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잊는 현상은 왜 일어나고 치료법(?)은 없는지요...?

저같으면 다른 잡생각들을 평소에 많이 해서 그런것 같아요.
생각이 생각을 덮어버린다랄까요?
그런 생각을 좀 줄이거나 메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의학적인 접근은 아니지만..

다른분들도 말씀하셨지만 메모를 하시는게.
메모하는게 기억력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하는 이론도 있더라구요.

한가지 궁금한 것이 혹시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만약 잠을 잘 못 이루신다면 뇌에 문제가 생겨 집중력이 떨어진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뇌라는게 듣기에 단기기억하는 부분과 장기기억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전환이 잘 안되면 자꾸 깜박하게된다고 하더군요. 잠을 제대로 못자면 뇌가 약해져서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길 들었었습니다.

ㄷㄷㄷ 감사합니다...;;; 치료법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음 치료법이라... 잘 모르겠네요.

 기억은 보통 부호화 (Encoding) - 저장 - 인출 (Retrieval)의 단계를 거친다고 심리학자들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억 장애는 저 세 가지 중 하나가 원인이 되어서 일어나는 것이죠. 저장 기관 자체가 망가져서 기억을 못하는 경우는 뇌 손상 환자들에겐 있지만 일반인에겐 많지 않을 것 같네요.
 
 부호화 과정은 어떤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변환해 저장하려는 시도입니다. nexon님의 경우는 슈퍼마켓에 가서 무엇을 사야겠다고 기억하려는 그 과정이 바로 부호화 과정이죠. 그때 nexon님이 충분한 인지적 자원(주의)를 투자하지 않았으면,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사다달라는 동료의 부탁을 업무를 하면서 들었다면, 기억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아 기억실패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출 과정은 저장된 장기 기억에서 정보를 다시 불러오는 시도입니다. 슈퍼마켓에서 '뭘 사야했더라?' 생각하는게 인출이죠. 인출은 많은 경우 잘 작동하지만 종종 작동하지 않을때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사야한다는 건 생각나지만 정확히 뭘 사야하는지 생각나지 않는 경우는 막힘(blocking)이라 불리는 기억 실패에 해당합니다.

 아예 무엇인가를 사야한다는 사실 조차 잊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nexon님의 글에선 화장실에 갔다온 뒤 하려던 일을 까먹은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정신없음(absent-mindedness)라고 부르며 다른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이런 부류의 기억 실패는 주의 등의 문제로 인하여 개념 간의 연합이 약하게 되었을 때 일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다른 종류의 기억 실패도 많지만요. 간단한 해결책은 멀티태스킹을 줄여 부호화와 인출 과정을 용이하게 하고 기억하려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입니다. 반복하면 뉴런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어 기억이 더 잘 될 겁니다.

 제가 너무 대충 썼는데 기억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대니얼 섁터(Daniel Schacter)가 쓴 '기억의 일곱가지 죄악'이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섁터는 기억 연구에서는 심리학계에서 알아주는 사람이고 제가 쓴 내용 대부분도 그의 책에서 본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