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을 이제야 봤네요. 그냥 좀 주저리 주저리 (약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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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31 11: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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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재미있으면서도 중간중간 설정상에서 "잉?"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라이커 유레카가 시드니에서 카이주를 잡을 때 가슴을 열고 미사일을 쏴서 죽이더군요. 사실 별거 아닌데 이걸 딱 보는 순간 "잠깐 카이주는 전술핵 3방 쏴야 잡을 수 있는 괴물이라며? 미사일로 죽일수 있어? 그럼 그냥 예거 동원할 필요 없이 미사일로 쏴 맞춰 잡으면 더 쉽잖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네네 압니다. 이런 영화는 설정을 따지면서 보면 구멍이 너무 많은지라 그런거 생각 안하고 봐야 한다는거요. 저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적인 앞뒤는 좀 맞추어서 관객들로 하여금 "저거 이상한데"라는 생각은 안 들게 만들어 줘야 하는게 맞다고 보거든요.
저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면으로 뽑는 건 체르노 알파가 완파된는 씬입니다. 조종석이 뚫린 상황에서 체르노 앞라가 넘어지고 조종석에 물이 들어와 조종사 둘이 바닷물에 질식해 버립니다. 그리고 물속에서 폭파. 이 장면을 보면서 그래서 이게 전투구나 라는 느낌이 들도록 어느정도의 현실성을 잘 부여한 장면이라고 봤거든요.
그리고 홍콩 전투씬은 정말 멋있었는데 그에 비해 마지막 바닷속 전투씬이 좀 떨어지는 것도 좀 불만이었습니다. 굳이 마지막 전투를 바닷 속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설정상으로는 어쩔수 없다는거 이해하지만 이런류의 괴수물 로봇물이 괜히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게 아닙니다. 우리와 친숙한 공간이 부셔지고 또 그걸 지켜내는 과정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죠. 바닷속이라는 공간은 너무 거리가 멉니다. 단지 도시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바닷속 자체가 너무 이질적이죠. 물론 그 이질적인 면을 노린 것일수도 있지만 박력이 너무 떨어지더라구요.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관련해서는 가장 말이 많은게 여주인공인 모리 마코일겁니다. 키쿠치 린코가 발연기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기대(?)하면서 봤는데요. 키쿠치 린코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까지 올랐던 배우입니다. 연기 못하는 배우 아니에요. 이건 전적으로 감독이 부여한 캐릭터의 문제라고 봅니다. 아예 대놓고 일본 아니메 속의 여주인공을 실사화 시켰더라구요. 단발에 파란 브릿지를 보아하니 에반게리온의 레이인 듯합니다. 지도자인 스탁커 펜테코스트에게는 절대적으로 종보하는 모습도 비슷하구요.
남자 주인공에게 연정을 보내는 새된 목소리의 여주인공. 그러면서 전투복을 입고 로봇을 타고... 딱 전투복 벗으면 교복입고 다녀야 할거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키쿠치 린코는 그 역할에 쓰기엔 일단 나이가 너무 많네요(81년생). 사실 나이문제보다 지나치게 아니메속 여자캐릭터를 그대로 실사화하려 했던 감독의 욕심이 처음부터 과했다고 봅니다. 이건 마치 태왕사신기의 문소리처럼 처음부터 자기가 어쩔수 없는 잘못된 길로 배우가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홍콩전투씬에서 집시데인저가 배를 들고 오는데요. 저는 이게 보는 순간 좀 웃기더라구요. 크기가 너무 안 맞는다는 것이 팍 느껴졌습니다. 집시 데인저 크기에 저 대형선박을 저렇게 못 들고 옵니다. 차라리 더 큰 배를 어깨에 짊어지고 와서 내 던지는 것이었다면 모를까.... 집시 데인저가 유조선 모양의 대형 피규어 들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엄청나게 포스있어야 할 장면에 살짝 에러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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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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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 알파, 크림슨 타이푼 격파당하고 있는데 사령관이 스트라이커 유레카 계속 대기시키는 장면도 아쉬웠습니다.
세 기가 동시에 출격했으면 EMP 터지기 전에 카이주 잡을 수 있었을텐데요 흐흐