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입문용 고전 재즈 앨범 30선 <2>

 
20
  916
2017-03-20 12:05:15

16. Dexter Gordon - Our Man in Paris (1963)


  덱스터 고든은 앞서 소개한 존 콜트레인이나 소니 롤린스 같은 색소포니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준 당대 최고의 색소포니스트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연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타 연주자들에 비해 주목도가 적은 편이다. 약물에 빠져 공백기가 길었던 것이 이유라면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주제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흑인음악(굳이 흑인음악에만 한정하지 않더래도)과 약물과의 관계는 정말이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오르게 한다.

 




17. Dave Brubeck Quartet - Time Out (1959)


  재즈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재즈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말해보라고 한 적이 있는가. 아마 적지 않은 입에서 'Take Five'라는 대답이 흘러나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뭔지는 몰라도 'Take Five'라는 곡은 알고 있다. 곡명까지는 알지 못하더래도 피아노가 시작되는 인트로를 듣자마자 아는 곡임을 확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Take Five는 재즈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곡이자 가장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곡으로 손꼽힌다. 재즈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스윙을 배제시킨 쿨 계열의 재즈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한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루벡과 색소포니스트 풀 데스몬드의 프런트가 돋보이는 쿼텟이다.




18. Eric Dolphy - Last Date (1964)



  36세라는 다소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던 에릭 돌피의 유작이다. 마일즈 데이비스나 존 콜트레인 같은 역사적인 재즈 뮤지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연주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명세는 높지 않은 편이다. 에릭 돌피는 변칙적이고도 독창적인 연주가 가장 큰 장기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변칙성과 독창성에 비례하는 만큼 듣는 이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19. Lester Young & Teddy Wilson Quartet - Pres and Teddy (1956)


  콜맨 호킨스, 조 헨더슨과 더불어 재즈 음악계에서 최고의 테너 색소포니스트로 분류되는 레스터 영의 쿼텟 앨범이다. 위 커버에도 볼 수 있듯이, 이 앨범은 레스터 영의 관점에서 보자면 전성기가 지난 시기에 나온 앨범이다. 하지만, 함께 합을 맞춘 테디 윌슨의 환상적인 피아노 독주와 쿼텟 멤버 개개인의 능력으로 뽑아낸 흥겨운 리듬과 스윙은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입문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최고라 생각되는 앨범이다. 특히 앨범 최고의 명곡이자 인트로인 All of Me는 앞선 설명을 그대로 함축시켜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20. Thelonious Monk - Monk's Music (1957)


  수많았던 재즈 연주자들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면서 유니크한 스타일을 꼽으라면, 앞서 소개했던 에릭 돌피와 더불어 가장 많이 거론될 인물이 바로 셀로니우스 몽크다. 몽크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영향력이 고스란히 담긴 이 앨범은 재즈 역사를 논할 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앨범 중의 하나이다. 이 앨범의 발매 연도는 1957년이지만 이 앨범 속 음악들은 몽크가 40년대에 작곡했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재밌는 점은 프런트 색소폰 라인이라 할 수 있는데, 몽크의 데뷔를 도와준 콜맨 호킨스와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던 존 콜트레인이 그 역할을 맡았다.





21. Dizzy Gillespie, Sonny Stitt & Sonny Rollins - Sony Side Up (1957)


  Dizzy Gillespie, Sonny Stitt, 그리고 Sonny Rollins까지. 후대에 와서 최고의 색소포니스트로 거론되는 소니 롤린스이지만, 당시 신인격 이었던 소니가 이미 거장이었던 디지 길레스피의 콜에 백업을 자처하며 협연한 앨범이다. After Hours는 이들의 협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연주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자, 트럼펫과 색소폰의 정수를 머금은 곡으로 손꼽히곤 한다.





