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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X파일이 또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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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3-08 02:39:20

 네이트 판에 올라왔는데 앞에서는 친환경 귤, 친환경 귤 말해놓고 선정할 때는 그냥 일반 귤 선정하듯 기준을 정했네요. 그리고 그 선정 과정도 조금 이상하네요. 워낙 논란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이번 일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네요. 아래가 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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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제주도에서 10년 째 유기농 감귤을 재배 및 판매하고 있는 농장입니다. 카테고리와 글의 내용이 맞지는 않지만, 이 곳이 가장 활성화된 듯 싶어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글이 깁니다. 밑줄 친 부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저희 농장이 먹거리 x파일 255회 귤편에 잠시 등장했습니다. 


  저희 농장은 방송 중반에 유기농 농장을 찾아가 유기농 농법에 대해 물어보는 장면에서 잠시 등장했고, 그 후 방송사에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 채택(?)된 6개 농장 중 하나이며, 결론적으로 방송사의 블라인드 테스트로부터 떨어졌습니다. 

 

방송에서는 이 밖에도 못난 귤은 유기농이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을 속여 파는 비양심적인 유통 실태와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이유로 유통 허용 범위 밖의 비상품 귤과 상한 귤을 섞어 파는 행태 등이 밝혀지기도 했다.


  먹거리 x파일 255화 이후 언론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말하는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이유로 유통 허용 범위 밖의 비상품 귤과 상한 귤을 섞어 파는' 농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통 허용 범위 밖의 비상품 귤'이란 귤의 크기를 말한 것입니다. 방송에서 여섯 개의 친환경 농가를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할 때, 선정 기준이 귤의 크기와 상한 귤이었습니다. 귤의 크기를 재기 위해 자로 귤의 직경을 재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그 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먹거리 x파일은 방송에서 귤의 크기에 따라 상품이 가치를 지니거나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셨습니다. 선과작업에 대한 얘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선과작업은 친환경 감귤에 경우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환경 감귤은 크기에 따라 상품이 되거나 비상품이 되지 않습니다. 친환경 감귤은 모든 크기의 감귤을 판매할 수 있으며, 따라서 모두 상품입니다. 


제13조(품질검사 대상) 상품용으로 출하되는 감귤은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감귤품질검사원(이하 "품질검사원"이라 한다)의 품질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풋귤과「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친환경농수산물 중 감귤은 제외한다.


  친환경 감귤은 품질검사(선과 대상 및 유통 과정)에서 제외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제20조(출하신고) ①상품용 감귤을 도외로 반출하는 경우에는 품질검사원의 검사를 받고 출하연합회장에게 신고한 후 출하하여야 한다. 다만,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친환경농수산물 중 감귤과 풋귤은 제외한다. <단서 신설 2016.7.>


  모두 2016년 7월에 개정된 유통 조례법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 2016.7.8.] [제주특별자치도조례 제1660호, 2016.7.8., 일부개정]

【제정·개정이유】

최근 시장에서 유통이 되고 있으나 조례에 이에 대한 유통, 출하 기준이 없는 청귤과 친환경감귤에 대한 유통 및 출하기준 마련 등 새로운 소비 수요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여 농가소득을 증대하려는 것임


  개정 이유입니다. 


  본래 친환경 농가는 인증 기관으로부터 꼼꼼한 품질관리를 받습니다. 방송에서도 무농약과 유기농에 대한 차이점을 언급하셨는데, 유기농 인증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3년 동안 사용하지 않고, 토양이 완전히 자연 그 자체로 정제되었을 때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증기관에서는 자주 농장을 방문해 토양검사를 하곤 합니다. 다른 농가들은 농약을 쳐서 귤을 재배하겠죠. 하지만 친환경 농장은 액비를 만들거나 해충의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박멸하는 등 자연적인 방법만을 사용해야합니다. 당연히 손이 많이가고, 또 귤의 크기가 작거나 일정하지 못하게 될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원래 친환경 농가에게는 감귤 유통에 있어서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왜냐면 선과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저희 농가는 인터뷰할 때 분명 말씀 드렸습니다. 친환경 농가는 모든 귤이 상품이라고 말입니다.


