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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배출 어떻게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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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5:46:43

sns도 많이 하지 않고, 집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회사원에.. 저에게도 감정을 배출할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라고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와중에 생각나는 곳은 매니아 한곳 밖에 없더라구요.

올렸던 글이라곤 시덥잖은 잡설과, 주로 음악 얘기만 올리고

고급시계 매냐팟에선 '홍태' 아이디로 민폐 끼치는 것을 소소한 재미로 살던 와중에

급작스레 아버지가 췌장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1월 31일, 제 생일에 입원을 하셨었죠.

올해 초부터 장염증세를 보이셔서 동네병원 치료받다가 도저히 낫지를 않아서

큰병원에 입원하시고 암 판정을 받으신지 지금 두달이 다 되어 가는군요

가족의 입장으로써 첫 2,3주 동안은 퇴근후 병원을 매일 들르면서도

이 모든게 장난같고 꿈같은 일이겠거니,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아버지는 잘 걸으셨고 식사도 하시고 의식이 또렷하셨으니까요.

항암치료 받고 앞으로 나아지시겠지 물론 힘이야 드시겠지만 아직은 내곁에 계실 시간이 더 남았다, 라고만

믿고 싶었나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식물이 시들어가듯이 빠르게 시들어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해드릴수 없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능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암이 빠르게 전이되어서 복부엔 복수가 계속 차오르고 들어가는 약도 많아서 달고 계신 주사만

6,7개는 되는거 같았습니다.. 물론 상태가 너무 안좋으셔서 항암치료는 더더욱 받을수 없고

받는다해도 치료도중에 잘못될수도 있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의사가 우려하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젠 더이상 걷지도 못하시고, 식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못하셨고

주사는 이제 더이상 꽂을데도 찾기가 힘듭니다..

얼마전엔 주사를 너무 오래꽂고 있어서 비정상적으로 퉁퉁 부은 오른팔을 붙잡고

불과 두달전까지만 해도 보았던 아빠의 모습을 찾을수가 없어 서러워서 울었습니다..

이젠 이 혹독한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하나뿐인 자식으로서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것만 같습니다.

어젠 수의근(항문인것 같습니다)이 이완되어서 주사로 맞는 영양제도 그대로 다 나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얘길 들어보니 마지막 단계라고 하네요.. 정말 짧게 보아도 2달은 제곁에 계실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이별을 준비해야하나.. 싶더군요.

수의근이 운동을 멈추면 호흡근도 운동을 멈추는 과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아직은 너무 젊으십니다. 예순 셋 밖에 안되셨어요.

그냥 여느 평범한 대한민국 아버지 이십니다. 평생 직장생활 하셨고 아들에겐 무뚝뚝한 편이시고

집에선 TV 보는거 좋아하시고.. 병원에서 집에올때마다 '나 좀 집에 데려가라' 하실땐 마음이 여러번 무너지곤 했습니다. 

제가 취업준비를 오래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에  올해초 생신이실때 겨울 잠바도 사드리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갔었을때에 좋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정작 사드린 겨울옷은 한시즌도 채 입지 못하실거 같네요.. 걸려있는 옷을 쳐다볼때마다 더 노력해서 빨리 잘해드릴수 있었을텐데 라는 자괴감에 빠집니다

뒤돌아보니 아버지와의 추억이 너무 없습니다..

받은것에 비해 드린게 너무 없어요.. 제 자신이 너무 쓰레기같고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오늘 일하다가 엄마한테 아빠가 1인실로 옮기셨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거 같다면서..

사실 전 아직도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이런모습을 엄마앞에서 티를 낼수가 없네요. 저까지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강한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힘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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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2017-03-24 15:52:44

글을 읽는데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정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2
2017-03-24 15:56:52

기운내세요.

2
2017-03-24 15:57:08

너무 가슴 아픕니다..
그러실수록 더 파이팅하세요

2
2017-03-24 15:58:36

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그 마음 헤아릴 수 없이 힘드시겠지만 후회는 나중으로 미루시고 지금 아버지께 해드릴 수 있는 일을 다 하세요.
꼭 힘내셔서 후회가 조금이라도 덜 남으셨으면 합니다.

1
2017-03-24 16:02:21

헐 저와 생일이 같은 사람 온라인에서 처음, 태어나 두번째로 보네요 그 외 이영애, 저스틴 팀버레이크까지. 131물병자리 힘냅시다.

저는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느낌이 다르지만 글로써 감정들이 잘 전달되어짐을 느낍니다. 안타깝네요..