22. 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 - Moanin' (1958)


  소울 음악의 아버지와 대부로 불리는 샘 쿡과 오티스 레딩은 그들의 좌담에서 "재즈 메신저스와 아트 블래키의 음악이 소울 음악을 낳았다."라는 의견에 잠정 합의하기에 이른다. 이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Moanin'을 들어본 이들은 많을 것이다. 앞서 밝혔듯이, 후대 흑인음악의 전성기를 가져오는 소울이란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앨범이기도 하고 근대 흑인 역사에서도 많은 의미를 가진 앨범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23. Wes Montgomery - The Incredible Jazz Guitar (1960)


  앞서 소개한 리 모건의 사이드와인더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앨범 중에 하나이다. 앞서 소개했던 케니 버렐이라던지 조지 벤슨 같은 올 타임 재즈 기타리스트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웨스 몽고메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앨범의 존재 때문이다. 기타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게 표현된 앨범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정말 믿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기타 플레잉을 선보인다. 이 앨범을 들을 때면 나는 가끔 Incredible이라는 어휘를 Insane으로 바꿨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기도 한다.





24. Antonio Carlos Jobim - Wave (1967)


  앞서 소개된 재즈 음반들을 듣다가 위의 곡을 들으면 적잖이 놀랄 것이다.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Wave'만 수십 번씩 반복해서 재생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흔히 보사노바라고 불리는 음악의 초창기 형태이다. 보사노바는 모던 재즈의 선율에 브라질의 삼바 리듬을 가미한 음악 형태로 차분하고 지적이면서, 동시에 흥을 돋게하는 스타일이 특징이다. 앨범의 주인공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역시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이다.




25. Charles Mingus - Pithecanthropus Erecdtus (1956)


 


  저마다의 취향과 각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겠지만, 찰스 밍거스는 이 리스트 중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인물인 디안젤로가 인터뷰에서 정말 많은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라고 거론했던 일이 계기가 되어 듣게 된 앨범이다. 일단 한 소절만 들어 봐도 알겠지만, 앨범 전반적으로 기괴함이 흐르고 정해진 틀이나 형식이 존재하지 않는 거처럼 느껴진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디안젤로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 묘하게 수긍이 가기도 한다. 입문용으로 적합한 앨범은 아닐는지 모르나 프리 재즈라든지, 조금 더 다양한 형태의 감상을 원한다거나, 자신의 취향이 전위적이라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26. Miles Davis - Kind Of Blue (1959)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희소성을 띠는 앨범을 자신 최고의 앨범으로 꼽는 장르 음악 마니아들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Kind of Blue와 So What을 대놓고 최고의 재즈 앨범과 재즈 명곡으로 꼽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다. 이 앨범을 거론하는데 있어 별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사족 하나 붙이자면 처음 듣는 이들은 다소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이 앨범에 대한 감상은, 힙합 장르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나스의 일매릭을 처음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때가 되면 모두 같은 평가에 다다르기에 그런 감상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27. John Coltrane - Giant Steps (1959)


  "왜 콜트레인인가?" 하는 물음에 1959년작 Giant Steps 만큼 적절한 대답은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재즈 음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스윙과 잼을 꼽곤 하는데 그런 요소들이 가장 잘 반영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은 쉬이 그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포괄성에 있다. 바로 앞의 한 마디조차 똑바로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성, 형태의 자유분방함, 비밥, 하드밥, 쿨, 아방가르드 등 재즈의 모든 구성 요소를 총망라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8. The Modern Jazz Quartet - Django (1953)


  Django라는 트랙을 마주했을 때, 당신이 마일즈 데이비스의 Mliestones을 떠올렸다면(실은 내가 그랬다.) 그건 당신이 재즈 음악의 팬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사실관계를 바로잡자면, Mliestones의 장고는 모던 재즈 쿼텟의 곡을 마일즈 데이비스가 커버한 곡이다. 이 곡은 전설적인 유럽 출신의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트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곡이라고 알려져 있다. 뭐라고 딱 정의 내리기 어려우면서, 독특하고 우아하며, 매력적인 리듬감 덕에 많은 이들에 의해 재해석 된 곡이다. 이 앨범 '장고' 역시 쉽사리 접하지 못했던 매력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29. Charlie Parker & Dizzy Gillespie - Bird & Diz (1950)


  "대체 찰리 파커는 어디 간 거야?" 재즈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뮤지션이라고 평가받는 찰리 파커는 초기 재즈의 가장 중요한, 특히 비밥 재즈의 창조자라고 불릴 만큼 위대한 재즈 뮤지션 중에 한 명이다. 옆에 선 디지 길레스피는 앞서 소개했던 트럼펫의 거장(젊었을 적 모습)이다. 조합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 둘은, 앨범 속에서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과 정신없이 빠른 속도의 템포, 그리고 마치 듣는 이들을 윽박지르는듯한 환상적인 잼을 선보인다. 입문자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앨범 중 하나이다.




