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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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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03 14:37:59

오늘 은행에 다녀오다가 이런 광경을 봤어요.

유모차를 끈 엄마가 은행에 들어가고 있었고... 
그 분 앞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시던 학생이 유모차를 끌고 계신 그 분을 위해서 문을 잡아주셨어요.
그러자 그 유모차 드라이버 분은 감사하단 말 한 마디 없이,
문을 잡아준 그 분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냥 쌩~하고 안으로 들어가버리셨어요.

그리고 지금 집에 와서 그런 생각을 해요.
만약에, 내가 아이를 낳게 된다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들을 사용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에게 고마워할줄 알고, 미안해할줄 알아야 하는 사람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

당연한 듯이 친절을 받아들이고 당연한 듯이 무례를 저질러버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고맙게 친절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죄송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 것 같다."라는 말들도 많이 듣지만
그 사람들은 바빠서 싸가지가 없는게 아니라, 원래 싸가지가 없는데 바쁘게 살아가고 계신것.
안바빠도 똑같이 싸가지가 없을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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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02-03 11:25:46

진짜 친절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네요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면 되는데 말이죠
2017-02-03 11:26:25

맞아요. 어떤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에 굉장히 인색하죠. 실수로 발을 밟아도 부딪쳐도 그냥 얼굴한번 쳐다보고 지나가는경우가 많아요. 미안하다고하면 얕보인다고 생각하는걸까요? 그나마 요즘엔 전보단 자주듣는거보면 서서히 변하곤 있는것같습니다.

2017-02-03 11:41:15

많이 공감합니다.

2017-02-03 11:51:22

바쁘고 그런것보다 '인정'하는 것에 사람들이 너무 인색합니다.

잘못한부분이 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고마운일에 고마워하고...그러면서 살면 좀 더 살기좋을 것 같은데...
2017-02-03 11:53:15

캐나다에 10년 넘게 살면서 이제 입버릇처럼 습관이 된 말이 있다면 바로 Thank You 와 Sorry 입니다.

한국 놀러갔을때도 습관이 되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별거 아닌 상황에서도 영어로 thank you와 sorry가 나오더라구요.
이건 제가 캐나다에 와서 받아들이고 습득한 여러 custom 중에 제 자신에 대해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2017-02-03 11:54:57

이번 연휴에 캐나다 갔다가 다시 한국왔는데 확실히 공감합니다.


그 쪽에서 문 열어주면 95%확률로 땡큐를 받는데, 여기선 잡아줘도 쌩이고 (간혹 감사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다고 문 안잡아주고 그냥 가버리면, 뒤에서 핸드폰만 보면서 걷던 사람이 닫히는 문에 부딫치고는 앞서가던 저에게 눈총 보내기 일쑤에요.

코엑스에서 6명 정도 연속으로 지나갈때까지 문 잡아준 적이 있는데요. 당연히 그 누구도 고맙다고 인사한 적 없습니다. 
옆에서 그걸 보고 있던 여친이 감사하단 소리도 못 받는데 뭣하러 잡아주냐고 묻더군요 (그 사람들 들리게)
선행이란게 내가 무엇을 받을거라는 기대감 없이 행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 때는 살짝 서운하고 괘씸한 마음이 들더군요. 

2017-02-03 12:05:22

제일 황당할때가 내가 들어가려고 문열었는데 반대편에서 내가 지나가기도 전에 들어와 버리는거죠. 내가 그사람을 위해 열어준 꼴이 되는... 

2017-02-03 12:15:28

이러면 진짜 한마디 하고 싶죠...

2017-02-03 16:09:22

우리나라는 문 잡아 주는게 습관이 안되었을 뿐만 아니라, 친절을 배푸는 것도, 친절에 보답하는 것도 할줄 모르는 사람이 많죠. 문잡아 줘도 주머니에 손잡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요. 본인은 뭐 회장이고 난 비서가 된 느낌이 들더군요.
유럽에서 막들어왔을 때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이제 적응이 됩니다. 그래도 문은 잡아 주려고 노력합니다.

2017-02-03 12:02:48

저는 운이 좋았나 보네요

2017-02-03 12:15:50

마지막 문단이 많이 와닿네요

2017-02-03 12:41:42

제가 종종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인간실격님이 써주셨네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많이 쓰는 분들이 제가 겪은 바로는 인격이 훌륭하더라고요

좋은 말들이 많이 쓰이는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02-03 12:51:50

제가 어려서 잘못 생각했던것이 

인사에 대한 개념인데..
누구를 마주칠때마다 
인사를 할 상황인지 아닌지 
생각을 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칠때가 많았거든요..
(왠지 얼마전에 했는데 또 하면 쑥스럽다고도 생각했고...)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죄송합니다.
이런 인사말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더라구요.