15
2017-03-24 16:04:25

어떤 위로가 통하겠습니까... 집사람이.떠오릅니다 2년전 여름 장인어른은 간암 말기 당시 저도 림프종 판정을 받았고 와이프는 임신 7개월째였습니다... 저야 완치율이 높고 워낙.초기라 항암.3사이클 받고 완치소견 받고 퇴원 했지만 장인어른은.다음해 봄에.돌아가셨습니다... 그 힘든.시간을 다 겪고 아이까지.출산하고 만삭 몸으로 남편 병간호 한다고 장인어른 암.말기인것도 숨기고 퇴원하고 장모님께.들었습니다.. 집사람이.얼마나 힘들었을지는 상상도 안되네요... 어떠케 이해가 되고 어떠케 그.고통을 남이 알아줄까요.. 남편인 저도 헤아릴.뿐이지요... 그래도 지금은.한아이의.엄마이자 남편으로 잘.추스리며 잘 웃고 지내고 있습니다... 감추지말고 친한치구 만나 펑펑 우시고 힘드신거 감추지 마세요... 3년전 와이프.모습이 생각이나서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감히.위로도 못하겠습니다... 그저 힘내시라는 말밖엔...

2017-03-24 18:17:35

정말 훌륭한 부인과 장모님이십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되네요...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3
2017-03-24 16:09:55

읽는내내 먹먹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강해질수 있을까요..

전 나이가 들며선 눈물이 많아진 편인데 힘든일 있을때 마냥 참는것보다 

시원하게 한번 울어버리는게 좋을때도 있더군요.

그래도 기운내시라고 밖에 드릴말씀이 없네요.. 

 

 

 

2
2017-03-24 16:18:46

먹먹하네요..
홍태님... 힘내세요..
울고싶을때는 울어야죠.
힘내세요...

4
2017-03-24 16:21:36

너무 공감되네요.. 저희 아버지가 폐암 말기 판정받으시고 동네 목욕탕 가셧더가 급성 심장마비 같은거로 갑자기 돌아가셧거든요.. 그해 겨울에 큰누나가 입으라고 사주셧던 패딩을 입으신 상태로 돌아가셧는데 장례 다치르고 그 패딩 보는데 어찌나 슬프던지... 장례때도 안울엇는데 그 패딩 보고는 엄청 울엇던 기억이 납니다... 전 당시 군대잇을때엿고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아서 마음의 준비는 전혀되지않은 상태여서 충격이 컷엇습니다만... 글쓴이님은 그대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 할 시간이 되실 것 같지만 마음의 준비라는게 시간이 잇다고 해서 되는게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2
2017-03-24 16:22:55

가슴이 아프네요.
좋은 아버지와 좋은 아들이네요.
힘내세요.

2
2017-03-24 16:25:43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생면부지이지만.. 아픔은 나누고 공감해야 가장 좋다는 것을 알기에 몇 자 적습니다.

 

과거에 글쓴님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얘기를 쭉 써내려가다가.. 모두 지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그저 아버지께 귀여운 아들녀석 노릇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부모님께 평생 할 효도를 다 했었던.. 존재 자체로 부모님께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기쁨을 드렸었던.. 아기~유년시절의 아들래미 모습으로 돌아가서, 아버지께 실없는 장난도 쳐주시고, 농담도 해주시고, 별 거 아니라고 이렇게 아들이 옆에 있는데 세상에 무슨 걱정이 있느냐고 든든한 모습도 보여주시고..

 

좋은, 밝은, 긍정적인, 씩씩한 모습을 최대한 아버지의 마음속에 담아 주세요.

 

답답하고 슬픈 감정이 차오르면, 언제든 매니아에 오셔서 따뜻하신 분들에게 털어놔주세요.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식상한 말 같지만 힘내세요! 정말 힘 내셔서 씩씩해지셔야 합니다!!

3
Updated at 2017-03-24 16:41:54

저희어머니도 54에 췌장암으로 가셨습니다.
복수차시고 근육조절못하시는 증상을 똑같이 겪으셨어요.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되어도 완치가 힘든 암중하나라고합니다.
가시기전까지 얘기 많이 나누시고 편히 보내드리세요. 저희 어머니는 말기에 말도 제대로못하셔서 얘기도 많이 할수없었어요
힘내세요

1
2017-03-24 16:51:15

제목과 첫문장만 보고 멤피스팬 모임 합시다 라고 생각했는데 읽는내내 제 일인 마냥 먹먹해지고 슬프네요. 아버지 연세며 지금 나이 등이 저랑 비슷하실듯 해서 더 감정이입이 됩니다.

