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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비하인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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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3 01:09:59

3에 이어 적어보겠습니다.



1. 나는 전설이다


일본의 임진왜란 대전략은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격, 한양을 점령하고 임금

선조를 사로잡아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이 첫째였고, 둘째는 육군과 수군의 수륙병진을 통한 빠른

진격과 보급 확보, 이 두 가지를 대전략으로 삼아 전쟁을 시작했는데, 이 대전략 두 개는 모두 처참하게

붕괴되는데, 첫째는 선조가 빠르게 도주하는 바람에 장기전으로 넘어가면서 명나라마저 참전, 실패했고

둘째인 수륙병진은 육군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좌절되는데, 그것은 이순신이 지휘하는 수군에 영혼 끝까지

탈곡당하면서 수군이 진격하는 것이 철저히 막혔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선 수군의 핵심이던 경상좌도와 경상우도의 수군이 어이없게 털려 사라지는 와중에도, 전라 좌수영과

우수영에 있던 조선의 수군은 전라 좌수사 이순신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고, 옥포 해전을 시작으로

일본의 수군을 개발살내며 수군의 진격을 저지합니다. 그러자 히데요시는 바다로 가지 못한다면 육지로

이순신의 진영을 공격하란 지시를 하달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전라도 침공은 1차 진주성 전투와 이치

전투의 패전으로 실패, 전라도 침공은 무위로 돌아갔고, 그 와중에 이순신은 전라 우수사 이억기, 경상

우수사 원균의 함대와 연합함대를 구성하여 한산도에서 일본 수군을 유인, 학익진으로 일본의 수군을

박살내며 임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한산도 대첩을 대승으로 이끕니다. 그러자 히데요시는 수전 금지령을

하달하며 수군을 경상도 근해로 옮겨 철저히 수비 위주로 배치하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조선의

수군은 부산포까지 나타나는 등 남해 바다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육군이 반격할 기회를 벌어줍니다.

이순신의 수군은 연전연승하며 바다에서 무적을 자랑했고, 전사자보다 군법으로 처벌받거나 전염병으로

죽은 병사가 더 많을 정도로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했으며, 일본의 입장에선 눈엣가시와도 같았습니다.


2. 정신줄이 가출한 선조


그 무렵 선조는 좌불안석에 놓여 있었습니다. 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쳐 백성들의 신망은 이미 바닥,

거기에 임금은 안절부절못하며 명군만 찾는 와중에, 분조를 꾸려 호송하는 신하도 군사도 거의 없던

광해군은 위험을 무릅쓰고 본인이 직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백성들의 인망은 세자에게 모두 쏠리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류성룡과 정철이 세자에게 양위할 것을

선조에게 요구하려다 서로 눈치만 보고 나온 기록이 실록에도 나타나 있으며, 신하들 역시 선조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는 점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조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자리보전에 상당한 위협을 느꼈으며, 권위를 잃은 자신은 지방에서 군권을

가진 명망있는 자가 군사를 동원하여 자신을 몰아낼 지도 모른다는 피해망상이 점점 커져갔고 그것이

이몽학의 난을 통해 현실로 나타나자, 선조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가뜩이나 최초의 방계 출신

임금이었던 만큼 정통성에서 항상 콤플렉스를 가져왔던 선조는, 임란 이전 모든 것을 신하들을 경쟁시켜

본인의 왕권을 강화하고 자리를 보전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을 만큼 자신의 권위와 보신을 중시했는데,

그것이 무너질 상황에 놓이게 되자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들을 두려워하게 되고, 끊임없이 견제하여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려는 행태를 보이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건 자신보다 인망이 훨씬

높은 세자 광해군과, 조선 수군의 총 책임자였던 이순신 두 명이었고, 선조는 이 두 사람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견제하면서 졸렬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 성군의 자질을 암군으로 바꿔놓게 됩니다.


3. 거 밸런스 패치가 너무 과한거 아니오


정유재란에 재침을 준비하면서 일본은 그 동안 얻었던 학습효과를 통해 철저히 준비를 하였는데,

우선 속전속결로 진군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선조런을 통해 체감한 일본군은 천천히

보급을 확보하며 진군할 것을 계획했고, 가장 눈엣가시였던 이순신을 제거할 방법을 강구하던 중

선조의 의심을 이용하여 가토가 낚시를 단행, 본인이 부산으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일부러 흘리고

이순신이 오지 않았다는 소문을 퍼트렸고, 이에 항상 이순신을 처벌하려 혈안이 되어있던 선조는

보기좋게 낚이면서 이순신을 압송, 군권을 빼앗았는데 선조의 의지가 너무 강했기에 이순신과

절친하던 류성룡마저 변호를 하지 못했으며, 선조는 후임으로 하필이면 원균......을 임명합니다.


