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습니다. (요식업계에서 종사하시는 분들께 조언 구합니다.)
프리톡 게시판에도 이전에 몇 번 글을 썼지만, 저는 올해 24살이 되는 상경계열 전공의 학생입니다. 4학년 올라가지만 올해 휴학하고 6개월의 공익 근무 겸 CPA 시험을 위한 수험공부를 하는 중인데
친한 친구가 일하는 술집에 어떻게 하다보니 1, 2월만 도와주게 되어서 이제 한달째 일하게 되었네요. 홀에서 서빙하는 일인데 처음엔 그냥 친구도 일하는 곳이어서 거절하기도 좀 그렇고 주 3회 정도만 하니까 용돈이나 벌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게 되었는데
일이 참 재밌습니다.. 단기 장기 알바 이것저것 많이 해봤지만 이런 서비스(?)직은 처음인데 일하면서 즐겁다는 느낌을 받긴 처음인 것 같네요.
친구 일하는 걸 자주 봐서 그런지 일도 빨리 배웠고, 사장님 사모님도 안면이 있어서 같이 일하는 분들하고도 편하게 대하면서 곧 잘 친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손님들이 참 친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요 근래 들어서 많이 듣긴 했는데 사모님도 옆에서 들으시더니 안그래도 손님들이 저보고 참 착하고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어제는 한 테이블에서 손님이 5만원 짜리를 만원 짜리로 바꿔달라고 하셔서 바꿔드렸더니, 갑자기 제 팔을 덥석 잡으시더니 그 중에서 만원을 주시더라구요. 친절하신게 마음에 들어서 드리는거니 사양말고 받아주시라고.. 정중히 거절하는 뉘앙스를 취했으나 속으로는 오예를 외치며 결국 받았습니다. 그렇게 신나서 또 열심히 일하는데
나중에 그 손님이 계산하고 나가시기 전에 연락처를 물어보셨습니다. 뭐 괜찮겠지 하고 드렸는데(참고로 남자분이셨습니다.) 하시는 말씀이 본인이 요식업 쪽 사업 준비중인데 여기 저기 돌아다녀봤지만 저만큼 마음에 드는 분은 처음 보신다고 혹시라도 나중에 연락드려도 되겠냐고 하셨습니다. 마냥 싫지만은 않겠다고 하고 연락처 교환하고 또 나가시기전에 만원 택시비 하라고 또 쥐어주시더라구요. 민망하지만 역시나 또 받고..
그러고나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위에도 계속 언급했지만, 제 인간성을 떠나서 일할 때 제가 그렇게 친절한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꼭 지키는 것들은
1. 항상 밝은 톤으로 웃으며 존댓말하면서 손님 대하기
2. 신분증 검사시 손님과 눈높이 맞추기 (앉아계시면 쪼그려 앉아서 합니다.)
3. 주문 받고 '네, 알겠습니다.', 서빙 하면서 '맛있게 드세요.' 무슨 일이라도 손님이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 (ex : 빈병 치워드릴 때 병 건네주시거나 주문서 꽂아드릴때 빌지 주실때) 을 해주실 때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기
정도...? 그 외에 크게 생각나는 것은 없는데요.
고민은 적당히 맞는 전공 살려보자 라는 생각으로 하려던 공부와, 정말 제 적성에 맞지만 이 일의 미래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조금은 혼란스럽습니다.
회계직 쪽이야 알아본게 많지만 요식업계의 서비스직은 어떻게 보면 눈 앞의 달콤한 사탕처럼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아직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도 크겠죠.
알고 싶은 게 많은데 질문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혹시 서빙이나 서비스직의 바닥부터 시작하신 분들 계신가요. 아무 이야기라도 좋으니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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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필요가 있을까요? 적성에 맞고 일하면서 즐거우면 그걸로 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