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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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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3-08 09:36:55

 울버린과 엑스맨의 모험, 만화로만 구현가능하던 슈퍼 뮤턴드들의 스크린 입성. 당시 아이들이나 너드의 장르를 대중문화로 올린 시험적이고 놀라운 그래픽의 작품이였습니다. 물론 야금야금 모아둔 파이를 트랜스 포머가 극사실주의 로봇변신 그래픽을 보여주며 잠시 눌러버리긴 했지만... 
 그 엑스맨 1편이 2000년도 작품입니다. 지금이야 어밴저스, 저스티스와 같이 만화로 보던 히어로물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아이들이 보는 것, 유치한 이야기 등 만화라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는 그런 편견들과 시작해 우리를 바꿔왔고, 장수하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시간이 지난만큼, 시리즈의 시작을 장식한 배우들도 나이를 먹었습니다. 울버린의 설정상 늙지 않아야 하지만 이미 늙어버린 장발장... 아니 휴잭맨 아저씨는 그래도 아직 이정도가 가능하지만... 엔터프라이즈호 선장님과 사우론과 싸우는 마법사님에게 영화촬영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시리즈 중 작고하신 마법학교 교장선생님이 생각나네요.
 그런 의미에서  로건은 이 시리즈의 시작과 지금까지 함께한 배우들이 관객에게, 관객이 배우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영화는 19금으로 영화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표를 팔기 위해서는 19금으로 만들 이유가 없는 영화입니다. (반대로 23아이덴티티는 이게 15금이란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콜 리무진 일을 하며 나오는 의미 없는 한 컷의 노출, 피할 수 있는 극 사실적인 상처와 살인장면을 넣어 '확실히'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이건 그냥 제 추측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엑스맨의 시작을 영화관에서, 혹은 개봉을 겪었던 세대라면 적어도 20대 중반 이상일 것 입니다. 그들이 지금 이 시점에 엑스맨의 초창기 배우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세련되고 대중적인 블록버스터일까요?
 저는 그저 우리와 함께했던 향수와 그들에게 어울리는 품위있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여준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로건은, 그런 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킨 영화였습니다.

 M2J3님께서 남겨주신 글에 '이 영화를 웨스턴 영화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멋진 로드 무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어주셨는데 멋진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뮤턴트라는 요소를 제외한 로건의 시나리오를 간단하게 살펴볼까요?

 아래부터는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요약된 강력한 스포입니다.




 콜 리무진으로 생계를 연명하는 소수 민족의 생존자인 로건은 정체를 숨긴 채 살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소싯적 은혜를 입은 아버지와 같은 찰스가 있습니다. 로건은 폐공장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치매에 걸린 찰스의 다가오는 죽음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조금 늦을지도 모르지만 바라던 자신의 죽음도 함께...

 그런 로건에게 로라라는 어린 소녀가 나타납니다. 로라는 특정 좌표로 자신을 데려다달라고 합니다. 그런 로라를 쫓는 집단은 과거 자신의 동족을 괴롭히고 자신을 학대한 집단입니다. 이들에게 엮이고 싶지 않아 로라를 피하지만, 보금자리까지 들이닥친 추적집단에 결국 그들을 피해서 로건, 찰스, 소녀는 함께 도망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로라가 로건의(유전자로 만들어진..)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도망여행을 하던 중, 곤란에 처한 한 가족을 도와주게 됩니다.
 로건은 거절하지만 찰스의 바램에 그 가족의 초대를 받아 그들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됩니다. 찰스와 로건은 과거 자신들의 재능으로 세상을 좋게 만들었던 기분을 다시 느낍니다.
 찰스가 말하죠. '로건, 오늘은 오랫만에 느껴보는 완벽한 밤이었네.'

 그 행복도 잠시... 그날 밤 추적해온 집단에 찰스와 그들을 초대한 가족은 죽음을 맞이하고, 로건은 큰 상처를 입고 점점 죽어갑니다. 로건은 로라가 말하는 좌표가 만화책에 나오는 좌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막무가내인 로라의 요청에 따라 그 좌표로 향하다 쓰러집니다.
 로라의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를 넘긴 로건은 그 장소에 도착하자, 자신의 어린 동족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케나다로 망명을 하기 위해 이 좌표에 모여있던 것입니다. 로건도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는 로라에게 로건은 자신의 방식대로 차갑게 작별을 고합니다.

 그들이 떠나고 얼마 후, 혼자 남겨진 로건은 딸인 로라와 아이들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들을 구하러 갑니다. 그는 최선을 다했고, 아이들을 구했지만, 자신을 구하진 못했습니다. 로건은 죽어가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 이런 기분이였구나...'
 로라와 아이들은 로건의 장례식을 치루고 자신의 길을 나아갑니다.

 


 어떤가요? 식견이 짧아서 웨스턴 영화인지 잘 모르겠지만... 히어로물은 아닌게 확실합니다.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에 제한이 풀린, 대사와 장면의 작품성과 배우들의 깊은 연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엑스맨의 로건을 보내며 꼭 적고 싶었던 감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어렸을 땐 포도맛 탄산음료같은 등장한 엑스맨이 참 좋았습니다. 점점 세련되고 건강한 포도음료나 고급스러운 스파클링 와인이 되고, 이젠 이게 더 좋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 시절, 어린 제가 느낀 달콤하고 자극적인 추억의 맛은 이제 제 입맛에 맞지 않지만 그립습니다. 그런 저에게, 추억과 향수가 느껴지는 묵직한 레드와인 같은 영화로 작별인사를 건내 줘서 고맙습니다.

안녕 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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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3-08 09:30:37

영화 끝나고 여자 한 분이 울면서 여자 일행에게 욕하고 살짝 웃기도 하고

'사람들 감정이 메말랐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걸 얼핏 듣기도 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는 챙겨 봤고 울버린 시리즈는 안 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울컥한 건 사실이지만 눈물은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WR
2017-03-08 09:37:21

저도 울진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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