그냥 보일때마다 상황이 생기면 
아무 생각없이도
바로 하는게 좋더라구요.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도 좋은게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2017-02-03 13:10:30
글쓴님과 댓글에 모두 공감합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제가 탄 칸에서 소란(?)이 있었습니다.
여성 두분이셨는데 아마도 한분이 발을 밟았는데 그게 무척 아팠던 모양입니다.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와서 발단은 잘 못듣고, 언성이 높아지면서 부터 들렸는데
한참을 언성높여 싸우다가 발을 밟히신 여성분 께서

밟힌분 : "이것보세요. 미안하다 한마디만 하시면 되는데 어떻게 계속 그러세요? 정말 얼마나 아팠는지 아세요? 병원가서 진단서라도 가져와야 미안하다 하실거에요?"

밟은분 : "아니 근데 이사람이 @#$@#%!@#$#@!#$#@"

딱히 앞의 과정을 안봐더 뻔하더군요.
정말로 "미안합니다, 괜찮으세요?" 하나면 안괜찮아도 괜찮아 졌을겁니다.
덕분에 같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중이던 수많은 사람들도 미간이 찌푸려지고 남의 싸움을 들으며 아침일찍 부터 스트래스를 받아야 했던 시간이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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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3 13:13:33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괜찮습니다.

이 3마디를 하면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있죠.

스스로를 높히는 경우가 훨씬 많더라구요

2017-02-03 13:19:23

동감합니다.

2017-02-03 13:23:29

가게에서 나올때 꼭 인사합니다.
택시내리거나할때도 고맙습니다 꼭 하구요.
아줌마나 할머니 남자분들이랑은 웃으며 인사를 많이하는데 젊은 여성분들이랑은 괜히 오해받을까봐.
얘기가 딴데로 샜네요.

좀 더 여유있고 밝은 세상으로 만들어보아요 모두.

2017-02-03 14:15:30

친절이나 양보를 할때 상대방에게 어떤 모습을 바라고 하진 않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지나가는 분들을 보고나면 다음 양보나 친절이 머뭇거려지긴 하더군요.

참 저 세마디로 많은게 바뀔수 있는건데 너무 어렵게 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17-02-03 14:18:43

그걸 또 지적하면 꼰대가 되어버리죠.

이기주의가 정말 만연한거 같습니다.
2017-02-03 14:37:59

직업 때문이기도 한데 지난 주에는 발권하는 내내 웃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근데 기계적으로 하진 않고 정말 진심이었거든요. 덕분에 저 말이 안 나오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입 밖으로 안 나오더라구요.



연말이고 연초고 해서 부모님 덕분에 통신사 고객센터, 애플 고객지원팀, 그리고 타이어 교체하러 카센터를 좀 가게 됐는데 가는 곳마다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참 고마워하십니다. 다들 좀 좋은 얘기 좀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2017-02-03 17:59:39

프랑스에서는 실수로 부딪히거나 하면 '빠동 = pardon' 하면 엔간하면 다 웃으면서 넘어갑니다.
특히 애들에게는 더 관대한 편인데요. 애들이 막 앞을 안 보고 뛰다가 부딪혀도 빠동 만 하면 대부분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나 만일 빠동을 안 했을 경우에는, 할머니들 같은 경우는 10분씩 애를 세워놓고 엄청 혼냅니다. 예의를 지키라고 말이죠.
심지어 부모가 있어도 훈계를 아주 서슴없이 합니다.
그런 것이 어릴때부터 학습되어 예의가 아주 습관화 된 것 같습니다.

2017-02-03 18:19:06

프랑스 부모들의 아이교육법은 되게 유명하죠

2017-02-03 18:52:45

우리나라도 가끔 어르신들이 지하철에서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예의 없을 때 훈계하시기도 하더군요.
내리기도 전에 탄다든지 뛴다든지 할 경우에요.
이런 건 진짜 부모들이 가르쳐야되는데 부모들도 교양이 없다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예의가 없는 것 같아요.  

2017-02-04 02:27:01

씁쓸하지만 공감합니다. 근데 전 제가 미국 오기전엔 제가 그런거에 감사하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이젠 몸에 배서 그렇게 살고는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들이 얼마나 잠시나마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른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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