  분명 먹거리 x파일 255회의 목표는 친환경 귤에 대한 올바른 인식 찾기였습니다. 그래서 상처가 나거나 거뭇거뭇한 귤이 겉보기에는 농약을 치지 않은 좋은 귤처럼 보이지만, 실은 친환경 귤이 아닐 수 있다고 보여주시고, 실제로 친환경 귤이 재배되기 위해서 농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를 밝히고자 함이 목표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의문스럽습니다. 방송만 본다면 제주도의 친환경 농가들은 비상품을 상품으로 속여파는 사기꾼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법도 어긴 적 없으며, 유통법에 맞게 유통한 것입니다. 착한 농부가 되지 못해서 분한 것도 아니며, 블라인드 테스트로부터 떨어져서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먹거리 x파일에서는 한 번 다루고 넘어갈 아이템일지도 모를 친환경 귤이, 저희에게는 10년 동안 신념으로 재배한 상품입니다. 저희농장뿐만 아니라 다른 친환경 농장주들도 당황스럽고 억울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 상한 귤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귤은 추운 겨울에 먹는 과일이죠. 즉, 가장 추울 때가 귤이 제철입니다. 과일이 제 철이 되면 당도가 높아지고, 수분함량이 많아져서 과육이 팽창해 껍질이 팽팽해집니다. 그래서 작은 충격에도 껍질이 갈라집니다. 바나나는 열대과일이고, 수분함량이 적은 과일이지만, 검게 익으면 껍질이 갈라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귤도 마찬가집니다. 나무에 매달려만 있어도 당도가 좋거나 물이 오르면 껍질이 갈라져 터집니다. 그런데 귤을 앞서 말씀드렸듯 추운 겨울에 팝니다. 온도가 낮으니 충격에도 더 약해져서 쉽게 갈라집니다


  저희 농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장들이 처음부터 갈라진 귤을 넣지는 않습니다. 배송과정에서 귤이 서로 부딪치고, 날이 춥고, 또 당도가 높다보니 갈라지고 터지게 됩니다. 그런데 귤은 하나만 멍이 들거나 터져도 옆의 귤로 전염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고객님들께 배송을 받으면 먼저 귤들을 뒤적여서 상한 귤을 골라내 먼저 드시고, 나머지 귤은 서늘한 베란다에 보관해주시면 오래오래 드실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겨울철, 귤을 배송해드리면 간혹 귤이 많이 터졌다고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도 안타깝지만 실은 구매하신 분들이 더 안타까우시겠죠. 그래서 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10% 이상이 터지거나 상했을 경우 환불이나 교환을 해드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분들이 택배로 유통되는 귤의 특성을 감안해주시고, 다음에 더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주십니다. 

  결국 말씀드리고 싶은 건, 비양심적으로 상하고 터진 귤을 판매한 게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10년 넘게 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하고 터진 귤을 일부러 넣어 판매했다면, 지금까지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이 계실 리가 없겠죠. 


  저희 농장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지 10년이 넘었고, 매해 아무 문제 없이 유기농 인증을 갱신하며 귤을 팔아왔습니다. 꾸준히 친환경 농법에 대해 연수도 받고, 도내 친환경 농가에게 지원되는 사업에도 선정되어 최근에는 비가림 시설도 설치하는 등 더더욱 발전된 친환경 농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날로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분명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때로는 힘에 부치기도 합니다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좋다는 고객들의 말 한 마디에 힘을 얻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을 통해서 비상품 귤을 판매한 농가가 되어 정말 속상합니다. 게다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박스를 모자이크 했지만 저희 귤을 구매하시던 분들은 누구나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다른 농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상품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박스도 농장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하실테니까요. 


  먹거리 x파일은 저희 농장에 오셔서 방송임을 밝히지 않고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셨습니다. 방송의 특성 상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이해합니다. 그 점에 불만이 있는 게 아닙니다. 가장 바쁜 농번기에 찾아오셔서 일하고 있는 저희에게 친환경 귤에 대해 1시간 가량 물으셨고, 농장 한 켠에서 발효시키고 있는 액비통도 마음대로 열어보시고 하셔도, 웃으며 대답해드렸습니다. 귤 농장에까지 와서 귤을 사시는 분은 보통 먹거리에 대한 소신이 있으신 분들이니까요. 친환경 귤을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 후 저희에게 교수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고, 제주도내에서 가장 친환경 시설이 잘 갖춰진 귤 농장이라고 문자를 주셨습니다. 그 문자가 다른 농가들에게도 일률적으로 보내신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농장은 부부 두 명이서 모든 일을 도맡아하기에, 지난 번 인터뷰처럼 말이 길어지면 귤 작업에 차질이 있어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모자이크 된 채로 방송에 나갔고, 명확하지도 않으며 잘못된 기준으로 인해서 착한 농부가 되지 못했더군요. 착한 농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먹거리 x파일에서 비상품 감귤을 유통시켰다고 하면, 조례법에서 분명 친환경 감귤의 유통에 자유를 준다고 말해도 비상품 감귤을 유통시킨거겠지요. 


