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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김영란법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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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3-15 20:05:16

이런 순간이 올 줄은 몰랐는데.. 오늘 김영란법에게 정말 고마운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 환자분께서 내원하셔서 건강검진 예약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확인해보니까 해당 환자분은 간암검사 대상자이더라구요~
그런데 저희병원은 이미 간암검사 1년치 예약이 모두 끝난지라
이 상황을 설명해드리고 다른 병원을 이용하시라고 안내해드렸는데,
그때부터 슬~슬~ 진상 시동을 거는 까다로운 환자분이었습니다. 
(아..생각하니 또 울화통이..)

"아니 나는 이 병원 입원환잔데. 해줘야지"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미 1년치 예약이 모두 마감되어 예약을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해줘야지. 나는 입원환잔데"
"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예약이 마감되었고, 마감 된 후에 아예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도록 전산이 막혀서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간암검사를 원하신다면
다른 병원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아니 그런게 어딨어. 전산이 막혀있으면 나는 풀어서 해줘야지. 입원환잔데."
"죄송합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나는 해줘야지. 입원환잔데. 누구한테 얘기하면돼요?"
"누구한테 얘기하시든 똑같습니다. 이건 병원장님도 해결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아~ 김영란법 때문에?"

느닷없이 튀어나온 김영란법에 한 번 놀라고, 심지어 끄덕거리며 더 이상의
실랑이는 없이 살짝 땡깡만 부리다가 가시더라구요~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이었지만 김영란법에게 어찌나 고맙던지

한 두마디 하는 것 딱 견적보니까 중급 진상 태풍 정도는 몰고 올 사람이라
아예 "전산이 막혀버렸다"고 살짝 뻥을 쳤는데 (아무리 예약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을 해도 이런 분들은 꼭 '나 한명만 더 해줘라. 그게 뭐 그렇게 어렵냐. 한 명만
더 끼워넣으면 되는걸'하며 진상을 부리시는지라 이럴땐 아예 전산이 막혀버렸다고
살짝 MSG를 쳐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뻥은 먹히지도 않고 오히려 뜬금없는 타이밍에
튀어나온 김영란법에게 도움을 받았네요

제약회사 직원들이 갖다주는 볼펜이며 메모지를 받을 수가 없어서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물론 김영란법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좀 뾰루퉁해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김영란법 짱입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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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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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3-15 20:06:50

30년쯔음에 응답하라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응답하라 2016은 무조건 나올거 같습니다. 이렇게 다사다난하고 이름값하는 해가 있었던지.. 영란이 누나도 그 범주고요

WR
2017-03-15 20:06:35

정말 응답할게 많은 해였죠!

1
2017-03-15 20:09:59

개인적으로 2002과 2016년은 참 여러가지로 튀어나올 소재가 많은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재 양으로만 따진다면 2016이 더 많은 것 같고요. 그래서 2016년을 겪은 사람들이, 꽤나 흥미로운 한 해였음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1
2017-03-15 20:08:24

잘 몰라서 그러는데 병원도 김영란법이 적용되나요?

2
2017-03-15 20:12:25

대학병원이나 국공립 병원의 진료 수술일자 청탁은 해당한데요

WR
2
2017-03-15 20:21:57

그 외에도 입원실 청탁, 검사 순서변경 청탁 등 직원간,직원과 환자간 모든 댓가성 금품및 물품 수수, 청탁이 금지되고 저희병원같은 경우에는 아예 논란의 싹을 잘라버리려는건지 금액과 상관없이 그 어떤것도 받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볼펜,메모지도 다 사서 쓰고있다는

WR
1
2017-03-15 20:17:36

MABOY님 말씀처럼 대학병원과 국공립병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랍니다~~

1
2017-03-15 20:19:33

사립병원만 생각했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1
2017-03-15 20:20:47

참 볼때마다 사람들 대응이 아쉽네요.. 저 같았으면, 그럼 그 다음해 예약은 되는지, 다른병원이면 어디가 좋을지 이런걸 물어 볼텐데... 안되면 되게하라인지..