힘내시라는 말 말고는 할말이 없네요. 지금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시지 마시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마지막까지 공유하셨으면 좋겠네요.

1
2017-03-24 16:52:09

저도 아버지가 혈액암(급성백혈병)으로 돌아가신지 이제 100일이 조금 안되네요.

지금도 집에 가면 아버지가 계실 것 같은 느낌이고

살아계실적에 잘해드리지 못한것만 생각나서 아직까지 눈물이 흐를때가 많습니다.

힘내시고 억지라도 웃는 모습 보여드리시길 바랄게요.

1
2017-03-24 17:09:29

저 역시도 30이 훌쩍넘었는데 아직도 자리 못잡고 일도 시원찮네요. 대학졸업까지 시켜주셨는데.... 오래 일도 못해서 아직 모아둔 돈도없고.
근데 아버지가 작년에 직장암... 제가 얼마나 못미더우셨으면 1년여간 두 분만 알고계셨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제 앞가림도 못하는 아들이라 더 어렵네요.
힘내십시요. 제가 힘내시라고 할 처지도 아닌데... 이런 말씀까지 드리네요.

2017-03-24 17:37:13

읽다가 울컥했네요.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그말밖에 할말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2017-03-24 17:50:13

힘내시라는 말밖에 못해드리겠네요.

1
2017-03-24 17:54:02

회사인데 읽다가 눈물을 흘렸네요. 

힘내시고 손 많이 잡아드리세요. 사랑한다. 감사한다. 너무 사랑한다고 말씀 많이 해주시구요...

다시 한번 힘내십시오. 


1
2017-03-24 18:15:48

많이 힘드시겠어요....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저도 작년에 친구가 췌장암 말기 판단을 받아서 여기도 글을 올리고 그랬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위로도 해 주시고...

지금 친구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당시는 2~3개월 살면 잘 사는 거라고 했고,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까지 갔었는데...

가볍게 산책도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좋아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시고 좋은 생각 많이 하시구요.

아버님 쾌차를 빕니다.

2017-03-24 18:57:11

힘내세요라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어서 죄송하지만... 힘내세요

2017-03-24 19:12:52

혹시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힘내세요. 시간날때마다 뵈러 가시고요. 제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겟습니다

2017-03-24 19:27:47

많이 힘드신 그 심정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저는 현역 군복무 시절, 백일위로휴가 4박5일 복귀하고 나서 이틀인가 사흘만에 갑자기 아버지께서 급성심근경색으로 떠나셨습니다.
십수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기차역에서 배웅해주던 마지막 아버지 모습이 가끔 떠오르더라구요..하고싶은 말을 못한게 아직도 한이 됩니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기 어렵겠지만, 기운내셨으면 좋겠구요. 아버님께 그동안 못했던, 하고싶은 얘기가 있다면 더 늦기전에 꼭 전해주시는것도...기적이란게 일어나서 건강찾으시길 기원합니다. 힘내세요

2017-03-24 19:33:08

힘내세요. 아버님께 정말 좋은 아들이세요.

2017-03-24 20:12:05

힘내세요.

2017-03-24 20:23:10

힘내세요 말고는 뭐라 감히 드릴 말씀이 없네요..

2017-03-24 21:11:17
2017-03-24 22:10:14

저도 눈물이 흐르네요... 힘내세요. 정말 다른 분들 말씀대로 존재만으로 빛이 되는 이름이 자녀이기에.. 많은 것 해드리지 못했어도 자녀라는 것만으로 함께 한 시간만으로 큰 위로어ㅏ 힘이 되실것 같습니다. 같이 있어드리고 이야기 많이 나누시고... 힘내세요. 힘드시면 오셔서 글로 배출하시구요..

2017-03-24 22:29:03

하..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제 미약한 신앙이나마 늘 기도하겠습니다. 

2017-03-24 23:48:22

저도 정말 동감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몇번이나 읽고 조심스럽게 글 남깁니다. 

 

어머니와도 대화 많이하시면 좋겠네요. 이럴 때일수록 어머니와 더 뭉쳐서 같이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연하지만 담대하게 헤쳐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해드리고 힘내시라는 말 전해드립니다..!

2017-03-25 18:29:18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힘내세요...

2017-03-25 23:33:48

10여년전 저하고 너무 비슷한 경험을 하시고 계신것 같아..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하네요..

 전 마지막 순간 같이 있지 못해드렸다는 죄책감이 너무 커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든 아버지 곁에서 마지막 순간 손잡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요새도 듭니다. 남은 시간 1초라도 더 많이 같이 있어드리세요. 그 1초1초가 정말 소중할때가 금방 오더라구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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