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일화

1. 천생 보도?

'보도'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술자리에 가서 일당을 받고 술시중 드는 일에 통상 쓰는 걸로 압니다

직장 다니는 20대 중반 처자인데
회사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연차를 써서 며칠간 보도를 뛴다고 합니다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려고 가서 그 일을 한답니다
자신이 누군지 모를 사람들과 공짜술 마시며 신나게 놀면 돈까지 받으니
이런 좋은 일이 어딨냐며
요전 여름엔 여름휴가 기간 내내 서울에 가서 보도를 뛰었고
어느 연예 기획사 사장을 알게 돼
기획사에 놀러 가서 연예인 구경도 했다며 자랑을 하더랍니나

저도 전해 들은 거지만
본인 입으로 한 말이라는데 허언증이 아니라면 가히 충격입니다


2. 그놈의 욕

저도 어릴 때 많이 하던 욕이지만
나이가 드니 쓰지 않게 되고 들으면 또 어찌나 불쾌한지 모르겠습니다

일전에 초면인 여자사람과 대화 도중 홍상수 감독 얘기가 나오자 쌍욕을 하길래 불쾌했던 적이 있었다는 글을 썼었는데요
그 이후로 체육관 회원이라 자주 봐야만 하는 그 여성과의 대화를 피하고 있지만 친분이 있는 아이와 같이 나오는 관계로 그 아이와 대화 도중 그 여성이 끼어드는 형태로 강제 대화를 몇 번 더 하게 됐습니다

(1)
친분 있는 아이와 '3대 욕구 중 무엇이 가장 강할까'에 대한 대화 중 성욕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그 여성이 끼어들어
"그거 안 한다고 뒤지나 더러운 ㅅㄲ들"
이라고 하길래
(참았어야 했는데) 과체중인 그 여성에게
"맛있는 거 안 먹으면 죽어?"
라고 답했다가
"ㅅㅂ"
이라는 말을 들음

(2)
그 여성이 발바닥이 아프다며 설명하는데 족저근막염인 것 같아
살을 빼면 나을 거라는 답을 하는 도중 또
"ㅅㅂ"
이라는 말을 들음

(3)
운전을 시작했다는 아이와 난폭 운전자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중
그 여성이 끼어들어
"여잔 거 알면 더 ㅈ같이 군다 ㄱㅅㄲ들"이라고 하길래
말조심하라고 경고 함

(4)
그 여성이 운동 끝나고 뭐 먹을 수 있냐고 묻길래
"물"
이라고 답했는데
"ㅅㅂ"
이라는 말을 들음
안 되겠다 시퍼
"한 번만 더 욕하면 나도 똑같이 해줄게"
라고 말해놓은 상태

욕을 해주길 약간은 기다리는 중입니다


3. 뒷담화
예전에 한 여자아이가
트레이너가 남자라 여기 다니는 걸 싫어한다길래
농반진반으로 제 성격을 예로 들며
"사실상 게이나 다름없다고 해. 너도 나보고 언니 같다고 했잖아"라고 했는데
며칠 뒤 그 아이가 재등록을 하며
"오빠한테 쌤 게이 같다니까 다녀도 된대, 근데 쌤보고 ㅂㅅ이래 크크크"라고 하더군요

뒤에선 나라님 욕도 한다지만 기분이 나빴고
1년도 넘게 지난 후에 우연히 그 커플과 길에서 마주쳤을 때 바로 그 일이 떠올라 남친의 외모를 좀 봤습니다
사스케가 사륜안 쓰듯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하는 게
어찌나 순한 양 같던지
보더콜리 부를 뻔했습니다

차라리 앞에서 욕하지...


4. 겁쟁이

이 글은
4시에 자전거 타러 나갔다가 산길이 춥고 무서워서 도중에 내려온 뒤
나약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나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들을 생각해내다 쓰는 것입니다
저 참 소인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