30. Coleman Hawkins -The Hawk Flies High (1957)



  리 모건의 <The Sidewinder>, 웨스 몽고메리의 <The Incredible Jazz Guitar>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앨범이자, 재즈 음악에 호기심을 느끼는 이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대부분 레스터 영과, 때로는 조 핸더슨과 비견되기도 하지만 내 생각엔 콜맨 호킨스가 역사상 최고의 색소포니스트이다. 콜맨 호킨스는 테너 색소폰을 대표하는 대명사 격의 인물이기도 하고 후대의 존 콜트레인이나 소니 콜린스 같은 색소포니스트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등 재즈 역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앨범은 호킨스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앨범이다. 소울풀한 색소폰의 선율이 재즈음악의 완성도에 얼마나 기여하고 매력을 부여할 수 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한다.




---

제가 재즈라는 음악에 입문했던 7-8년 전이나 이 글을 처음 작성했던 2년 전에는
재즈는 당연히 고전이지하는 생각으로 살아 왔었습니다.
근데 이 글을 처음 쓰고 피드백을 보면서
고전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사람들의 취향이 정말 저마다 다양하구나 하고 느꼈더랬죠.


하긴, 당장 제가 좋아하는 알앤비, 힙합, 재즈같은 흑인음악들도
국내에선 소위 마이너한 장르 음악 취급을 받으니까요.
저는 장르 음악이야 말로 음악의 가장 가치있는 존재 형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적지 않을테니 말이죠. 

이 리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전이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은 로이 하그로브, 아론 골드버그, 그리고 로버트 글래스퍼같은
컨템포러리 재즈 뮤지션들을 찾아 들으시면 좋을 거에요.
그렇다고 위에 나온 앨범들이 정답도 아니구요.
그냥 저 사람은 저런 재즈 앨범들을 들었구나 정도인 거죠.


중요한 건 재즈 음악을 듣는다는 거 그 자체,
음악 듣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즐긴다는 거 그 자체겠지요.
다들 즐거운 음악 생활하시길^^
6
Comments
1
2017-03-20 12:48:50

저런 리스트중에 3개만 찾아들어도 소기의 목적은 성공하신게 아닐까요 ^^ 저도 그중 한사람입니다~

2017-03-20 12:52:28

 재즈 참 좋아하는데 안 들어본 곡도 꽤 많군요.

추천 감사합니다~

2017-03-20 13:18:27

음악이든 영화든 책이든 뭐든 고전을 신봉하는 저로서는, 이런 글이 반갑네요.


2017-03-20 13:37:34

 이런 글은 무조건 추천이죠

2017-03-20 14:13:41

글 정말 감사합니다! 뭐부터 들어야할지 몰라 헤매던 저에게 또 단비가...!

그런데 그런 선율이나 리듬감 스윙 등등은 찾아보고 듣다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게되는 건가요?? 음악으로 일자무식이라 써놓으신 소개글 보고도 감탄했습니다 

2017-03-20 14:33:11

좋은 글 감사합니다.

뮤지션 이름정도만 알고 못 들어본 앨범 대부분이네요;

들어본 것 중에 Wave는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고, 현재도 간간히 듣고 있습니다.

A.C. Jobim은 하루키 소설에서 처음 이름으로만 접하고, 듣기 시작한 건 그 후 몇년 뒤 부터인데,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Kind of Blue 앨범은 워낙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이라 한 10여년 전에 사긴 했는데 

저한텐 너무 어려워서? 영 정을 못 붙이고 거의 안듣고 있었습니다. 

말씀 들은 김에 모처럼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14:44
7
1015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