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컬 아일랜드 감상후기(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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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8 17:19:53
세계관이 이어진다는 전작 '고질라'의 평은 대체로 '이게 뭐야?' 였는데요, 에머리히의 고질라보다 훨씬 원작에 가까운 세계관으로 만들어져서인지 고질라를 괴수라기보다는 재난 그자체, 혹은 절대자에 가까운 존재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압도적인 영상의 박력은 호평을 받았고 전세계 흥행도 5억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에서의 뜨듯미지근한 반응과는 달리 꽤나 재미를 본 셈이겠네요.
전편 고질라에 출연한 킥애스와 하이젠버그 형님도 제가 참 좋아하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이번 '콩'의 캐스팅은 저로 하여금 군침을 삼키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영국인 캐릭터를 연기한 톰 히들스턴은 그렇다 치더라도 '클로버필드 10번지'로 건재함을 알렸던 존 굿맨과 나이를 가늠키 어려운 국장님, 게다가 오스카 위너인 브리 라슨에 어떤 배역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연기괴물 중 한 분인 존 씨 라일리까지 어마어마한 캐스팅이죠? 그냥 배우들 연기에 킹콩의 표효 한방이면 본전은 하겠다 싶어서 한시반 영화로 보고와서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마침 같이 보러가기로 한 지인이 복지할인이 되어서 롯데월드 월드타워점 5관에서 둘이서 만원에 보았는데요, 결론은 '좀 미묘하기는 하지만 표값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다' 고 하겠습니다. 물론 오천원에 본걸로 생각하면 매우 만족합니다. 슈퍼 사운드시설이라는데 메가박스 m2에 버금가는 사운드가 일품이기도 했습니다. 화면도 제법 크고 말이죠. 무엇보다도 사람이 없어서 무척 좋더군요.
전작 고질라가 극장에서 본 사람들은 평이 갈리고 티비나 모니터로 본 사람들은 대부분 혹평하는 이유도 화면의 절대적인 크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관객으로 하여금 정말로 눈앞에서 괴수들의 싸움을 목격하고 있는듯한 현장감을 주는 사운드 때문일텐데요. 그런 점에서 전작을 괜찮게 보신 분이나 시원한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은 사운드 디자인이 잘 된 근처 극장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초반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고 영 힘들었는데 콩이 등장한 순간부터 영화가 롤러코스터를 탄듯이 강약약중강약강강약으로 리드미컬하게 흘러갑니다. 섬에 들어가기 전까지 지루함만 견딜수 있다면 눈호강은 충분히 합니다. 제작비가 1억 9천만달러라는데, 하긴 배우들 개런티만 해도 적지 않았을듯 합니다. 단, 요즘은 심의기준을 모르겠는데 12세 관람가라기엔 초등학생을 둔 가족이 보기에는 중간 중간 잔혹한 묘사가 있으니 미리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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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3-08 22:34:27
흥행실패 한 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피터잭슨의 킹콩은 꽤나 명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7-03-09 00:16:07
스피어엑스관에서 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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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중인 영화인데 초반 지루함이 몇분이나 지속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