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씁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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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5 21:48:01
제주도의 3박 4일을 끝내고 술병이 나서 헤롱거리며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근처 별다방에 가서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종업원한테 화를 내고 계시더라구요.
'아니, 이걸 왜 내가 버려야 되는데요?'
'고객님, 거기에 번호가..저희가..'
'아니, 어이가 없네. 알아서 해요.'
들어보니, 영수증을 직접 버려야된다고 했는데 그 여성분은 내가 왜 그걸 버려야되냐, 당신이 알아서 해라
라는 내용의 대화였어요.
그리고 씩씩대면서 앉아서 종업원 욕을 다 들리게 하더라구요.
'아니, 뭐하는거야~ 진짜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 분은 애엄마였어요. 그리고 친구분과 함께 왔더라구요.
그렇게 화를 내다가 옆에 유모차에 탄 애기한테 웃으면서 젖병을 물리시더라구요.
물리시고 또 화내고..
제가 보기에 종업원의 태도가 정중했으면 정중했지, 무례하거나 감정을 건드리진 않았어요.
'21번 고객님,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저는 가서 웃으며 영수증을 받고 '고생하시네요. 힘내세요.' 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저를 보며 씁쓸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왜 영수증을 직접 버리라고 하는지는 못 물어봤는데요,
영수증을 직접 버리는 게 그렇게 화낼 일인지 저는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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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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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손님이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영수증 필요없으면 "버려주세요" 라고 많이 하죠. 습관적으로 그랬는데 스벅이 유별나게 그랬다고 느꼈나보네요. 스벅은 진동벨이 없어서 영수증 번호가 필요하긴 하지요. 혹시 모를 분쟁이 대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