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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대한극장 감상후기(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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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29 23:42:51

 제작사의 입김에서 벗어난, 영화에 대한 전권을 받은 봉준호의 작품은 과연 어떨까. 기대되지 않으십니까? 그런 기대를 가지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코흘리개 시절부터 종종 찾곤 했던 대한극장이라서 그런지 더 감회가 깊었는데요, 아침 열한시 조조 시간에 찾은 충무로역은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할만큼 달라졌더군요. 그래도 국딩 시절에 일부러 1500원 2000원 하던 조조 영화를 찾던 기억이 떠올라 조금은 붕 뜬 상태로 객석에 앉았습니다.

 

 이미 리뉴얼된지가 오래인지라 예전의 그 광활한 70mm 스크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법 큰 축에 속한다는 10, 11관중에 11관에서 옥자를 보았습니다. 7시 조조도 흔해진 지금에는 열한시 조조는 그다지 이른 시간이란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관객들이 옥자에 대한 관심을 말해주듯 극장을 2/3 정도는 채웠습니다. 혹시 저처럼 대한극장을 찾으실 예정인 분들께 몇가지 팁을 드리자면, 키가 185cm가 넘는 분들에게는 좌석이 상당히 좁을수 있으니 중간 통로 좌석을 이용하시면 좋을듯 하네요. 좌석 앞뒤 단차는 충분한 편이라 시야를 가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추천하는 좌석은 G열부터 통로가 지나가는 열까지 인데요, 좌석과 스크린이 가까우므로 G열보다 앞자리는 많이 올려다봐야 할듯하고 중간통로보다 뒷자리는 스크린을 한참 내려다보아야 하므로 비추입니다. 좌석은 쿠션도 제법 있고 틸팅도 살짝 되어서 불편한 점은 못느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을 단번에 무장해제시키는 저 눈망울...)

 

 영화는 옥자와 미자의 햇빛 쏟아지던 날들을 그려내는 전반부와 뉴욕에서의 후반부로 나뉘는데요,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느꼈습니다. 심지어 유머까지도 한국식에서 미국식으로 살짝 바뀌는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사람에 따라서는 중반이 조금 지루할수는 있지만 옥자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지루함따위 다 날아가버립니다. CG는 블록버스터급 물량공세는 아니지만 부자연스럽지 않게 무난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 분들에게는 더더욱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움직임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그리 이질감이 없이 옥자라는 생물로 받아들일수 있습니다.

 

 자정부터 넷플릭스 버전을 보신 분들의 후기가 많이 웹상에 올라왔는데요, 티비나 모니터로 보는것과 극장에서 보는것의 차이는 굳이 제가 설명드릴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극장에서 보기를 잘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스크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에, 근처에 상영관이 잡히지 않은 분들에게는 넷플릭스가 유일한 선택이 될수 있겠지만요. 

 

 영화는 현실적으로 있을법한 소재를 상당히 동화적으로 풀어나간 동시에 중간 중간 굉장히 현실적인 메세지들을 끼워넣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치하다, 혹은 신파스럽다 하는 평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산골소녀 미자의 '가족'을 향한 계산따위 없는 순수한 애정과 그것에 감응하는 옥자의 만남은 단순히 동화적이라든가 신파스럽다고 치부할수 없는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반에 다소 충격적인 묘사가 있기는 하지만 저는 오랜만에 가족끼리 볼만한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 상반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안타까운 작품들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가족끼리 오랜만에 손잡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예전에는 극장가를 호령했지만 지금은 많이 쇠락한 추억의 극장을 찾아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하네요. 넷플릭스 가입첫달 무료라는 메리트가 있지만,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참, 쿠키는 크레딧이 올라가는 10분 정도를 참으시면 나오는데, 빵 터지는 장면이 존재하니 바쁘지 않으신 분은 보셔도 무방합니다. 영화가 시네마스코프 포맷이므로 형식에 맞는 스크린을 찾으시면 되겠네요. (참고로 대한극장은 비스타비전이어서 아래위 블랙바가 생기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극장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족단위로 보실 분들에게 특히 옥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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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2017-06-29 15:12:52

 이건 인증샷입니다

2017-06-29 15:14:01

저도 대한극장 가요 토요일에, 근데 10관이더라고요

WR
2017-06-29 15:15:57

10관도 11관과 거의 비슷한 크기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시설 나쁘지 않아서 좋게 관람했습니다. 참, 예고편 같은거 안틀어주고 정시에 상영시작하므로 늦지 않게 여유있게 도착하시기 바랍니다.

2017-06-29 15: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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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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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9 15:44:13

그럼 넷플릭스와 크게 다르진 않네요 ㅠㅠ
그럼 기자가 봤다는 그 장면은 뭔지 궁금하네요 ㅠㅠ

2017-07-01 06:54:23

다른 얘기지만 대한극장 추억의 극장이네요.
친구 지인 소유라 리모델링전 무료로 몇편보고. 특히 조로가 기억에 남네요. 그 넓었던 화면과 텅텅빈 자리;
군복무중 리모델링되서 처음으로 그곳에서 베트남 쌀국수도 먹었네요. 그 당시 초기라 입맛에 너무 안맞았던 기억도 나고요.
게다가 2002년 월드컵때 영화보고 나서 그 안에서 바로 축구 응원도 했고.
아침에 글보며 추억에 젖어봅니다.
전 봉준호 감독 영화에 흥미가 없어 별기대안했는데 저도 눈망울보고 보고 싶긴하더라구요.
극장들과의 트러블과 심지어 영화 정의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던데 그런거 떠나 극장 너무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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