  저는 이점에 대해 먹거리 x파일에 전화로 문의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었으며, 전화를 받으신 분은 자신은 이 일에 대해 잘 모르니 제작진에게 제 말을 전달해주신다 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은 없었고, 제가 다시 한 번 전화를 했고, 또 전달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연락은 없습니다. 


  매해 귤을 판매하는 철이 되면, 친환경 감귤은 일반 감귤과 무엇이 다른지, 왜 가격이 높은지, 친환경 감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는 고객분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왜 상품이 아닌 귤을 판매하는지에 대한 질타와 질문도 받겠네요. 


  참, 이 점은 행여나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 만약 저희 농장을 아시는 분이 계신다 하더라도 이 글에서 밝히지 말아주세요. 만약 친환경 농가로서, 농부로서 목소리를 내야한다면 저희가 자발적으로 농장명과 농부의 이름을 밝힐 생각입니다. 다만 자칫 이 글로 인해서 방송에 나온 다른 두 농가에게 피해가 가거나, 이 글이 혹시라도 저희 농장에 대한 홍보로 읽히기는 원치 않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방송에서 불확실하고 잘못된 기준으로 친환경 감귤 농가들을 선별했음을, 방송을 보신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적은 글입니다. 


  글이 길어져 읽는 분들을 피로하게 만들어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양심에 따라 좋은 먹거리를 만들고자 친환경 농법을 선택했는데, 어느 날 양심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려 속상하신 부모님 마음을 어디에라도 알리고 싶어 글이 길어졌습니다. 제주 감귤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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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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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8 04:26:44

몇년째 거르는 프로중에 하난데 

이 방송은 본인들 방송이 가지는 파급력이 큰 걸 알고 있으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느낌이 듭니다. 많은 식당이나 외식업체에 대해서도 별로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식당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 방송은 본인들이 선정한 식당외엔 다 나쁜식당을 만들어버리고, 애초에 그 기준도 모호하죠. 이번 방송이나 지난번 그릭요거트 파문때도 본인들의 기준만을 내세워서 열심히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타격을 입히곤 책임에선 빠지려고하고, 본인들 방송의 파급력이 큰 줄 안다면 더 확실한 자문과 검수를 통해 기준도 잘 잡고 그에 따른 책임도 좀 졌으면 좋겠습니다. 
2017-03-08 13:40:25

착한식당 기준이 진짜 어이가 없죠.

좋은식재료 올바른 조리과정 거기다가 맛까지 좋아도 msg 약간 첨가한다고 바로 탈락...
이런방송때문에 선입견이란게 생기는것 같습니다. 
심지어 전문가라고 나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니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그게 무조건 맞다고 생각을 하겠죠..안타깝습니다. 
2017-03-08 06:41:44

건어물하는데요
진미채파동.....
멸치에 다시다......
노답입니다....

2017-03-08 06:53:51

방송사가 방송가지고 장난 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서 뭐

저 프로도 이제 그만 해야 될 것 같지만 또 다른 프로가 대신 나온 겠죠

Updated at 2017-03-08 07:26:29

이영돈은 퇴사한 걸로 아는데
피디가 바뀌어도 보고배운 짓거리가 그거라 그런가
이영돈 시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가보네요
레알양아치방송

2017-03-08 08:44:50

방송이라는 파급력을 이용한 갑질 of 갑질

2017-03-08 08:52:07

티비에 하는걸 100% 믿지 않쥬~

2017-03-08 17:14:59

방송 내용이 항상 비슷한거 같습니다.
이영돈이 나갔어도, 그놈의 MSG는 절대 안된다는 원칙은 계속 가져가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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