원균은 이순신이 통제사이던 시절에는 일본군을 적극 공격해야 한다 주장하며 선조의 신임을 얻었으나

막상 본인이 통제사가 되어 상황을 보니 그럴 상황이 전혀 아니었고, 원균은 부산포를 공격하라는 조정의

압박에 몇번 교전을 펼치지만 하찮은 전공을 올리거나 서생포에선 패전을 겪고, 최악의 교환비를 보이는

졸장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며 무능의 극치를 드러냅니다. 그러자 분노한 도원수 권율은 직접

원균을 불러 곤장을 치는데, 합참의장이 해군참모총장을 빠따치는 일이 현실에서 나타난 거죠.


그러자 원균은 찔끔찔금 수군을 잃어버리느니 차라리 육지로 옮겨 배를

정박시켜 수비태세를 취한다는 전략을 세웠고, 칠천량에 진을 펼친 뒤 술만 퍼마시며 움직이지 않았고,

일본의 수군은 빠르게 정보를 입수, 고니시의 육군과 도도, 와키자카 등의 수군이 함께 새벽을 틈타

기습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그러자 정박해 있던 조선 수군은 전력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음에도

일본군이 공격해 온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습격을 당하자 조선 수군의 절반은 놀라서 도망,

원균은 당황하여 우왕자왕하며 도망치다 지상에 내려 도망친다는 정신이 가출한 행동을 감행하며

이순신이 물려준 수군을 한큐에 깔끔하게 말아먹었고, 무적이던 조선 수군은 멍청한 지휘관에 의해

한 방에 사라지면서 정유재란의 초반 판도는 결정나게 됩니다. 이 칠천량 해전은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패전 중 단연 한손가락 안에 드는 대패로, 신은 조선에 이순신을 주었으나 동시에

원균을 주는 밸런스 패치를 단행하며 조선 수군을 심각하게 너프시켰고, 이는 실현되는듯 했는데....


4. 수군이 사라졌다, 그런데....


일본군은 눈엣가시이던 조선 수군을 원균이란 노답을 만나는 천행을 통해 대파하며 제해권을 장악했고,

그러자 전라도를 방어하던 방어선은 진주성의 함락과 수군의 붕괴로 인해 사실상 소멸된 상태였던지라

임진왜란 당시 들어가지 못했던 전라도를 유린하며 한달만에 남원과 전주를 점령하고, 좌군은 전라도

전체를 점령하고자 남하, 우군은 충청도로 북상합니다. 그러면서 히데요시는 전과를 확인하고자 조선

백성들의 코나 귀를 잘라오라는 정신나간 명령을 하달했고, 일본군은 초기엔 이를 철저하게 이행했으나

나중에 가서는 죽이지 않고 코만 베면서 할당량을 채우면 식량을 제공하고 안전을 약속하는 등의 유화

정책을 시행, 조선 백성과 관리들을 항복시켰고 이들을 일본에 노예로 팔거나 다이묘 자신의 영지에

인구를 보충하려는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특히 도공을 일본으로 대부분 반출하는데, 일본 도자기는

전쟁 이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 지금도 그것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조선과 명의 군대는 일본군의 기세에 눌려 산성에 틀어박혀 있다가 각개격파당하거나, 분산되어 소규모

전투를 통해 패배하여 후퇴하는 등 고전을 거듭하는데, 일본군이 곡창인 전라도 일대를 확보했던 데다,

임진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강을 통해 보급을 하며 군사를 움직였고, 조선 수군의 방해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은 순조롭게 진군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명은 일본군이 경기도로 들어올 상황이 되자 기병 4천명을 출격시키며 일본군을 한차례

격퇴하는데 이것이 직산 전투로, 일본군은 한 차례 타격을 입긴 했지만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기에

다시 전력을 편성하여 진군하려 하던 중 남쪽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는 퇴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조는 이 직산전투의 승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이를 고평가하는 행동을 보이는데,

명군 장수마저 이에 대해 어이없어 했을 정도로 선조는 무리수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것의 원인과 정유재란의 전개 과정은 5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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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3-03 01:12:36

비하인드(3) 잘 읽었습니다.

혹시 역사학도이신가요? 사학과 전공이신지.... 저도 중학생까지 사학도를 꿈꿨던지라...

2017-03-03 01:58:52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팬이에요.

Updated at 2017-03-03 03:41:18

크..너무 재밌네요
역사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걸 풀어내는 글쏨씨도 예사롭지 않으신듯!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2017-03-03 05:49:12

너무나도 잘 읽고있습니다.

게시글 내내 선조욕만하게되네요 ㅎㅎㅎ
2017-03-03 14:15:57

https://www.youtube.com/watch?v=3-hxfndigls


임진왜란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알려준 팟캐스트입니다...
딴지일보 군사부장 펜더의 워키피디아... Ep.1

위 본문이 재미있으셨다면 한번쯤 들어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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