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진상고객 썰 풀어봐요.
밑에 글들을 보고 저의 자존심을 엄청나게 깔아뭉갰던 진상고객이 생각나 끄적여봐요.
약 6년전 군 제대후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용돈벌이겸 학비도 좀 보탤겸 하여
xx킴벌리 대리점에서 휴지배송 알바를 했었는데요. 각종 휴지류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 다는 방향제도
설치 및 관리를 했었습니다.
방향제는 보통 최초 영업 때 영업처 담당자와 합의하여 사전 연락을 하지 않고 정해진 날짜에 방문하여
방향제 교체 후 담당자를 만나 물품인수서명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배송이 속도가 생명인지라 일일히 담당자와 시간을 조율하고 만나서 허락을 받고 교체할 수가 없었거든요.
당시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화장실을 돌며 방향제 리필을 하고 물품인수서에 서명을 받기 위해 행정실을
찾았는데, 여기서부터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회사 과장이 영업한 곳이었고, 저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방향제를 쓴지는 약 두달정도 되는 학교였구요. 방향제를 약 15~20개 교체하고(15만원~20만원) 행정실을 찾았는데, 다음은 행정실 직원과의 대화입니다. 제가 큰 따옴표, 행정실 직원이 작은 따옴표에요.
"안녕하세요. xx킴벌리에서 왔습니다. 오늘이 방향제 교체 날이라서요. 방향제 교체는 전부 완료했고, 인수서에 서명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네? 도대체 누구 허락을 받고 방향제를 교체하고 돈을 달란거에요?'
"저번달에도 오늘 날짜에 교체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제가 듣기로는 사전 합의하에 따로 연락없이 교체하기로 되어있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혹시 아니신가요? 우선 저희 과장님과 연결해드리겠습니다."
과장님께 전화를 해서 사전설명을 드리고 담당자 분을 바꿔드렸습니다. 담당자 분은 한창 열을 내며
'아니 내가 언제 그걸 허락했다는 거에요??' 라면서 한창 화를 내시고는 전화를 끊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거 순 양아치xx들 아니야? 어디 할짓이 없어서 학교에 와서 사기를 치려고 해 이 xx들이.'
뭐 여기까지는 참았습니다. 과장님의 착각이었을 수도 있고(저번달에는 교체할 때 아무말이 없었다는데도 불구하고) 물건쓰고 돈 안주는 거래처들 찾아가서 미수금 받을 때 많이 겪어본 상황이라서요.
그래서 별 수 없이 해당 학교의 방향제를 모두 철거했습니다. 방향제야 그 날 교체한 것이니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꽤 값나가는 케이스는 모두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미 양아치xx라고 욕먹은 상황이라 기분은 좋지 않았어요.
어쨌든 우리회사측의 실수일수도 있고 해서 모두 철거를 하고 행정실에 이를 말해주기 위해 다시 들렀습니다.
그런데 아까는 없던 여자 선생님이 한분 계시더라구요. 아직까지 씩씩대고 있던 담당자분에게 상황설명을
들으신 것 같았는데 대뜸 절 쏘아보시며 이런 말을 하셨어요.
'니들이 그러니까 배송같은거나 하고 있지.'
그래서 저도 혼잣말로(하지만 다들리게) 대꾸했습니다.
"그러니까 니가 고작 선생이나 하고 있지."
그랬더니 난리가 났고, 담당자는 과장님에게 전화를 해서 항의하고 저는 과장님께 욕을 먹고.
다시 죄송하다고 굽신굽신, 상황정리 후 학교를 나와 트럭에 올라탔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라구요.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저도 인서울 중위권 학교에 다니고, 나름 꿈도 꾸고 있는 사람인데 참..
뭐 지금은 석사 마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아직도 초등학교 여자선생님들이 싫어요..
괜히 끄적이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뭔가 씁쓸한 추억을 떠올리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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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음 착잡하셨겠어요 참 왜들 그러시는지 밑에 다른 진상글들 볼때마다 오버해서 우리나라 총기규제 엄격한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