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8년 만에 첫 사랑을 만났네요.

 
42
  4403
Updated at 2017-03-18 22:54:47

너무 사랑했지만 군대에서 헤어진 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이였네요.
여자친구이기 전에 참 마음이 잘 맞는 소울메이트였어서 못 만난다는 게 참 안타까웠었죠.
그러던 차에 8년 만에 연락이 왔고 한번 보기로 했어요. 자기가 받았던 편지도 가지고 나오겠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전역하면 주고 받았던 편지 읽으면서 예전을 추억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해보자고요.
군대를 기다리다가 헤어졌던 관계여서 편지가 참 많았거든요.
카페에 둘이 앉아서 편지를 보는데 20대 초반 저의 글씨에 벌써 울컥하더군요. 오글거리는 말투와 미사여구가 많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저보다 많이 순수하고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더라구요.'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는 영화처럼 21살의 저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사료처럼 2009년에 함께했던 일들이 편지에 기록되어 있는데 왜 그리 아련하고 벅차오르는지... 서로 눈물 나는 걸 겨우 참았네요. 그 친구도 굉장히 여러번 돌려봤던 편지지만 저랑 헤어지고는 처음 읽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한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10년 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옆엔 네가 있을까? 우리는 꿈을 이뤘을까? 10년 후에도 이 편지를 보면서 추억하는 날이 올까? 이 부분을 읽는데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둘 다 고개 떨구고 청승맞게 몇 분 울었던 것 같네요.
그러면서 자신이 가장 빛나던 시기에 저를 만나서 너무 행운이었고 평생 남을 기억들을 선물해줘서 고맙대요..
그리고 이런 저런 요즘 얘기하다가 헤어졌습니다.
너무 바쁘고 무미건조한 삶 속에서 잠시 시간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네요. 밤 중에 감성이 폭발해서 두서없이 글을 남깁니다.


15
Comments
1
2017-03-18 22:57:44

작년 쯤.. 비슷한 경험을 했어서 그런가 엄청 마음에 와닿네요.


과거의 편지를 보니 20~22살때의 제가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했었었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죠. 참 그 친구보고 많이 감정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지친 하루하루 중에 그래도 양현종님의 자그만한 쉼터가 될 수 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래봅니다.
2017-03-18 23:35:35

다시 시작하시는건가요??

WR
2017-03-19 00:11:07

아뇨. 앞으로도 종종 연락하기로만 했어요

1
Updated at 2017-03-18 23:37:39

아 괜히 읽었네요..
너무 아프게 첫사랑과 오래사귀고 헤어져서 거진 8년이 지난후인 지금도 생각안하고 묻어뒀는데..
어지간한 일에는 마음 흔들리는 일없어
괜찮은줄 알았는데 직접만나고 대화하고 추억을 공유하신 이야기들을 들으니
기억에 빗장이 풀린듯 감정이 쏟아져서 마음이 착잡하네요.

해외에 살아서 연락하기도 만나기도 할수가 없으니 더 마음이 아련하네요.

WR
2017-03-19 00:09:54

저도 평생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었는데 인연이란 게 이렇게 되더라구요.

혹시라도 연락이 닿거나 만날 기회가 되신다면 만나서 감정 정리하고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017-03-19 00:17:06

군대 생활중에 헤어진 거면 일방적으로 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큼 남자가 약자인 시기에 헤어진거라고 전 생각하는데요..
저라면 친구로라도 다시 만나기 힘들꺼 같네요..

WR
2017-03-19 00:35:09

맞아요. 저도 수도 없이 원망했고 미워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런 감정이 무뎌지더군요.

다시 만나기 8년이 걸린 것도 결국은 좋지 않게 헤어져서 그런거겠죠
1
2017-03-19 00:31:55

남녀관계에 친구는 힘들다는 쪽인데
현재 두 분 중 한분이라도 짝이 있다면..
위험해 보이네요

WR
2017-03-19 00:35:36

네 명심하겠습니다.

2017-03-19 00:39:31

아무리 첫 사랑이였다고 하지만...과거의 이별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종종 연락하는 남녀 사이로 지낸다면...굳이 8년이나 지난 후에 서로 연락해서 만날 필요가 있을까요?

2017-03-19 00:40:56

종종연락하면서 지내기로 한점... 정말 부럽고 좋은 선택인거 같아요. 저도 첫사랑 친구 너무 짧고 별거없었지만 많이생각나네요. 꼭 다시 연락와서 볼수있는 날 오길 바라는중입니다. 물론 시간이 좀더 지나서요

3
2017-03-19 00:43:59

이게 막상 연락하고 지내는게 마냥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쪼록 잘 흘러갔으면 좋겠네요.

2017-03-19 12:57:44

앗 찌찌뽕입니다

2017-03-19 14:04:35

저도 대학교 1학년때 헤어진 이후에 8년 뒤에 만났는데, 5월 달에 결혼합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건 그냥 케바케인 것 같아요.

2017-03-20 14:57:40

전 이뤄지지 않더군요.

짝사랑 6년과 꿈에 그리던 연애 2년 총 8년을 만났었는데 말로가 너무 안좋아서 

그냥 안만났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이쁜 마누라와 귀여운 아들하나 있어서 재밌게 삽니다.

마음 아프거나 걱정거리도 없어요.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