WR
2017-03-15 20:24:23

낭연님처럼 물어봐주시면 진짜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릴텐데 '무조건 나는 되게 해줘라'하며 우기기만 하시니 죽겠습니다

1
2017-03-15 20:40:27

최소한 그러면 예약취소같은 일이 발생되면 우선적으로 넣어주실수는 있는지 이런걸 묻는게 상식이라 생각합니다..

WR
2017-03-15 20:54:43

그러게 말입니다!! 그랬다면 대기명단에 올려드렸을텐데 그런것도 없고 낭연님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신다면 진짜 한결 일할 맛이 날것 같은데요

1
2017-03-15 20:20:49

잘몰라서 질문입니다만,

제약회사서 주는 볼펜이나 메모지가 김영란법 적용대상인가요??
아니면 작성자님 병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조심하시는 건가요??
WR
2017-03-15 20:29:28

사실 공공연한 비밀같은것이긴 한데요. 제약회사에서는 원래 문구류는 기본이고 의국의 간식이 항상 떨어지지 않도록 매달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수십만원 이상의 간식 및 회식을 지원하곤 했거든요~ 그러다보면 당연히 처방낼때 해당 회사의 제품을 먼저 생각하게 되기도하고.
그렇다보니 제약회사에서 주는 모든 물품 자체가 사실 공짜라고 보기는 어려운데다가, 저희병원은 또 특히 내부규정이 엄격해서 더 그렇습니다
아마 다른 병원들도 비슷할것같긴한데..댓글보고 생각해보니 정말 저도 궁금하네요. 예전에 일하던 병원에도 한 번 알아봐야겠어요

1
2017-03-15 21:56:14

당연히 적용대상이구요. 직무관련자에 해당하므로 물한잔도 주면 안됩니다. 공공기관에서는 같은 조직 내에서도 후배가 선배한테 밥도 못사주는게 요새 일반적인 분위기입니다(선배는 후배한테 사줘도 됩니다).
업체랑 회의할때 나오는 음료수도 열지도 않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을인 민간기업과 밥먹을일 있으면 공공기관에서 결제하는게 일반적입니다.

1
2017-03-15 20:48:19


그런 일도 있었군요,,
WR
2017-03-15 20:55:39

사실 뜬금없이 나온 김영란법만 아니었다면 늘 있는 일 중 하나였을텐데 김영란법때문에 여러빈 웃었습니다

1
2017-03-15 22:54:21

저도 관내 공장등 검사시에 항상 음료나 하다못해 물이라도 주니까 아예 출장시 커피를 텀블러에 타서 방문합니다 음료주려고하면 텀블러보여주죠 물도 얻어먹지않습니다

WR
2017-03-16 08:06:18

거절하는것도 정말 일이더라구요. 환자분들은 친근하고 오래보고 그러니까 먹을걸 싸들고 오시는 분들고있고 심저어 간혹 김치를 보내주겠다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 어르신들이 그러시는지라 거절할땐 김영란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요부터 쭉 설명 들어가야해서 거절한 번 하는데 5분이상씩 걸리더라구요

1
2017-03-16 07:17:46

저는 병원 관계자가 아니라 시스템을 몰라서 좀 여쭤봐도 될까요? 내가 이병원에서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간암검사를 추가로 받아야하는데 그 예약이 끝나면 검사를 받을 수 없는건가요? 그런 입장이면 저도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낄 것 같아서요. 다른 병원을 추천받기엔 환자입장에서 나를 계속 돌보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한 감이 있구요. 특히나 내 몸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WR
2017-03-16 08:01:31

그럼요! 질문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외래에서 검사를 받는건 당연히 가능합니다~~ 다만 건강보험공단에서 해주는 국가검진의 경우, 저희가 검진해드릴수 있는 명수에 제한이 있기때문에 예약이 모두 마감되면 검진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대기를 원하는 분들에 한해 대기를 받고있기도 한데 워낙 많이들 오시다보니 이미 대기도 무의미할정도로 꽉찼다는....

2017-03-16 09:55:43

전 보건복지부 장관님이 이랬지 말입니다.
2017-03-16 16:26:18

김영란법과 상관없이 저런 민원은 묵살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애초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통해 병원에 입원하는게 이해가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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