런스가 좋았다 라고 생각합니다.

지상에서의 처절한 생존, 하늘에서의 수호, 바다에서의 삶에대한 집념

이 모든것들이 정말 절제되어 그 속에 들어가있는듯한 경험을 만들어줬다 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대작은 아닐지 몰라도, 굉장한 역작이며 역시 놀란감독이다 또는 놀란 감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항상주장 해왔던, 놀란은 예술적 영화는 잘 만들지 못한다라는 깡그리 깨부셨다고 생각합니다.

 

WR
Updated at 2017-07-23 12:22:13

놀란이 예술적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는 주장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좀 놀랍네요;

개인적으로 다른 개인적인 감정은 몰라도 조국애만큼은 절제하지 않고 표현해서

(심지어 음악마저도 도와줬죠)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물론 전시에 조국애가 빠지면 그건 거짓이겠지만 개인적 일념과 집단적 이념이 같은 비중으로 공존하다보니 더 어색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혼돈 속에서 벌어지는 병사들 각 개인의 처절한 생존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를

예상해서인가 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1
2017-07-24 09:47:51

작은 보트들이 덩케르크로 집결했을때의 모습을 말씀하시는것 같네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시점으로 봤어요. 흔한 헐리우드의 전쟁영화처럼 미국최고! 이런것이 아니라.

민간인이 군인을 도와주려 왔다. 그들의 희생이 위대하다 라는 표현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도 처칠의 부탁(?)으로 당시 배를 보유하고 있는 대다수의 민간인들이 하나같이 다들 덩케르크로 집결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이런 희생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싶은것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애국적 관점으로만 보기에는,, 중간중간 동맹국인 프랑스를 도와주지 못하는 모습,

프랑스 군이라고 배척하는 모습등이 전적으로 조국애만을 보여주는 모습은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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